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수
·대한치과감염학회 상임이사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전문강사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는 현대 의학에서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대표적인 병원성 바이러스를 언급한다면 인면역결핍바이러스(HIV), B형간염바이러스(HBV), C형간염바이러스(HCV), 인플루엔자바이러스(신종플루 등), 코로나바이러스(SARS 등)가 있다. 최근 신종플루 유행을 보더라도 현대 의학의 한계를 볼 수 있다. 2년 전 멕시코에서 신종플루라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왔다.
이 바이러스는 조류독감 계열의 바이러스로 돼지의 숙주 단계를 거처 인간에게 전염되어 새로운 돌연변이로 탄생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전세계적으로 대유행을 경고하였으며 치사율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그러나 실제는 바이러스 자체가 인플루엔자 계열로는 매우 미약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한번 겪고 나서 인간이 얻은 결과이다. 이처럼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은 아직 의학적 한계가 많다.
다양한 병원성 박테리아가 있지만 실제 대부분 항생제로 치료될 수 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부터 지정 감염병으로 관리하기로 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내균(VRE),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균(CRE), 다제내성 녹농균(MRPA),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MRAB) 등 6종의 내성균은 매우 위험하다.
대표적으로 MRSA에 대해 알아보자.
2006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9만 4000여 명이 MRSA에 감염됐고 이 중 1만9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에이즈 사망자(1만7200명)보다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2007년까지 4년간 238명이 MRSA에 감염돼 이 중 20~30%가 사망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2005~2007년 53명의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MRSA에 감염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6년 국내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44곳에서 발견된 황색포도상구균의 73.5%가 MRSA였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위험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에게는 치사율이 거의 없다. 중요한 것은 면역이 약한 고위험군에 있어서는 매우 치명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MRSA는 주로 척추·관절·눈·뇌·심장 등 신체의 무균 부위를 수술하거나 요로·정맥·호흡기 등을 치료하기 위해 인체에 관을 삽입할 때 발생한다. 환자의 몸이나 의료진의 코·손 등에 묻은 균이 옮긴다.
치과진료시 면역이 떨어져 있는 노약자 환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치과 감염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감염관리 의료사고가 이러한 집단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세균은 바이러스보다 환경에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평상시에 감염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