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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창간 25주년 기획 좌담회] ‘먹튀치과’ 무엇이 문제이고, 대안은 무엇인가?

과도한 진료비 경쟁, 마케팅이 부른 폐단 ‘먹튀’
올바른 의료정보 전달이 관건, 의료광고심의제 실효성에 기대
민·관과 함께 대국민 캠페인 나서야…진료비 표시 광고 원천봉쇄 필요

 

“나는 그저 열심히 진료하는 치과의사일 뿐인데, 어떤 때는 환자의 돈을 뜯어 도망치는 도둑으로, 어떤 때는 과잉진료를 일삼는 비양심 패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그저 평범한 동네치과원장의 한숨 섞인 말이다.

 

최근 치과계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의 눈초리도 이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최근 연일 보도되고 있는 소위 ‘먹튀치과’ 문제로 인해 동네에서 그저 열심히 진료하고 있는 99% 대부분의 치과들까지 호도되고 있다. 특히 최근 투명치과 문제는 국회에서 간담회가 열릴 정도로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본지는 창간 25주년 기념 기획 좌담회를 통해 ‘먹튀치과’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 폐해의 심각성 등을 진단해 보고,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각계 전문가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달 29일 좌담회에서는 서울시치과의사회 신동렬 공보이사(본지 편집인)의 사회로, 서울시치과의사회 김재호 법제담당 부회장, 서울시치과의사회 정제오 법제이사, 대한치과의사협회 조성욱 법제이사, 대한치과보험학회 양정강 고문, 대한심신치의학회 최용현 부회장 그리고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 등을 패널로 초청,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편집자 주]


먹튀치과, 그 시작은 과도한 ‘이벤트’

[기조발언] 서울시치과의사회 김재호 부회장(이하 김재호) : 본질적으로 의료인은 호객을 통해 이익을 내는 사람이 아니다. 아픈 환자를 치료함으로써 많은 도움을 주는 전문인일 뿐이다. 하지만 현재의 문제를 보면 이 같은 본질적인 전문인으로서의 역할을 논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먹튀치과 같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가슴 아프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많은 고민을 해보았다. 과연 관련 제도나 규정을 강화해서 해결될 문제인가. 결국 작금의 의료계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의료인에 대한 윤리교육의 강화라는 것이 개인적 소견이다. 아무쪼록 오늘 이 자리는 우리 의료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사회] 서울시치과의사회 신동렬 공보이사(이하 신동렬) :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의료광고, 마케팅 행태를 보면, 바이럴 마케팅을 넘어 직접적인 호객행위가 비급여를 위주로 성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의 투명치과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먹튀의 시작은 과도한 환자 모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의료광고사전심의제(이하 심의제)가 다시 부활됐는데, 심의제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시기에 소위 이 ‘먹튀치과’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 같다. 현재 치과 등 의료기관 광고는 ‘임플란트 59만원’, ‘교정 199만원’ 등 할인 이벤트가 주류다. 의료계에 만연한 이벤트성 광고의 문제점을 먼저 짚어 보자.

 

대한심신치의학회 최용현 부회장(이하 최용현) : 최근 문제가 된 투명치과의 경우 진료비를 ‘300만원’으로 광고했다. 투명치과 사건 이전에 강남권을 중심으로 교정치료를 내세우는 치과들 중 ‘199만원’을 내세우는 치과가 많았다. 교정하는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199치과’라고 칭할 정도였다.

 

교정치료의 특성상 진료비를 300만원, 199만원 일시불로 받고 치료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교정치료의 가장 큰 특성은 그 치료가 어느 순간 완료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료비도 진료의 특성에 맞춰 주로 월단위로 치료비를 분납받는 식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싼 진료비를 일시불로 받아버리면, 나중에 가면 파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

 

교정치료 기간을 2년으로 산정하고 진료비를 따져보았다. 월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까지 모두 고려했을 때, 물론 나를 기준으로 잡은 수치지만, 370만원 정도가 마지노선이었다. 370만원 이하로 받는다면 결국 제살 깎아먹기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가? 결국 싼 교정치료는 대부분 ‘미끼상품’이었던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199치과’들의 목적은 환자들을 유인해서 상·하악 위아래 인레이를 다 해버리거나 하는 식으로, 교정 외적인 치료를 유도했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모임 윤명 사무총장(이하 윤명) : 지난 2014년과 2015년 서울시치과의사회와 의료광고에 대한 모니터링 사업을 벌인 바 있다. 정확히 말하면 소셜커머스에 치과 등 의료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해 모니터링을 실시한 것이다. 소셜커머스는 광고가 아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SNS 판매방식인데, 여기에 갑자기 의료기관들의 특정 진료가 ‘상품’으로 등장해, 이를 의료광고로 봐야 하는 것인지 여부부터 판단이 어려웠다. 어쨌든 이는 환자유인행위에 가깝다는 인식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모임은 그 당시 교정치료 등과 관련해 할인이벤트 등의 행위를 환자유인알선행위로 보고 나름대로 고발도 여러 차례 했다. 하지만 법적인 제재로 이어진 경우가 매우 드물었고,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렸다. 때문에 법적인 판단을 받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을 알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광고 특히 의료광고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정치료 광고의 대부분은 짧은 치료기간, 높은 심미성, 저비용 등 이 3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 가장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저비용’일 것이다.

 

의료라는 특수한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줄 때, 이상의 3가지, 특히 ‘비용’을 강조해 정보를 주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의료인들이 그런 정보만 주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것으로 비교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 것 같다. 소비자들도 많이 변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올바른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겠지만, 의료인들이 올바른 정보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용현 : 소비자 입장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광고를 하는 의료인과 침묵하는 의료인을 구분해줘야 한다. 80%는 침묵하는 의료인이다. 자기들이 옳다고 믿고 살아왔기 때문에 광고를 통해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다. 환자들이 접하는 대부분의 광고는 허위성이 짙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광고를 하지 않는 다수의 의료인들이 이런 허위성 광고 때문에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치과의사회 정제오 법제이사(이하 정제오) : 광고를 한다는 것은 이를 통해 고도의 수익을 내겠다는, 매우 단순한 논리다. 과도한 경쟁구도인 의료계 상황에서 올바른 정보전달을 위한 광고?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광고행위 자체에는 일단 허위성과 과잉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치과의사 등 의료전문직이 소수였을 때는 자부심과 나름대로의 윤리를 스스로 지켜왔다. 하지만 현재는 그 수가 너무 많아졌다. 치열한 경쟁 속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광고로 인해 사기를 당해도, 그래도 소비자들은 반복해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잘못된 광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나라에서 충분히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피해는 커지고 있다.

 

먹튀치과, 규제 강화로 접근할 수 있는가?
[사회] 신동렬 : 이쯤에서 ‘먹튀치과’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과도한 의료광고로 인한 소비자인 환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접근에 대해 논의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제 의료광고사전심의제도가 부활했고, 치협 또한 의료광고심의위원회를 본격 가동했다. 내용적으로 이전의 기준보다 더욱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최근 벌어진 투명치과의 경우를 보더라도 마케팅 수법은 제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지능화되고 있다. 이에 의료라는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의료광고 관련 규제책에 대한 고민을 할 시기임은 분명하다. 이에 대한 복안은 무엇일까?

 

정제오 : 서울지부 법제위원회는 지속적으로 불법 의료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구회 등을 통한 관련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중에는 불법 의료광고로 판단해 보건소, 구청, 복지부 등에 고발한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행정명령 수준으로 마무리되기 일쑤다. 영업정지 등 실효성이 있는 행정처분이 내려진 사례는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진료비 50% 할인이나, 보톡스·필러 등 시술 끼워 팔기, 지인이나 가족 혜택 등 제3자 유인, 선착순 할인, 시술 참가자 모집, 시술금액 지원 등 불법 의료광고 판을 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런 광고의 불법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와 관련해 현재 치협과 서울지부는 소비자보호원 등 정부기관과 함께 대국민 캠페인을 고려 중인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결국은 자율징계권이 의료인단체에 부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생각하기 어렵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조성욱 법제이사(이하 조성욱) : 과도한 진료비 할인과 환자유인행위라고 할 정도의 각종 SNS 마케팅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08년부터라고 생각한다. 바로 비급여 진료비 공개가 시작된 시점이다.

 

지난 2007년 의료수가를 각 의료기관에 비치하는 진료비공개제도가 실시됐다.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입법취지였는데, 당시 치협 등 의료계에서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 걸 쉽게 예상할 수 있었고, 당연히 입법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었다.

 

이후 협회나 지부 차원에서 불법의료광고에 대한 자정 노력, 이도 안 될 시에는 법적 판단을 묻기도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우선 법원의 판결이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이런 판단들을 볼 때면 인체를 마치 단순한 물품으로 취급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체는 잘못 치료하면 복구가 안 된다. 그런 차원에서 사법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인식의 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단체의 힘이 필요하다.

 

시민단체와 협회가 함께 각 지역 시민들과 토론하고, 어떤 것이 국민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절실한 시기다.

 

의료인 자정노력 필요, ‘의료윤리’적 접근해야
[사회] 신동렬 : 최근 수년간 ‘먹튀’ 문제가 대두되면서 치과계 전체의 이미지 실추는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치과계 내부 공론화를 통해 자정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치과보험학회 양정강 고문(이하 양정강) : 언론을 보면 ‘먹튀치과’니, ‘양심치과’니 많이 볼 수 있다. 먹튀 만큼 양심치과를 강조하는 것도 비정상적이다. 의료광고의 주체가 누군가, 바로 의료인이다. 따라서 결국 문제는 의료인에게 있다.

 

물론 시민단체 등 외부의 도움을 받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부활된 의료광고사전심의제가 매우 강력하게 적용돼야 한다. 그렇다면 의료인 스스로가 자정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의 경우 의대나 치대 입학시험 볼 때 인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나라 치대 및 의대에서도 인문학과 윤리를 강조해야 한다. 당장 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길게 내다보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교육’밖에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의대 입학 때부터 학과과정, 수련과정에서 그리고 개원을 해서도 지속적으로 의료인이라는 전문직업인의 윤리의식에 대한 가치관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9년 동안 강남에서 근무하고 있다. 같은 건물에 있던 한 성형외과가 5년을 못 견디고 나갔고, 이후 한의원이 들어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폐업했다. 현재는 정형외과가 들어와 있다. 이 정도로 의료계가 살아남기가 어렵게 됐다. 광고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뻔히 알면서도, 광고비를 환자로부터 받고 계속해야만 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법 집행을 강화해 의료광고 재심의 주기를 당기고, 적절치 않은 의료광고를 제대로 거를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 치과의사 보다 이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자정작용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우리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

 

윤명 : 양정강 고문의 말에 동감한다. 일단 광고는 의료인이 하는 것이다. 의료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의료인 스스로가 전문직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교육이 돼야 한다. 같은 의료인끼리 감시가 필요한데, 매체도 많다보니 이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인 의료인이 서로를 감시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의료소비자인 환자는 의료기관을 선택해서 가는 시대다. 따라서 선택에 따른 근거, 정보에 대한 요구가 매우 강하다. 이 같은 요구에는 진료비에 대한 정보가 매우 큰 포션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정보를 어떻게 올바르게 전달해줄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그래서 복지부에서 비급여를 게시하라고 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아직도 잘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어떻게 잘 알려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지금은 이를 광고에서 악용하고 있다. 물론 의료라는 특성상 비급여 치료비를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고, 환자들도 진료비를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감이 그리 높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비용이 의료기관 선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의료광고에는 의료비 할인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느냐가 문제다. 의료비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하게 정보를 줄 것인가, 광고에서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등을 실질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조성욱 : 과도하게 그리고 잘못된 의료광고를 하는 치과는 단 1%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무장병원은 차치하고서라도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소위 ‘먹튀치과’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들은 의료인으로서 갖춰야 할 책임감이 전혀 없다고 본다. 환자의 건강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그릇된 인성의 문제다.

 

윤리는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임은 분명하다. 보수교육에서 윤리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을 법으로 명시한 이유도 치과의사, 의사는 당연히 윤리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당연히 윤리적이어야 할 의료인의 일부가 큰 문제를 일으켜 ‘윤리교육’이 의무화됐다.

 

의료광고사전심의제도가 발휘되지 못했던 최근 수년간, 지금의 문제들이 곪을 대로 곪아 이제 막 터져나왔다. 이제 부활된 심의제는 더욱 강력하게 적용해야 한다. 법에는 심의기준을 치협과 의협, 한의협 등이 협의해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진료수가 광고문제는 심의제를 강력하게 만들어 사전에 진료비 광고를 못하도록 원천 차단하도록 할 것이다.

 

실질적인 자정, ‘자율징계권’ 부여에서 찾아야
[사회] 신동렬 : 의료인이라면 당연히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의료윤리’가 극히 일부의 일탈로 퇴색되고 있다. 결국 법으로 명시해 윤리교육을 강요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는데, 과연 우리는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일까? 이쯤에서 ‘자율징계권’ 이슈를 다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최용현 : 솔직히 요즘 상황을 지켜보면서 같은 치과의사로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먹튀치과 등은 일단 표면으로 드러난 사건이기 때문에 차치하더라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는 동료 치과의사 헐뜯기, 그보다 더한 비도덕적 행위들을 볼 때, 과연 이들이 스스로 자정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극히 일부지만 이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 밖에 있다. 협회 가입을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바로 옆에 치과를 차리면서도 찾아오지도 않는다. 심지어 제자가 바로 옆에 치과를 오픈했는데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단다. 60년대생과 70년대생만 해도 이런 문제는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었는데, 80년대 이후에 태어난 후배들만 해도 이미 우리가 기성세대이기 때문에 대화상대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윤명 : 모니터링을 하면서 대학생들과 얘기를 해보면, “왜 이 사람한테 가면 잘못된 것이냐”고 되물어보는 요원들이 있다. 모두 같은 의사인데, 기왕이면 저렴한 곳에 가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는 식이다. 이런 점에서 의료인과 소비자도 세대에 따른 의식의 차는 동일선상에 있다고 본다.

 

진료비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줘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치과계의 생각을 잘 모아서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자율이든 타율이든 잘 지키고, 어긋나는 사람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복지부나 사법 당국도 마찬가지다. 의료의 특성상 윤리적인 문제에 인식을 같이 가져가면서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 아직도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광고매체는 부지기수다. 이를 어떻게 단속할 것인지가 고민이다.

 

정제오 : 실제 진료를 해보면 내가 볼 수 있는 환자의 수가 정해져 있다. 환자와 대화도 나누면서 불편함을 해소해주기 위해 진료에 임하면 적정수라는 게 나온다. 1인 치과의사가 하루에 볼 수 있는 적정 환자는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30명 수준이다. 그 정도의 환자를 보면서 병원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논리대로라면 진료비를 낮추는 사람은 다 망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진료비 할인은 단순히 미끼일 뿐이기 때문이다.

 

저수가 의료광고는 100% 과잉진료로 이어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치과들은 하루에 환자를 70~80명씩 봐야 한다. 그러다보면 날림, 과잉 진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소비자들이 이 점을 알아야 한다. 

 

솔직히 현재로선 의료인 스스로 자정노력을 통해 진료비 할인 등 과도한 광고를 막을 길은 없다고 본다. 따라서 제도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불법 의료광고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15일부터 6개월까지 처분하는 등 실질적인 강력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봤을 때 이 같은 강력 조치가 처해질리 만무하다. 결론적으로 자율징계권을 의료인단체에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명 : 의료인단체의 자율징계권 요구는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는데, 대부분 소비자들은 아마 ‘가재는 게 편’이라는 인식이 앞설 것 같다. 무엇보다 법을 어겨도 처벌수위가 약하다는 점을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다.

 

양정강 :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은 일정 부분 맞는 말이다. 심평원에서 상근심사위원직을 수행했을 당시 심사과정에서 동료 치과의사들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할 때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정제오 : 자율징계권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자정활동은 기대하기 힘들다. 서울지부에서도 윤리위원회 제소 건이 발생하면 당사자의 소명을 듣고 제재를 요청하기도 하지만, 거의 효력이 없다. 효력이라고 한다면 심각성에 따라 면허정지 등을 복지부에 요청하는 것일 텐데, 절대 그런 결론을 얻어 낼 수가 없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재는 게 편이라고 우려할 수도 있지만, 의료인이 소수일 때 문제다. 실제로 모두에게 노출된 사안을 가지고 게 편을 들 수 있겠는가.

 

조성욱 : 지난 2016년 다나의원 사태와 관련해 정부에서 의협에 자율징계권과 관련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1년의 시범사업을 마치고 지난 2017년 12월 평가를 했는데, 결론은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일명 전문가평가제도를 말한다. 처음에는 의료계서도 반발이 있었지만, 막상 시행을 해보니 긍정적인 면이 더 컸다는 것이다. 결코 가재는 게편은 아니었다.

 

전문가평가는 문제가 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지역의료인단체 측과 지역 보건소가 함께 조사를 벌이는데, 일차적으로 의료인단체 즉 전문가평가단이 해당 의료기관을 실사하고, 추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시 보건소에 고발 조치하는 식의 과정을 거친다. 전문가평가단의 경고 절차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스스로 자정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자율징계권도 이와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 전에 전문가집단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고, 이를 직접 해결할 때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전문가집단은 결국 자정능력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의료정보 대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도 병행돼야

[사회] 신동렬 : 토론을 하는 중에 매우 중요한 얘기가 있었다. 바로 의료인단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정부가 함께 일반 소비자들이 잘못된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의료광고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좀더 얘기를 해 보자.

 

최용현 : 최근에 모 기업으로부터 직원교육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는데, 강의 중에 ‘좋은 치과 찾는 법’을 얘기했었다. ‘내 집에서 가까운 치과’가 좋은 치과라고 얘기해줬다. 치과의사 입장에서 제일 무서운 환자는 가까이 살아서 내일이든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는 환자이기 때문이라고 하니 모두 공감하더라.

 

사람은 자동차가 아니다. 의사가 환자를 자동차 고치듯 획일된 매뉴얼대로 한다고 하면 진료가 아니다. 환자들도 의료에 대한 인식을 바로 가져야 할 때다.

 

윤명 : 이런 대국민 교육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불법의료에 대한 운동을 3년 이상 지속한 바 있다. 그 정도 해야 어느 정도 불법의료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불법 의료행위도 많이 줄어들었다. 의료인단체는 소비자들에게 알려줘야 할 정보를 정리하고,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최근 치협이 투명치과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서 소비자들은 의료인 스스로가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치협과 노력해서 진료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이 그것을 듣고 판단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

 

조성욱 : 대한치과교정학회에서 한국소비자보호원과 함께 투명치과 관련 리플렛을 제작했다. 소보원이 함께 하니 그 신뢰성이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매년 1~2회 정도 지속적으로 의료인단체와 소비자단체 등이 함께 대국민 계몽활동을 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다.

 

협회도 시민단체와 잘 소통해서 중장기적으로 목표를 설정해 보다 체계적인 사업을 펼치고 싶다. 또한 앞서 말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이 빠르면 오는 11월쯤 치과에서도 시행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인데, 소비자단체 측에서도 많은 관심 부탁한다.

 

[사회] 신동렬 : 대부분 동네치과는 지역민들의 구강보건을 위해 열심히 진료하고 있다. 이런 치과의사가 99%다. 치과를 선택할 때 동네치과가 가장 좋다. 이벤트 가격할인을 하는 치과에 비해 조금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의료인 스스로 윤리의식을 가지고 의료를 상품화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여기에 의료소비자인 환자들도 의료에 대한 인식을 조금 달리해 올바른 정보를 통해 제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정리_ 신종학 기자 sjh@sda.or.kr

 

 

 



[사 설] 홍보 전쟁
‘임플란트 전쟁’이라는 소설이 치과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원으로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울화가 치미는데도 치협 관계자들은 고요하기만 하다. 물론 과거처럼 일일이 대응하다가 온갖 소송에 휘말리는 것보다는 조용함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노이즈 마케팅을 노리고 시작했을 법하니 무대응이 상책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저자인 유디치과 고광욱 원장이 KBS1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소설 ‘임플란트 전쟁’이 사실에 근거했다고 말하면서 대다수 치과의사의 사기를 저하시킨 것은 물론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내부적인 논의와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치협이 오랜 침묵을 깨고 유디치과 고광욱 원장의 라디오 인터뷰에 대해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키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이번주 금요일같은 라디오 방송에 치협 임원이 나가 반론 인터뷰를 한다고 한다. 사전에 충분한 법률적 검토로 노이즈 마케팅이나 유디치과의 광고홍보 전략에 휘말리지 않고 치협의 이미지와 품위를 지키고 대다수 선량한 치과의사의 입장을 대변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현대는 홍보의 시대다. 일부 대형 치과들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조그마한 봉사도 크게 부풀리는 방식의 대국민 홍보로 자신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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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어제의 자신과 비교하라
치과계의 현실이 불법 저인망 조업(고대구리:소형기선 저인망)과 유사하여 ‘자멸하는 가격경쟁을 멈추어야 한다’는 사설에 공감하였다. 저인망 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치어를 없애는 것이다. 가난의 상징이던 보릿고개를 겪던 옛날에도 ‘굶어서 죽을지언정 볍씨 종자는 먹으면 안 된다’는 철칙을 지켰다. 어부들에게 치어는 다음 농사에 사용할 종자인 볍씨와 같다. 치어를 포획하면 그 피해가 적어도 10년 이상 계속된다. 그럼 저인망 치과가 난립한 치과계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저수가 경쟁은 근 15년에서 20년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 치과계에서도 잠재 환자군(목돈 만들어 치과에 오던:요즘은 카드 할부를 하거나 치과보험을 들지만)이 소멸된 문제가 발생할 때가 되었다. 절대 환자 수의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실 좀 더 일찍 나타날 현상이었지만 2000년대에 진입하며 평균 수명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에 따른 노인환자의 급증이 10년 이상 치과계의 공멸을 막아주었다. 이 같은 급격한 수명 증가가 완화된 지 10여 년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잠재 환자 감소와 평균수명 안정화로 이제 치과계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물론 치과의사
치과경영지원 10년차, 김부장이 전하는 치과생활 리얼 스토리 - 마지막회
가정이든 직장생활 속에서든 누구나 힘든 일은 있습니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나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직장생활 잘하는 법은 누구에게나 고민일 것입니다. 2014년에 방영되었던 직장인의 교과서 ‘미생’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사람이 전부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사람이라고요. 일을 하는 사람, 일을 만들 줄 아는 사람.” ‘회사 간다’라는 건 내 ‘상사’를 만나러 가는 거죠. 상사가 곧 회사죠. 상사가 좋으면 회사가 천국. 상사가 좋지 않으면 회사가 지옥. 직장생활에서의 힘듦은 8할이 인간관계의 힘듦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좋아하는 찌개도, 좋아하는 음료도, 좋아하는 동물도, 좋아하는 최애(最愛)도 다른,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늘 즐겁게 지낼 수는 없겠죠. 직장생활의 인간관계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경험했던 인간관계와는 굉장히 다른 새로운 분위기의 인간관계입니다. 이해관계로 얽힌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술 때문에 친해졌다면 술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돈 때문에 맺어졌다면 돈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이해관계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