2024.05.19 (일)

  • 구름조금동두천 18.6℃
  • 맑음강릉 16.3℃
  • 맑음서울 19.9℃
  • 맑음대전 19.7℃
  • 맑음대구 21.1℃
  • 맑음울산 17.6℃
  • 맑음광주 20.9℃
  • 맑음부산 18.7℃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5.4℃
  • 맑음보은 18.5℃
  • 맑음금산 17.4℃
  • 맑음강진군 19.3℃
  • 맑음경주시 17.4℃
  • 맑음거제 18.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페페와 후회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94)

시간은 역시나 세월호를 넘어 월드컵으로 왔다. 시간은 망각이라는 동반자와 같이 다닌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요즘은 TV를 켜면 온통 월드컵 이야기뿐이다. 필자 또한 시대에 편승하여 저녁과 아침에 월드컵을 시청하다보니 낮에는 졸기도 한다. 누군가가 세상사의 아픔이란 것이 단지 시간의 길이 차이라고 한 말이 현실로 다가온다. 월드컵 최고의 빅 매치인 독일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보기 위하여 졸음을 참으며 기다렸다. 경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보기 드믄 장면이 연출되었다. 포르투갈의 공격수 페페가 자신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넘어져 앉아 있는 독일 선수를 머리로 박치기를 하고는 퇴장을 당하였다. 이 후에 포르투갈은 급격히 무너지고 큰 점수 차이로 경기에 패배하였다. 더불어 세기의 최고 공격수인 호나우드의 기량도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었다.


페페의 과거 경력을 보면 그는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고 생각된다. 31살인 남자가 20억의 인구가 지켜보는 그라운드에서 상대편에게 박치기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심한 성격장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의 출생이 브라질이고 국적이 포르투갈인 것을 보면 어려서 성장기에 내부적인 분노가 많이 잠재되었을 것이다. 어느 날인가 분노를 폭발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사회가 자신의 축구기술의 상업성에 분노도발을 덮어주는 것을 경험하고 학습되면서 지금의 상태까지 이르렀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 물론 사람인 이상 자신의 행동에 대한 후회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에 따른 반성이 없다면 후회와 행동은 별개로 작용할 것이다. 대부분의 분노조절장애는 결국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 성격에 따라서 자책하고 후회를 하는 형과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고 후회하지 않는 형으로 나눌 수 있다. 후회하는 형은 의지가 약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서 상담을 통하여 개선의 여지가 많다. 반면 책임전가형은 반사회적 행동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권투선수로 세계 챔피언이었던 핵주먹 타이슨이 경기 중에 상대방의 귀를 물어뜯은 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후회에 대해 얼마 전 흥미로운 발표가 있었다. 미국의 미네소타 대학의 신경과학자들이 쥐를 대상으로 일정한 시간 동안 기다리고 나서 먹잇감을 얻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먹잇감이 있는 곳으로 옮길 것인가를 선택하도록 하는 실험을 하였다. 실험에서 좋은 먹잇감을 포기하고 다른 먹잇감을 찾아간 결과에서, 나쁜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인식한 쥐는 자주 동작을 멈추고 포기한 먹잇감이 있는 쪽을 되돌아보았다. 또한 나쁜 선택을 한 쥐는 인간이 후회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안와전두 피질’ 전기화학작용이 활발해졌다. 이에 연구팀은 “쥐의 안와전두 피질이 반응하도록 한 요인은 잃어버린 먹잇감이 아니라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었다”고 말하며 인간 역시 얻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라고 설명하였다. 즉 결과보다는 선택에 대한 후회가 더욱 크다는 결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확대해석하면 지금 부자가 아닌 것보다 부자가 될 수 있던 선택의 기회를 놓친 것이 더 억울한 것이다.  결국 그것은 후회를 통하여 다음 행동에 변화를 주어 반복된 행동을 하지 않게 하려는 본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후회도 본능적인 host defence mechanism의 일환이며 중요한 생존 본능의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존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페페의 조절되지 않은 분노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의 축구를 아주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했다. 위 실험에 의하면 포르투갈의 감독은 경기에 진 것보다 페페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가 더 클 것이다. 앞으로 페페는 스스로 반성하고 부단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경기에서 감독들에게 선택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 예측된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이미 늦었고 사과는 아무리 늦어도 빠른 것이란 말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데이트폭력의 심리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배당 투자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최근 1~2년 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배당투자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의 최근 수익률이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다는 사실을 알아봤다.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cash flow(현금흐름)를 기반으로 한 미국 배당투자가 기대에 못 미쳤던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절하 때문이다. 전 세계 명목화폐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마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있는 지금 현금흐름의 가치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금융 환경의 변화가 배당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뤄 보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책과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사이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고금리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기 해소(소련 붕괴와 미중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