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항상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을 매일 접하는 의료인은 더욱 중요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중요 쟁점사항으로 부각된 바 있는 에이즈에 대해 짚어보자.
첫째, 에이즈는 현재 백신이 없다. 둘째, 그러나 효과적인 바이러스 억제제가 다양하게 개발되었으며 이로 인해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 셋째, 이러한 장기 생존의 가능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발견 시점이며 이로 인한 약물 치료 시점이다. 감염 초기에 발견되어 관리하면 장기 생존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말기에 감염이 확인되면 그만큼 생존율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넷째, 국내에서는 에이즈 감염인 치료에 대한 의료비 부담을 정부가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다른 난치성 질환과 달리 감염인의 의료비 부담은 매우 적다는 점이다.
다섯째, 현재 에이즈 검사 중 자발적 검사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 의료기관이나 헌혈 등 의무적 검사에서 에이즈 감염인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치과병·의원에서 치료 전 구강점막 에이즈 즉석 검사를 시행한 곳에서 에이즈 양성자가 속속 확인된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는 그만큼 자신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감염인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여섯째, 의료인이 에이즈 환자 진료 시 만일 바늘 찔림 등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바로 대처하면 충분히 의료인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곱째, 에이즈 감염인이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에이즈 치료를 받고 있다면 혈중 바이러스 농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혈액, 정액, 질분비물 등 전염성 매개체를 통해 감염시킬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치과에서는 에이즈 환자나 감염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리 의료인들은 기본적으로 감염관리를 철두철미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의료기관 소독 지침이 정부차원에서 마련되고 발효되었다. 그만큼 감염 방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수술 후 예후와도 연관되어 있다. 특히 수술의 성공과 면역성은 매우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치과처럼 수술 성격이 강한 치료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어 바늘 찔림 등 의료사고가 발생할 여지는 충분하다. 이에 대해 즉각적인 감염예방 대처법을 통해 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이즈 감염인이라고 해서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 바이러스 자체가 일반적으로 B형간염이나 C형간염보다 감염성이 낮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에서 본 에이즈 예방 메시지가 떠오른다. “가장 안전한 성관계는 확인된 에이즈 감염인과 하는 것이다!” 이 말은 무슨 의미인가? 바로 에이즈 감염인이라고 알고 대처한다면 절대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치과에서도 이러한 시각에서 접근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이러한 환경을 갖춘 병의원이라면 에이즈 감염인을 일반인과 동일하게 진료를 해주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