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일부터 시작된 치협에 대한 검찰의 입법 로비 의혹 수사를 뉴스로 접한 많은 회원은 왜 이런 수사가 시작되었는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평생을 치과의사로 살아왔지만 의협이나 치협이 대표적인 보수 세력이었기에 더더욱 이번 검찰 수사를 보면서 기이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입법에 관련된 정당한 입법 활동의 카운터파트가 야당 인사였기 때문에? 그렇게 추론하기엔 요즘 세상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는데 아직도 그런 일로 의원 탄압이 자행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
왜 어버이연합이 전면에 나서서 치협을 고발했는지, 누가 사주하지는 않았는지, 검찰은 왜 알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사건을 떠들썩하게 공개적으로 수사를 시작했는지 궁금한 일 투성이다. 몇 가지 추론은 가능하다. 현직 대통령을 지나친 언어로 비난한 야당 인사에 대한 괘씸죄, 이해관계가 얽힌 어느 집단의 사주, 이 두 가지 연유로 움직인 보수단체, 이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이번 일이 벌어진 건 아닐까? 과연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이 통과된 법안의 발의된 배경과 정당성과 객관성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문제 제기를 했을까? 어버이연합이 낸 성명서를 보면 유디치과의 보호자이자 어버이 같은 느낌이다. 작년 말에 낸 성명서 중 일부를 잠시 들여다보자.
“실제로 유디치과를 비롯한 젊고 양심적인 치과의사들은 임플란트 시술 가격을 100만원 이하로 책정해 국민들의 치과 문턱을 크게 낮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유디치과를 보건복지부에 고발한 저의는 무엇인가? 임플란트 가격 하락으로 돈벌이가 시원찮아진 기득권 치과의사들이 자신들의 수익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치졸한 밥그릇 싸움임을 국민들은 이미 속속들이 알고 있다. 치협 김세영 회장은, 반값 임플란트 정책으로 서민 경제와 노인들의 구강 건강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유디치과에 대한 보건복지부 고발을 즉시 철회하라. 치협은 이미 유디치과의 영업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불법 행위가 적발되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성은커녕 언론과 국회의원, 심지어 공무원까지 동원한 유디치과 탄압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치협 김세영 회장은 민주당 양승조 의원을 왜 그렇게 자주 만났는지 해명하라. 대통령 암살까지 운운하는 패륜적인 언동을 일삼는 양승조 의원은 지속적으로 치협의 유디치과 반대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법안을 발의하여 치협과 함께 유디치과 죽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젊고 양심적인 치과의사”, “유디치과 탄압”, “유디치과 죽이기” 이 모든 표현이 유디치과가 그동안 써왔던 용어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발의안이 반값 임프란트를 저지하기 위해, 밥그릇 챙기기 위해 치과의사들이 입법 로비를 했다고 생각했을까? 어버이연합은 대표적인 보수단체이며 나이도 지긋하신 분들의 모임이자 애국심은 그 누구 못지 않게 높은 노회하신 어르신들이다. 국민 구강보건의 백년대계를 위해 치협이 나섰다는 것은 왜 모르실까?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의 홈페이지에 보면 유디에 유리한, 치협에 불리한 기사들이 퍼올려져 있다. 왜 이다지도 유디치과를 보호하려 하시는지 이해가 잘 안된다. 노회하신 그분들이 진정 유디치과의 문제점을 모르고 저런 성명서를 냈을까? 어버이연합이 실명을 거론한 야당의원 때문에 치협이 수난을 당하는 걸까? 하지만 위 성명서 내용 중에 유디를 지나치게 편든 걸로 봐서 대통령을 비판한 어느 야당 의원에 대한 보복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이번 검찰 수사의 배경은 위 두가지 이유가 모두 내재되어 있지 않을까? 지금은 유디나 어버이연합이나 오로지 당시 협회장만을 물고 늘어진다. “한 놈만 패”이다. 길거리 싸움패들이나 하는 일이다. 한사람만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주위 사람들은 자신도 같은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선뜻 정의로운 일에 나서지 못함을 악용하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당시 협회장의 용기와 추진력에 대해 지면을 통해 칭찬한 적이 있다. 만약에 누구이든지 전임 협회장이 재임 기간 동안에 잘한 일이 이런 식으로 폄훼 당하거나 피해를 입는다면 전국의 회원들이 다 같이 뭉쳐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