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사회현상 혹은 새로운 트렌드로 비춰지던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러나 어느 틈엔가 순식간에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와 더 이상 낯설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예전 같으면 컴퓨터에 네이버나 다음, 네이트와 같은 포털사이트 화면이 띄워져 있을 테지만, 요즘에는 페이스북이 띄워져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고, 동료 치과의사들과 얘기하다 보면 ‘진료 중에도 틈틈이 과연 어떤 트윗이 올라왔는지, 누가 리트윗했는지, 담벼락에는 어떤 글들이 올라왔고, 누가 댓글을 달았는지, 좋아요를 눌렀는지 확인하게 된다’는 중독 비슷한 경험담도 들을 수가 있다.
블로그, 싸이월드에 이어 현재의 트위터와 페이스북까지, 소셜미디어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물론,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소통’을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기술이 발전하여 장소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다양한 수단을 통해 연결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인들은 더욱 외로워지고 소통에 목말라하게 되었다. 핸드폰과 컴퓨터 문자 자판으로 이어진 인간관계란 진정한 소통이라기보다는 무언가 차갑고 표면적인 것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념을 깨뜨린 것이 바로 소셜미디어가 아닌가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의 일상을 교류하고, 만나서 수다를 떨듯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자, 이제 인터넷이 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치과들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환자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누구보다 소통에 목말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치과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내줄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답해주고자 하는 시도는 환영할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목적이 소통이라는 본질보다는 마케팅에 더욱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할인과 이벤트, 홍보성 글과 내원 유도의 글들이 소셜미디어가 추구하는 소통을 방해하고 있고, 때문에 진실성과 신뢰라는 소통이 가져야만 하는 전제가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환자들이 치과의사와 원하는 소통이란 무엇인가? 사실 이는 과거 10년 전, 20년 전, 훨씬 그 이전부터 변하지 않아왔다. 바로 ‘관심’이다. 환자의 상태에 대해 먼저 말을 걸어주고, 환자가 겪게 될 수 있는 고통에 관심을 갖고 적절한 조언을 해주는 것,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사소한 질문과 두려움을 서슴없이 꺼내어 놓을 수 있고, 또한 이를 해결해주고 감싸주는 것, 다시 말해 ‘환자 자체’에 대한 관심 말이다. 소셜미디어는 바로 그러한 환자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또한 환자가 그 관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하나의 통로가 되어줄 것이다.
트위터,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한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정보전달이며, 홍보며, 마케팅, 그러한 복잡한 것들을 모두 떠나 환자와의 진심이 담긴 교류라는 하나의 목표가, 그 심플함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번 고민해볼 일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전제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고 있고, 환자의 글에 댓글을 남기고 있는가. ‘소통’이라는 소셜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본질이 훼손되지 않기를 희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