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은 행복하고 오래 살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우선이 돼야할 지를 고민한다. 특히 인생 제2막이 시작되는 시점인 중년에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게 된다. 행복하고 열정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시 돼야 할 조건은 ‘건강’이다.
건강 100세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답은 간단하다. 노년까지 어떤 음식이든 잘 먹고 잘 소화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보약도 필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행복하고 건강한 100세를 위해서는 치과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과의사의 사명이자 최대 목표는 자연치아를 살리고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치과계의 현실은 그렇지 않을 듯하다. 치과계에서 진단 및 예방분야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여겨왔다. 진단 및 예방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으며, 또한 건강보험항목이 치료 위주 등재되어있고 스케일링, 실란트를 제외한 진단 및 예방에 대한 항목이 제외되어 있어 개원가의 외면은 받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일부 치과의사는 예방에 대한 무관심을 환자의 인식부족으로 탓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과연 그럴까? 과거보다 국민들의 구강건강에 대한 인식도는 크게 성장하여, 특히 예방분야에 대해선 치과의사들보다 더욱 열성적인 모습까지 보일 정도다.
2000년부터 13년간 12세 아동을 기준으로 충치를 경험한 치아가 2012년 조사결과 3.3개에서 1.8개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것을 볼 때 국민들의 예방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진단 및 예방에 대한 경시 현상은 치과진료실 내에서 찾을 수 있다.
‘2013 한국의료패널로 살펴본 치과의료 이용의 특성’에 따르면 지난 2008~2011년 4년간 지출한 의료비 중 예방진료는 고작 1.8%에 그쳤다. 앞서 2004년 미국 의료패널서 조사한 바로는 치과서 검진과 예방의 비중이 70%가 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국가와 의료시스템, 조사 시점과 방법 등의 차이로 단순 수치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지만 매우 대조적인 상황이다. 누가 봐도 우리나라 치과진료의 현실은 진단과 예방, 치료의 주객이 전도된 비정상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진단 및 예방에 대한 인식도 프로토콜도 부족한 상태이다. 국민과 치과의사 모두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진단과 예방치료의 급여화라는 전제가 필수적이다. 국민들에게 진단 및 예방 급여화를 통해 치과문턱을 낮추고, 치과의사는 진단과 예방치료를 통해 환자가 떠안을 고통과 불편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의료인으로서의 당연한 책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계속 가능한 진료 프로토콜 수립도 필수적이다. 핵심은 구강건강을 위해 치과를 찾은 환자를 지속적인 예방관리 및 치료로 이어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스케일링 후 적절한 예방치료 프로토콜을 추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강용품을 활용한 구강관리 프로그램, 정기적인 치주질환 예방관리프로그램 등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고급 구강관리 시스템과 사후관리 프로토콜을 갖추고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환자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진단 및 예방치과 활용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원장의 의지다. 치과 운영의 주체인 치과의사의 의식변화와 협조 없이는 큰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치과나 치과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은 아마도 높은 진료비용이 큰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적극적인 진단 및 예방 처치와 더불어 적극적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치과로 국민적 신뢰감은 저절로 되찾을 것이다. 이제는 ‘아파서 오는 치과가 아닌 아프지 않기 위해 내원하는 치과’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