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다니다 보면 알게 된다. 사람의 삶은 어느 날 갑자기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결을 바꾸어 가며 자신의 끝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을.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현관문을 두드리는 낯선 불청객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보이지 않는 속도로 조용히 우리 곁을 따라오던 동반자다. 얼마 전 만났던 60대 후반의 구강암 환자도 그랬다. 종양은 수차례 치료에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고, 더 이상의 수술이나 항암치료는 어려웠다. 감때사납게 붉게 성난 암덩어리는 다시 자라고 있었고, 목부위의 통증은 음식 한 숟가락도 허락하지 않았다. 입으로 음식을 삼킬 수 없고 몸무게가 빠지자, 나는 영양공급을 위해 위루술(gastrostomy, 위장에 구멍을 내서 음식을 입이 아닌 뱃줄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술)을 권했다. 이 결정이 쉽진 않았다. 어떤 환자는 “그렇게 해서라도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고 말하고, 어떤 환자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참 동안 침묵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 저는 제 몸에 또 하나의 구멍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억지로 이어 붙인 삶 대신, 제가 견딜 수 있는 시간을 살고
그림책방 곰곰은 오른쪽으로는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이 있고 왼쪽으로는 벚꽃길이 있는 아름다운 골목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우리 책방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골목에서도 더 안쪽에 숨어 있는 듯한 작은 책방이거든요.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면 다음 날, 심지어 당일 집으로 책이 배달되는 시대에, 동네 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동네 어린이 손님부터 먼 지방에서 벼르고 찾아온 가족 손님들까지 상대하면서 내가 파는 것이 책만은 아니구나 느꼈습니다. 책과 함께 책에 대한 경험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특히 어린이 손님들의 경우 보호자와 함께 책을 들춰 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으로 데려갈 책을 정하는 경험은 그 과정 자체로 어린이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한편, 예쁜 가게가 있어서 다가왔다가 ‘애기들 책’ 파는 곳이라며 돌아서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우리 책방 손님의 반 이상은 성인들이 본인을 위해, 또는 성인인 친구나 가족을 위해 그림책을 사러 옵니다. 이렇게 그림책은 단지 ‘애기들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르입니다. 동네 책방이 좋은 점은 동네에서 책을 매개로 한 문화행
유럽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빼면 박물관의 그림 절반이 사라질 정도로, 서구 문화와 예술의 뿌리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영어 단어의 어원조차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습니다. 봄이 오면 화려한 노란색으로 가장 먼저 존재감을 알리는 봄의 전령, 수선화(Narcissus). 그 흔한 이름 속에 ‘자기애(自愛)’라는 치명적인 꽃말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심리학 용어 ‘나르시시즘(Narcissism)’의 어원이 바로 이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미소년 나르키소스(Narcissus)에서 나왔답니다. 신화 요약: 메아리가 된 짝사랑과 자기애의 비극 신화의 이야기를 모르는 독자분들을 위해 그 비극적인 서사를 짧게 들려드릴게요. 숲의 요정(님프) 에코는 제우스의 외도를 돕다가 헤라 여신의 노여움을 사 ‘남이 한 말의 마지막 부분만 따라 할 수 있는’ 저주에 걸립니다. 한편 나르키소스는 매우 아름다웠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구애를 오만하게 거절합니다. 에코는 나르키소스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저주 때문에 그의 마지막 말만 되풀이하며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외면당합니
치협 회장단 선거를 마친 지금,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쟁점은 단순한 공약 경쟁을 넘어, 우리 직역의 현재와 미래를 묻는 질문들이었기 때문이다. 1. 저수가에 기반한 과열 경쟁의 구조는 과연 해소될 수 있는가? 2. 치과의사 정원 감축이라는 주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가? 3. 자율징계권 확보는 어떤 현실적 경로를 통해 접근해야 하는가? 4. 치협 회비 납부율 저하라는 문제는 무엇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한다. 바로 치과의사라는 직역의 지속가능성과 우리 직역이 사회로부터 어떤 신뢰를 받고 있는가의 문제다. 「얼마 전 치의신보에 게재된 기사에서 한 단체는 선거권을 갖지 못한, 1만2,000명에 달하는 미참여 치과의사들의 이탈 원인을 분석하고, 이들을 협회 구조 안으로 포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선거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와 함께 낡은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구조 개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 지적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협회가 직면한 ‘대표성의 위기’를 드러낸다. 회원의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 부모님들은 아이의 영구치를 기대감 속에 바라봅니다. 하지만 하얗고 반짝여야 할 치아가 누렇거나 하얀 반점이 있고, 어딘가 푸석푸석해 보인다면 부모님들은 깜짝 놀라게 됩니다. 이제 막 나온 치아가 벌써 충치가 생긴 걸까?’ 하는 의문과 함께, ‘내가 양치질을 잘못해줘서 벌써 썩은 건 아닐까?’ 하며 자책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1. 어금니-앞니 저광화(Molar-Incisor Hypomineralization, MIH)란? MIH는 비교적 최근에 정의된 임상 개념입니다. 전신적 원인으로 인해 하나 이상의 제1대구치(큰어금니)와 절치(앞니)에 발생하는 법랑질 저성숙을 의미합니다. 명칭은 다소 낯설지만, 소아치과 진료실에서는 생각보다 흔히 접하는 질환입니다. 이환 범위와 중증도에 따라 다르지만, 심한 경우 과민증, 통증, 치아우식 진행, 파절 등으로 이어져 아이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발생 원인 MIH는 단일 원인이 아닌,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인성 질환으로 이해됩니다. 특히 제1대구치와 영구 절치의 석회화가 진행되는 임신 말기부터 생후 3~4세까지의 전신 질환이나 환경적 요인
부끄러운 고백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생각해 보니 안 부끄러운 고백이라는 것 자체가 없을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도 들기는 드네요. 그건 제가 노래를 무척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겸손에서 비롯된 발언이 아닙니다. 교회에서 다함께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에 제가 벅찬 마음으로 크게 노래하면 옆에 앉은 가족들이 돌아보면서 큭큭 웃습니다. 처음에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는데, 이제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게 되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는 나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줍어하던 사람이 등 떠밀려 나와서 노래를 하는데 좌중을 휘어잡는 노래 솜씨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에는 수줍어하던 사람이 등 떠밀려 나와서 노래를 하는데 본인도 민망하고 괴롭지만 듣는 사람들이 민망하다 못해 더 안타까워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난독증이 제목인데 뜬금없이 웬 노래 못하는 고백이냐고요? 난독증(dyslexia)과 음치(amusia)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나타나지만, 뇌 기능의 특정 부분에서 발생하는 처리 결함이라는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신을 음치라고까지 말하는 건 마지
필자는 2주일에 한 번씩 어머니가 계시는 요양시설에 가서 함께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온다. 더 자주 찾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러저러한 핑계로 2주일에 한번 밖에 가지 못해 항상 마음이 무겁다. 어머니가 식사를 하고 나면 나의 전공을 살려 아주 자세히 칫솔질을 해드린다. 칫솔, 치약, 4종류의 치간칫솔, 치실, 혀클리너까지 모두 사용하여 입안을 닦아드리다 보면, 이전 식사 후에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은 음식물 잔사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다 제거하고 나면 내 마음이 다 개운하다. 이렇게 해드려도 치아 목부분이 썩거나 해서 치과진료를 1년에 한 번은 받으셔야 한다. 필자는 또한 근무하고 있는 병원의 연구소에서 어르신들에게 구강위생관리를 해드렸을 때, 폐렴발생, 인지기능, 미생물 분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치과위생사들과 함께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6년에는 돌봄통합지원법이 발효되어 3월 27일부터는 방문진료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의료법에서 방문진료를 금지하지는 않았으나, 일회성인 왕진에 가까웠다면 이제 집이나 요양시설 등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방문진료를 받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생긴
4월 8일 오전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 앞으로 2주간 상호 간 적대 행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해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중동지역 긴장 완화 기대가 반영되며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이어졌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가격에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국내 주요 지수는 상당한 반등을 보이며 낙폭을 회복했고, 자산시장 전반에서도 반등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번 반등이 조정을 마무리하고 상승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격은 빠르게 올라왔지만, 구조적으로는 여전히 고점 분배 이후 주요 저항 구간 아래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아직은 추세 전환이라기보다 외부 변수에 의해 촉발된 단기 반등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즉, 시장이 근본적으로 강해졌다기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눌려 있던 가격이 되돌려진 흐름에 가깝다. 과거에도 지정학적 이벤트 이후 유사한 흐름은 반복돼 왔다.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이후 완화 기대가 형성되면 반등이 나타나는 패턴이다. 그러나 이러한 반등이 항상 추세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
언론인이나 기록자들에게 가장 숭고한 가치로 여겨지는 사자성어 정론직필(正論直筆)의 한자 뜻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정(正): 바를 정 론(論): 논할 론 직(直): 곧을 직 필(筆): 붓 필 즉, “바른 논설을 펴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거침없이 기록한다”는 의미다. 권력이나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오직 객관적 진실과 공익을 위해 펜을 든다는 선비 정신과 언론 윤리를 상징한다. ‘정론직필’의 뿌리는 동양의 사관(史官) 정신에 깊이 닿아 있다. 공자가 노나라의 역사를 정리한 ‘춘추(春秋)’에서 시작된 ‘춘추필법(春秋筆法)’이 그 원형이다. 이는 대의명분을 바로잡기 위해 엄격하게 사실을 기록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특히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최저의 난 당시, 목숨을 걸고 “최저(崔杵)가 군주를 시해했다”고 기록했던 태사(太史) 형제들의 일화는 직필의 대명사로 불린다. 첫째 태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간에 ‘최저가 주군인 장공(莊公)을 시해했다’라고 기록함으로써 국권을 장악한 최저에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의 동생인 둘째 태사도 같은 내용을 다시 적다 죽임을 당하게 된다. 둘째 형마저 죽었음에도 다시 똑같은 문장을 적은 셋째 태사 동생의 직필을 살육으로
지구촌이 시끄럽다. 온통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정상적인 것이 없다. 환율은 1,500원을 넘었고, 주식도 급등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름값은 한없이 올라가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주유소에는 차량 행렬이 줄을 서고 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시대다. 이럴 때일수록 그냥 가장 평범한 일상을 이어나가는 것이 생활이나 정신 건강에 좋다. 이런 여파는 치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3,500원이던 위생 글러브 가격이 5,500원으로 올랐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재료비는 당연히 오른다. 코로나 때는 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개원가에 재료비 부담이 점점 커지지만 그렇다고 진료비를 올리는 것은 가격저항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도 심리적으로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경제적 불안이 커지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지출을 줄인다. 심리학에서 이를 ‘위협 반응(threat response)’이라 한다. 경제적 불안처럼 위협적인 상황이 오면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전두엽 기능은 상대적으로 억제되면서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원시적 본능이
법정공휴일은 국가가 정한 공휴일로 5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유급으로 휴무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업무의 특성에 따라 휴일에 불가피하게 근무해야 하는 경우 해당 휴일에 근무하는 대신 다른 소정 근로일을 휴일로 바꾸는 ‘휴일대체’를 적용할 수 있다. 법정공휴일에 근무를 하고, 해당 주의 다른 날과 휴일대체를 하는 많은 병의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 휴일대체를 적용할 때 근로기준법의 내용을 꼭 살펴본 후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제도를 운영하기를 권한다. 1. 휴일대체에 관한 법률 및 요건 ⑴ 휴일대체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 제55조 【휴일】 ②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휴일】 ② 법 제55조제2항 본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이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 각 호(제1호는 제외한다)에 따른 공휴일 및 같은 영 제3조에 따른 대체공휴일을 말한다.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0조 제2항에는 휴일대체에 대한 내용을 기재하고 있다
광고학에는 ‘Clutter’라는 개념이 있다. 수많은 메시지가 넘쳐흘러 정작 소비자가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그야말로 클러터의 한가운데 서 있듯, 늘어난 치과 수, 날카로워진 경쟁, 낮아진 수가, 온라인 리뷰의 칼날, 네트워크 치과의 물량 공세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 소음들은 어떤 날에는 너무나 크게 들려, 우리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지경이다. 그러나 광고는 반복해서 같은 진실을 증명한다. 클러터가 극에 달할 때 오히려 진정성 있는 단 하나의 목소리가 가장 멀리 울려 퍼진다는 사실을, 이 글은 바로 그 목소리를 찾는 동료 원장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다. 마케팅이론의 고전 ‘Al Ries’와 ‘Jack Trout’가 제시한 Positioning 이론의 핵심은 간단하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첫 번째’로 자리 잡는 것이 곧 브랜드의 승리라는 것이다. 이 포지셔닝의 전쟁터가 SNS 광고판이나 블로그 상단 노출이라고 오해하는 이들이 있으나, 진짜 포지셔닝은 환자가 진료 의자에 앉은 순간, 우리가 건네는 첫마디, 방사선 사진 앞에서 눈높이를 맞추며 설명하는 태도, 치료가 끝난 후 불편함은 없는지 묻는 따뜻한 태도에서 완성된다. 이것
최근 미국 증시는 고점 형성 이후 뚜렷한 방향성 없이 완만한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단기적인 급락보다는 일정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이며, 주요 지수들은 고점 대비 의미 있는 조정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상대적으로 더 큰 폭의 하락을 보이며 시장 전반의 방향성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가격 조정보다는 상승 사이클 후반부에서 나타나는 구조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은 고점에서 일정 기간 분배 과정을 거친 뒤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현재 구간 역시 고점 이후의 분배 흐름이 이어진 뒤 점차 하락 추세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나스닥100 지수의 차트를 분석해 보면 현재 구간은 단순한 조정이라기보다 고점 분배 이후 하락 추세로 전환되는 초입 구간에 가깝다. 특히 고점 이후 반등이 이전 고점을 돌파하지 못한 채 하락 추세 속에서 저항을 받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으며, 주요 이동평균선(200 EMA) 이탈 이후 재진입에 실패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상승 추세가 유지되는 과정에서의 조정이라기보다 추세가 하락으로 전환되는 구간에서 나타나는 흐름
선거의 뜨거웠던 열기가 가라앉고, 이제는 차분히 책상 앞에 앉아 조직을 정비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가다듬는 ‘설계’의 시간이 찾아왔다. 치열했던 경쟁의 순간을 뒤로 하고, 이제는 우리가 약속했던 비전을 어떻게 현실의 결과물로 빚어낼지 고민해야 할 때다. 일선 진료 현장에서 우리가 늘 체감하듯이, 아무리 좋은 최첨단 디지털 장비와 체계적인 진료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도 결국 그것을 운용하여 환자의 고통을 해결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시스템은 기본을 만들지만, 그 시스템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가치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손길이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듯이, 서울시치과의사회라는 거대한 조직이 4,800여 회원을 위해 제대로 움직이기 위한 첫 단추 역시 결국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것을 넘어, 선거 과정에서 회원들에게 제시했던 비전과 약속을 얼마나 진정성 있고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엄중한 문답이기도 하다. 서울시치과의사회가 발행하는 ‘치과신문’은 단순한 지부의 기관지를 넘어, 격변하는 치과계의 역사를 30년 이상 묵묵히 기록해 온 살아있는 증인이다. 1993년 창간호가 세상에
최근 모 언론의 “농협 회장 선거비 1.5억 이상 못 쓴다”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과열 혼탁 선거를 막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선거비용 상한선을 명확히 규정했다는 내용이다. 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모적인 분쟁을 원천 차단하려는 농협의 제도적 정비를 보며, 자연스레 우리 대한치과의사협회의 뼈아픈 선거 현실을 되돌아보게 된다. 전국 3만여 명의 회원을 대표하는 치협 회장 자리는 막중한 책임과 헌신이 따르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그러나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그리고 3년의 임기를 수행하기 위해 후보자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금전적, 현실적 부담은 가혹하리만치 무겁다. 우리는 훌륭한 리더십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그 이면에 수반되는 막대한 희생은 철저히 후보 개인의 몫으로만 돌려왔다.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천문학적인 선거 비용이다. 직선제 도입 이후 전국 단위의 선거를 치르는 구조 속에서, 개인의 사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선거 방식은 ‘자본력’을 출마의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만들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막대한 출혈 경쟁이 선거 직후 각종 고발과 불복 소송, 선거무효소송 등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된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입은 치명적인 금전적 타격이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