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아파서 병원을 찾는 환자에게 가장 흔하게 붙는 진단명은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느끼는 찌릿한 통증,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발뒤꿈치의 날카로운 불편감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면 한 번쯤 이 병명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족저근막염은 발을 많이 써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자주 발생하며 선수생활에 특히 치명적인 병이다. 국가대표 마라토너였던 황영조씨는 한번 찢어진 족저근막이 다시 재발해서 결국 30세가 되기 전 조기 은퇴했던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그만큼 이 병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모든 환자가 족저근막염은 아니다. 실제로 발바닥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50%정도만이 진짜 족저근막염에 해당한다는 보고도 있다. 발바닥 통증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지만 유독 족저근막염이 유명해진 이유는 그만큼 일상생활을 괴롭히는 통증의 강도가 크고 방치하는 경우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진단명을 설명할 때 “이 질환이 중증 질환은 아니지만 난치 질환입니다.” 라고 설명하곤 한다. 족저근막염이란 무엇일까요? 족저근막염은 말 그대로 발바닥 근막에 생긴 염
눈을 뜨면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시대다. AI와 로봇, 전기차가 주도하는 광속의 흐름 속에서 오전의 상상은 오후의 일상이 된다. 뒤처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우리를 잠식할 때, 케냐의 암보셀리(Amboseli)는 우리에게 전혀 다른 시간의 흐름을 제시한다. 그곳은 인간의 속도가 아닌, 창조의 리듬으로 걷는 땅이다. 케냐를 돕기 위해 아니, 함께 도우며 살기 위해 도착한 우리가 가장 자주 듣게 되었던 말은 단연 “폴레 폴레(Pole pole)”다. ‘천천히’를 뜻하는 이 짧은 음절은 늘 마음이 급한 방문자들을 향해 현지인들이 건네는 다정한 핀잔이자 환대다. 이 말은 단순히 게으름을 변명하는 수사가 아니다. “서두름에는 축복이 없다(Haraka haraka haina baraka)”는 그들의 오랜 속담처럼, 인생의 귀한 선물은 오직 천천히 걷는 이의 발치에만 머문다는 삶의 지혜가 응축된 이야기다. 암보셀리의 초원은 바로 그 느림의 축복이 실현되는 성소다. 전 세계 사람들은 동물원이 아닌, 창조의 모습이 살아있는 생명을 목격하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든다. 한정된 시간 안에 더 많은 것을 보고픈 욕망으로 가득 찬 방문객들에게 가이드는 다시 한번 ‘폴레 폴레’를 외
필리핀 산지에서 시작된 치과의사의 소명 공윤수 원장(59·미보치과)에게 봉사는 선택이 아닌 운명이었다. 2000년 12월, 그는 필리핀으로 떠났다. 기독교 선교사로서 산지족 마을을 찾아다니며 구호품을 나누고 문맹화 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그를 가장 필요로 한 것은 치과진료였다. “제대로 된 의료기관이 없었어요. 치아를 살리는 게 아니라 죽이는 치료, 발치만 해야 했습니다.” 9년간의 선교 생활 동안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아쉬움이 남았다. 그 아쉬움은 훗날 해외 6개소에 치과진료소를 설립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6개국 치과진료소, 의료 사각지대를 밝히다 귀국하여 2010년 서울 성북구에 미보치과를 개원한 공윤수 원장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의료봉사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필리핀 깔라오칸시 한센인 거주지역을 시작으로 가나 테마 시, 캄보디아 깜뽕스프와 프놈펜, 다시 필리핀 산안토니오와 블라칸까지. 그가 설립에 기여한 간이 치과진료소는 총 6곳에 이른다. 2017년 이후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의료정보정책연구원 등 국내 주요 기관과 협력해 치과뿐 아니라 내과, 가정의학, 한방까지 아우르는 대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감기나 몸살 등으로 병가를 사용하는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회사의 승인을 받은 무급병가를 사용한 주의 주휴수당 지급 여부가 문제가 되곤 한다. 이번 호에서는 무급병가와 주휴수당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1. 관련 법령 및 개근의 의미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 제55조【휴일】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휴일】 ① 법 제55조제1항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줘야 한다. 상기 법령에 따르면, 사용자는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부여해야 한다. 여기서 ‘개근’이란 소정근로일에 결근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므로 ‘무급병가 기간을 결근으로 처리할지 여부’가 주휴수당 지급에 영향을 미친다. 2. 무급병가를 결근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1) 관련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회시번호 : 임금근로시간과-2972, 회시일자 : 2021-12-27 병가는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제도가 아니며, 보통 개별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질병·부상에 대한 배려 차
구강건강 관리는 단순히 충치를 치료하거나 스케일링을 받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이에 따라 구강환경은 계속 변하고, 그에 맞는 예방 중심의 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치과에서 시행하는 예방술식은 ‘아프기 전에 하는 치료’이자, 장기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아래에서는 연령대별 구강건강 관리의 핵심과 함께, 각 시기에 꼭 필요한 예방술식이 왜 필요한지를 차분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유아기(0~6세) : 구강건강의 출발선에서 예방은 ‘치료를 하지 않기 위한 선택’ 유아기의 구강건강은 젖니 관리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 시기는 씹기, 삼키기, 호흡, 입술의 힘, 혀의 위치 같은 구강기능 전반이 형성되는 시기로, 이후 얼굴 성장과 치열 형성의 토대가 됩니다. 따라서 유아기의 예방술식은 충치를 막는 것과 동시에, 정상적인 구강 발달을 돕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 가장 기본이 되는 예방술식은 불소도포입니다. 젖니의 법랑질은 매우 얇고 약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불소도포는 초기 충치의 진행을 억제하고 치아 표면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예방은 부모 대상 구강위생 관리 지도입니다. 유아는 스스로 칫솔질을 완벽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병원을 다니다 보면 알게 된다. 사람의 삶은 어느 날 갑자기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결을 바꾸어 가며 자신의 끝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을.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현관문을 두드리는 낯선 불청객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보이지 않는 속도로 조용히 우리 곁을 따라오던 동반자다. 얼마 전 만났던 60대 후반의 구강암 환자도 그랬다. 종양은 수차례 치료에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고, 더 이상의 수술이나 항암치료는 어려웠다. 감때사납게 붉게 성난 암덩어리는 다시 자라고 있었고, 목부위의 통증은 음식 한 숟가락도 허락하지 않았다. 입으로 음식을 삼킬 수 없고 몸무게가 빠지자, 나는 영양공급을 위해 위루술(gastrostomy, 위장에 구멍을 내서 음식을 입이 아닌 뱃줄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술)을 권했다. 이 결정이 쉽진 않았다. 어떤 환자는 “그렇게 해서라도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고 말하고, 어떤 환자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참 동안 침묵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 저는 제 몸에 또 하나의 구멍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억지로 이어 붙인 삶 대신, 제가 견딜 수 있는 시간을 살고
그림책방 곰곰은 오른쪽으로는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이 있고 왼쪽으로는 벚꽃길이 있는 아름다운 골목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우리 책방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골목에서도 더 안쪽에 숨어 있는 듯한 작은 책방이거든요.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면 다음 날, 심지어 당일 집으로 책이 배달되는 시대에, 동네 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동네 어린이 손님부터 먼 지방에서 벼르고 찾아온 가족 손님들까지 상대하면서 내가 파는 것이 책만은 아니구나 느꼈습니다. 책과 함께 책에 대한 경험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특히 어린이 손님들의 경우 보호자와 함께 책을 들춰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으로 데려갈 책을 정하는 경험은 그 과정 자체로 어린이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한편, 예쁜 가게가 있어서 다가왔다가 ‘애기들 책’ 파는 곳이라며 돌아서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우리 책방 손님의 반 이상은 성인들이 본인을 위해, 또는 성인인 친구나 가족을 위해 그림책을 사러 옵니다. 이렇게 그림책은 단지 ‘애기들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르입니다. 동네 책방이 좋은 점은 동네에서 책을 매개로 한 문화행
유럽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빼면 박물관의 그림 절반이 사라질 정도로, 서구 문화와 예술의 뿌리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영어 단어의 어원조차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봄이 오면 화려한 노란색으로 가장 먼저 존재감을 알리는 봄의 전령, 수선화(Narcissus). 그 흔한 이름 속에 ‘자기애(自愛)’라는 치명적인 꽃말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심리학 용어 ‘나르시시즘(Narcissism)’의 어원이 바로 이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미소년 나르키소스(Narcissus)에서 나왔답니다. 신화 요약: 메아리가 된 짝사랑과 자기애의 비극 신화의 이야기를 모르는 독자분들을 위해 그 비극적인 서사를 짧게 들려드릴게요. 숲의 요정(님프) 에코는 제우스의 외도를 돕다가 헤라 여신의 노여움을 사 ‘남이 한 말의 마지막 부분만 따라 할 수 있는’ 저주에 걸립니다. 한편 나르키소스는 매우 아름다웠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구애를 오만하게 거절합니다. 에코는 나르키소스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저주 때문에 그의 마지막 말만 되풀이하며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외면당합니
치협 회장단 선거를 마친 지금,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쟁점은 단순한 공약 경쟁을 넘어, 우리 직역의 현재와 미래를 묻는 질문들이었기 때문이다. 1. 저수가에 기반한 과열 경쟁의 구조는 과연 해소될 수 있는가? 2. 치과의사 정원 감축이라는 주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가? 3. 자율징계권 확보는 어떤 현실적 경로를 통해 접근해야 하는가? 4. 치협 회비 납부율 저하라는 문제는 무엇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한다. 바로 치과의사라는 직역의 지속가능성과 우리 직역이 사회로부터 어떤 신뢰를 받고 있는가의 문제다. 「얼마 전 치의신보에 게재된 기사에서 한 단체는 선거권을 갖지 못한, 1만2,000명에 달하는 미참여 치과의사들의 이탈 원인을 분석하고, 이들을 협회 구조 안으로 포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선거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와 함께 낡은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구조 개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 지적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협회가 직면한 ‘대표성의 위기’를 드러낸다. 회원의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 부모님들은 아이의 영구치를 기대감 속에 바라봅니다. 하지만 하얗고 반짝여야 할 치아가 누렇거나 하얀 반점이 있고, 어딘가 푸석푸석해 보인다면 부모님들은 깜짝 놀라게 됩니다. 이제 막 나온 치아가 벌써 충치가 생긴 걸까?’ 하는 의문과 함께, ‘내가 양치질을 잘못해줘서 벌써 썩은 건 아닐까?’ 하며 자책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1. 어금니-앞니 저광화(Molar-Incisor Hypomineralization, MIH)란? MIH는 비교적 최근에 정의된 임상 개념입니다. 전신적 원인으로 인해 하나 이상의 제1대구치(큰어금니)와 절치(앞니)에 발생하는 법랑질 저성숙을 의미합니다. 명칭은 다소 낯설지만, 소아치과 진료실에서는 생각보다 흔히 접하는 질환입니다. 이환 범위와 중증도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경우 과민증, 통증, 치아우식 진행, 파절 등으로 이어져 아이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발생 원인 MIH는 단일 원인이 아닌,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인성 질환으로 이해됩니다. 특히 제1대구치와 영구 절치의 석회화가 진행되는 임신 말기부터 생후 3~4세까지의 전신 질환이나 환경적 요인
부끄러운 고백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생각해 보니 안 부끄러운 고백이라는 것 자체가 없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도 들기는 드네요. 그건 제가 노래를 무척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겸손에서 비롯된 발언이 아닙니다. 교회에서 다함께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에 제가 벅찬 마음으로 크게 노래하면 옆에 앉은 가족들이 돌아보면서 큭큭 웃습니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는데, 이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게 되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는 나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줍어하던 사람이 등 떠밀려 나와서 노래를 하는데 좌중을 휘어잡는 노래 솜씨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수줍어하던 사람이 등 떠밀려 나와서 노래를 하는데 본인도 민망하고 괴롭지만 듣는 사람들이 민망하다 못해 더 안타까워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난독증이 제목인데 뜬금없이 웬 노래 못하는 고백이냐고요? 난독증(dyslexia)과 음치(amusia)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나타나지만, 뇌 기능의 특정 부분에서 발생하는 처리 결함이라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신을 음치라고까지 말하는 건 마지
필자는 2주일에 한 번씩 어머니가 계시는 요양시설에 가서 함께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온다. 더 자주 찾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러저러한 핑계로 2주일에 한번 밖에 가지 못해 항상 마음이 무겁다. 어머니가 식사를 하고 나면 나의 전공을 살려 아주 자세히 칫솔질을 해드린다. 칫솔, 치약, 4종류의 치간칫솔, 치실, 혀클리너까지 모두 사용하여 입안을 닦아드리다 보면, 이전 식사 후에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은 음식물 잔사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다 제거하고 나면 내 마음이 다 개운하다. 이렇게 해드려도 치아 목부분이 썩거나 해서 치과진료를 1년에 한 번은 받으셔야 한다. 필자는 또한 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연구소에서 어르신들에게 구강위생관리를 해드렸을 때, 폐렴발생, 인지기능, 미생물 분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치과위생사들과 함께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6년에는 돌봄통합지원법이 발효되어 3월 27일부터는 방문진료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의료법에서 방문진료를 금지하지는 않았으나, 일회성인 왕진에 가까웠다면 이제 집이나 요양시설 등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방문진료를 받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생긴
4월 8일 오전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 앞으로 2주간 상호 간 적대 행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중동지역 긴장 완화 기대가 반영되며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이어졌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가격에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국내 주요 지수는 상당한 반등을 보이며 낙폭을 회복했고, 자산시장 전반에서도 반등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번 반등이 조정을 마무리하고 상승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격은 빠르게 올라왔지만, 구조적으로는 여전히 고점 분배 이후 주요 저항 구간 아래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아직은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외부 변수에 의해 촉발된 단기 반등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즉, 시장이 근본적으로 강해졌다기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눌려 있던 가격이 되돌려진 흐름에 가깝다. 과거에도 지정학적 이벤트 이후 유사한 흐름은 반복돼 왔다.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이후 완화 기대가 형성되면 반등이 나타나는 패턴이다. 그러나 이러한 반등이 항상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
언론인이나 기록자들에게 가장 숭고한 가치로 여겨지는 사자성어 정론직필(正論直筆)의 한자 뜻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정(正): 바를 정 론(論): 논할 론 직(直): 곧을 직 필(筆): 붓 필 즉, “바른 논설을 펴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거침없이 기록한다”는 의미다. 권력이나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오직 객관적 진실과 공익을 위해 펜을 든다는 선비 정신과 언론 윤리를 상징한다. ‘정론직필’의 뿌리는 동양의 사관(史官) 정신에 깊이 닿아 있다. 공자가 노나라의 역사를 정리한 ‘춘추(春秋)’에서 시작된 ‘춘추필법(春秋筆法)’이 그 원형이다. 이는 대의명분을 바로잡기 위해 엄격하게 사실을 기록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특히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최저의 난 당시, 목숨을 걸고 “최저(崔杵)가 군주를 시해했다”고 기록했던 태사(太史) 형제들의 일화는 직필의 대명사로 불린다. 첫째 태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간에 ‘최저가 주군인 장공(莊公)을 시해했다’라고 기록함으로써 국권을 장악한 최저에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의 동생인 둘째 태사도 같은 내용을 다시 적다 죽임을 당하게 된다. 둘째 형마저 죽었음에도 다시 똑같은 문장을 적은 셋째 태사 동생의 직필을 살육으로
지구촌이 시끄럽다. 온통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정상적인 것이 없다. 환율은 1,500원을 넘었고, 주식도 급등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름값은 한없이 올라가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주유소에는 차량 행렬이 줄을 서고 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시대다. 이럴 때일수록 그냥 가장 평범한 일상을 이어나가는 것이 생활이나 정신 건강에 좋다. 이런 여파는 치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3,500원이던 위생 글러브 가격이 5,500원으로 올랐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재료비는 당연히 오른다. 코로나 때는 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개원가에 재료비 부담이 점점 커지지만 그렇다고 진료비를 올리는 것은 가격저항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도 심리적으로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경제적 불안이 커지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지출을 줄인다. 심리학에서 이를 ‘위협 반응(threat response)’이라 한다. 경제적 불안처럼 위협적인 상황이 오면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전두엽 기능은 상대적으로 억제되면서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원시적 본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