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 맑음동두천 17.0℃
  • 맑음강릉 23.4℃
  • 맑음서울 18.2℃
  • 맑음대전 19.3℃
  • 맑음대구 21.8℃
  • 맑음울산 16.4℃
  • 맑음광주 19.9℃
  • 맑음부산 18.0℃
  • 맑음고창 14.6℃
  • 맑음제주 18.1℃
  • 맑음강화 13.8℃
  • 맑음보은 16.4℃
  • 맑음금산 16.7℃
  • 맑음강진군 16.3℃
  • 맑음경주시 19.5℃
  • 맑음거제 19.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편집인칼럼

[사 설] 역사적 오보(誤報)를 꿈꾸며

URL복사

1989년 가을 어느 날, 베를린 장벽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는 통일 정책에 의하거나 동·서독 정부의 결정이 아니었다. 이탈리아 출신 기자의 여행 자유화에 대한 오보(誤報)가 전 세계에 퍼지고 이에 흥분한 주민들이 베를린 장벽을 깨뜨린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건 그 날 직전까지 전 세계 어느 전문가도 독일 통일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수십 년 내에 절대 불가능하다”는 학자들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이지만 올해 들어 통일 대박론을 내세우며 북한과의 통일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대박론이 정서적으로 북한에 나쁜 영향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남한이 치러야 하는 통일비용보다는 파급되는 경제효과가 훨씬 크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나우앤서베이의 설문조사에서 우리 국민이 통일을 원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국가의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였다. 치과계 현안인 치과의사 인력감축이나 해외진출과 같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도 있다.

 

우리는 북한 치과계의 현황과 실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정부나 민간차원에서 다각도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북한은 평양의학대학 단 한 곳에서만 치과의사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부족한 치과의사를 대신하기 위해 2년제 학부를 졸업한 보철사제도를 운영한다. 전반적인 치의학이나 임상적인 기술력은 매우 낙후되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반시설인 전기가 불안정하여 수입하거나 기증받은 세밀한 기자재의 고장이 잦을뿐더러 수리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다. 때문에 치과치료를 위해 동의학(한의학)을 접목하여 처방하고 실제 대학에서는 동의학 실습과정이 필수이다. 지금 남북 치과의사의 수준 차이를 논할 필요는 없다. 단지, 시간이 지날수록 간극이 벌어지는 남북의 구강보건정책과 진료 방법의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남북구강보건협의회(남구협)는 매달 개성공단의 우리나라 근로자들에게 무료 치과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2006년에 시작돼 북한의 정권교체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지에 파견되는 대북구강보건사업 중에 거의 유일하다. 지금은 북한의 반대로 인하여 북한 근로자에게는 접근할 수 없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 남북한 의료진이 교류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속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나라 치의학 교재를 북한 치과의사들에게 보내어 공부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재료와 기자재도 북한에 공급하여 우리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남북한의 상이한 치의학 용어집도 정리하여 홍보하고, 북한에도 알려야 한다. 통일부나 관련 부서의 통일에 관한 준비사항은 대부분 극비로 진행된다. 우리는 정부가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 치협은 대북교류를 위한 정부와의 언로를 개설하고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계속 개진해야 정부도 방향을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

 

통일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올해 안에 통일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내일 당장 닥칠지도 모를 통일에 대한 준비는 아무리 넘쳐도 부족함이 없다. 체계적인 준비 없이 맞이하는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심각한 혼란과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한민족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질 의료계의 준비는 그 어느 영역보다 중요하다. 폴란드의 대북전문가 호사냑 씨는 “통일은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대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언론에는 치욕이지만 이탈리아 기자의 오보(誤報)가 욕심나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뉴스가 사회를 악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글을 쓰려고 지난번 투고한 글을 찾다보니 금주의 인기기사 4위에 오른 것에 놀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혹’이란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한 탓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든다. ‘믹스커피의 유혹’이란 제목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필자의 기호식품에 대한 글이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해야 할지, 아니면 독자들도 믹스커피의 유혹에 견디려고 노력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자극적인 제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뉴스에 나오는 머리기사는 대부분 자극적이거나 아니면 낚임성으로 구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가지 기사를 서로 재생산하면서 서로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달게 된 것이다. 24시간 뉴스 채널이 없던 90년대 초반까지는 그렇게 흉악한 범죄도 많지 않았다. 24시간 뉴스를 생산해야 하다 보니 나쁜 것을 계속 키워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몰라도 될 일들을 본의 아니게 알게 되는 시대다. 타임지 창립자 헨리 루스의 “좋은 소식은 뉴스가 아니다. 나쁜 소식이 뉴스다”라는 유명한 말처럼 뉴스를 들을수록 나쁜 소식만 가득한 세상으로 보인다. 심지어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고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라고까지 에둘러 비판한 사람도 있었다. 얼마 전 모 연예인이 집을 팔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배당 투자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최근 1~2년 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배당투자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의 최근 수익률이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다는 사실을 알아봤다.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cash flow(현금흐름)를 기반으로 한 미국 배당투자가 기대에 못 미쳤던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절하 때문이다. 전 세계 명목화폐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마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있는 지금 현금흐름의 가치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금융 환경의 변화가 배당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뤄 보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책과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사이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고금리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기 해소(소련 붕괴와 미중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