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기대와 우려가 교차됐던 SIDEX 2020이 안전하게 마무리됐다. SIDEX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인 2주일이 지날 때까지도 긴장을 끈을 놓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그리고 SIDEX를 완성한 방역매뉴얼이 전시 및 학술대회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SIDEX 2020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었던 만큼 냉정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SIDEX만 왜?” 행사 후에도 지워지지 않는 물음표
17회를 이어온 SIDEX. 매년 대한민국 치과계 최대 축제로 기록돼 온 SIDEX가 올해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연초부터 국내외를 강타한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었지만, 유독 SIDEX를 집중 겨냥한 이유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먼저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회장 임훈택·이하 치산협)는 코로나19를 첫 번째 이유로 꺼내들고 회원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불참운동을 벌였다. 회원사에 소송을 통해서라도 위약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독려했고 결과적으로 100개가 넘는 회원사가 이에 동참했다. 5월부터는 대규모 전시회들이 정상적으로 개최되고 있었고, SIDEX 조직위원회 또한 어느 행사에서도 보지 못한 고강도 방역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러한 상황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
어쩌면 SIDEX 길들이기로 비쳐질 수 있는 단체행동이 이어졌고, 구회장협의회를 비롯한 치과계 단체들에서는 “업계의 대응수위가 도를 넘었다”, “SIDEX를 이렇게 흔들 정도면 타 지부 전시회들은 더욱 쥐락펴락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SIDEX 이후에도 코로나19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1주일, 2주일 뒤에 개최된 치과계 학술대회에는 정상적으로 부스를 참여한 업체도 있었다.
또한 대회를 불과 1주일여 앞둔 시점에서는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보건복지부를 시작으로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이상훈·이하 치협)의 자제권고가 이어지며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복지부는 5월 28일 자제를 권고하는 공문을 하달하고, 부득이하게 개최할 경우 지켜야 할 방역수칙을 안내했다.
그리고 치협은 6월 1일과 3일, 그리고 SIDEX를 불과 하루 앞둔 4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례적인 초강경 발표를 이어갔다. 대외적인 분위기가 악화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반대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SIDEX 이후 이어진 학술대회에 대한 치협의 대응 수위는 한결 낮아졌다.
SIDEX가 일주일 전, 하루 전에 취소하기 어려운 행사고, 5,000명 이상의 회원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치협은 임원들의 SIDEX 참석을 자제시켰을 뿐 회원 안전을 위한 대안 제시나 현장을 점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강력 자제를 권고하고 SIDEX 개막 전날 심야에 집합제한명령을 내렸던 서울시는 3일간 100여명의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방역을 감독했다. 코엑스를 찾은 참관객들은 “SIDEX와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치러지는 일반인 대상 전시회에는 관심없고, 치과의사들이 하는 SIDEX에만 주목하는 것이 불쾌하기까지 하다”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하지만 지자체에서도 SIDEX 현장을 직접 확인한 후 반응은 달라졌다. 조직위원회의 준비와 참가자들이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점을 인정했으며, 강남구청장은 치과의사들의 수준 높은 방역의식에 감탄하기도 했다.
또한 SIDEX 개막 첫날 취재를 진행한 일간지, 방송국, 치과전문지까지 무려 70여명의 기자가 몰렸지만, SIDEX의 공식 기자회견을 취재하고 현장을 확인하면서 보도의 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거리두기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는 현장, 마스크에 페이스쉴드까지 착용하고, 가림막까지 세심하게 준비된 SIDEX 현장이 한컷 한컷 기사화됐다.
방역은 성공적, 하지만 남은 과제도 많아…“치과계-치과업계와 상생방안 찾겠다”
SIDEX를 흔들었던 코로나에 대한 우려는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철저한 방역으로 상쇄됐다. 학술대회 등록자 모두에게 지급된 KF94마스크, 페이스 쉴드, 라텍스 글러브, 손소독제 등 방역패키지를 전달받은 치과의사들은 “이렇게까지 준비했을 줄 몰랐다”, “과할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등록을 하기까지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지만 불평불만은 제기되지 않을 정도로 성숙한 의식을 보여줬다.
불안감을 가졌던 치과의사들도 “방역 준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등록부터 규칙을 잘 지키는 치과의사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당초 반대를 했었지만, 행사의 모범이라고 할 만했다”,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방역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를 내놨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행사 종료 후 2주가 지나는 시점까지도 예의주시했던 SIDEX 조직위원회는 안전하게 마무리됐음을 최종 확인하고, 행사 기간 중 가동된 방역시스템 홍보영상을 제작해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SIDEX의 방역매뉴얼은 뒤이어 개최되고 있는 치과계 학술행사 주최측이 가장 먼저 참고하는 핵심 매뉴얼이 되고 있으며, “SIDEX가 어렵게 물꼬를 텄기에 뒤이은 학술대회도 개최될 수 있었다”는 입장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완벽히 해냈다는 것만으로 SIDEX의 성공을 단언하기는 어렵다. 우선 SIDEX를 찾아준 참가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행사를 보여주지 못했다. 전시부스가 크게 축소됐고, 위기도 적지 않았다. 당초 8,000명에 달하는 치과의사가 사전등록을 완료했으나, 외풍의 영향으로 최종 등록 인원은 5,400여명, 실참가자는 4,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감염우려보다는 치과계에 활력을 주는 행사가 되길 바라는 기대감이 컸다”며 아쉬움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지부 및 SIDEX 조직위원회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감사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약속했다. “SIDEX 2020이 개최 후 2주를 넘기며 안전하게 마무리됐음을 최종 보고할 수 있게 됐다”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SIDEX를 믿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주신 치과인 여러분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의료인이기에 자제했어야 하는 행사라는 지적도 공감하지만, 우리는 치과의사단체이기에 가능한 행사라는 확신이 있었다. 치과인이기에 더욱 철저히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것은 현실이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한 첫 대형 전시회 및 학술대회가 됐다는 점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을 것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과제를 남긴 대회라는 점 또한 깊이 인식하고 있다”면서 “일방적인 언론보도로 상처받은 치과계, 출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많은 치과기자재업계를 위해, SIDEX는 앞으로도 꾸준히 상생의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 “20년의 역사 동안 대한민국 치과계를 대표하는 치과기자재전시회 및 학술대회로서 SIDEX를 지켜주신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내년에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SIDEX를 비롯한 지부 학술대회 및 전시회는 치과의사가 직접 준비하는 대표적인 치과계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올해 SIDEX가 남긴 성과와 과제를 다시 한 번 곱씹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