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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사랑이 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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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50)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2000년대 후반 모 가수의 노래 중에 ‘사랑이 죄인가요’가 있었다. 짝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마음을 노래했다. 얼마 전 스토킹을 하고 구속된 범인이 한 말이기도 하다. 최근 사랑이라는 핑계 아래 무수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스토킹 수준을 넘어 출근하는 차를 가로막기도 하고, 감금하기도 하고, 폭행도 하고, 심지어 살인도 한다. 과연 이들이 사용하는 단어인 ‘사랑’이 올바른 용어인지 의심이 든다.

 

우리말 속에 사랑과 유사한 용어로는 ‘좋아한다. 연모(戀慕)하다. 은애(恩愛)하다. 연연(戀戀)하다. 연정(戀情)을 가지다. 연민(憐憫)을 가지다. 애모(愛慕)하다. 사모(思慕)하다. 은혜(恩惠)하다. 귀애(貴愛)하다. 신애(信愛)하다. 애련(愛戀)하다. 갈애(渴愛)하다. 혹애(惑愛)하다. 후애(厚愛)하다. 분감(分甘)하다’ 등이 있다. 이 중에 ‘사랑하다’, ‘좋아한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자어다. 한자어는 한자 뜻으로 인하여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어원이 불교에서 온 것도 있다.

 

최근 사극 드라마에 자주 사용하는 ‘은애하다’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단어다. 은애(恩愛)란 부모와 자식, 부부간에 은혜와 정으로 얽히고 집착하여 끊기 어려운 상태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사극에서처럼 남녀 간의 애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남녀 간의 애정이라면 ‘연모하다. 은혜하다. 사모하다. 애모하다. 연연하다. 연정하다.’라는 용어를 사용함이 좀 더 옳다. 이 단어들을 살펴보면 상호 소통의 관계가 아니고 일방적이다. 이처럼 일방적인 표현으로 순수 한국어는 ‘좋아한다’가 있다. 반면 ‘사랑하다’는 표현은 상호간에 감정이 소통됨과 이타성을 포함한다. 만약 상호 소통이 되지 않았거나 이타적이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고 좋아함이다. 성현이나 성인은 완벽한 이타성으로 인류를 사랑하고 원수도 사랑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마음의 상태가 자연과 교류되며 나와 남이 다르지 않은 불이(不二)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처럼 ‘좋아하다’는 말과 ‘사랑하다’는 말이 분명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차이를 혼동하며 오류를 범하고 있다. ‘사랑하다’가 지닌 소통과 이타적 의미를 모르다 보니 ‘사랑이 죄인가요’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좋아하는 것이 죄인가요’라고 표현해야 한다. 사랑한다면 이타성으로 인해 ‘죄인가요’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

 

좋아함은 일방적이고 이기적 감정이기 때문에 ‘상대를 위하여 좋아한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심리적으로 좋아함은 가장 일차원적 감정이다. 마음은 어떤 상황을 감지하는 순간에 ‘좋다. 싫다. 좋지도 싫지도 않다’라는 생각이 형성된다. 이때 만들어진 ‘좋다’는 감정은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것이지 결코 상대방을 위한 이타적 감정이 아니다.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스토킹이나, 연인 간에 폭력이나, 이별 후에 보복 혹은 복수 행위 등은 전부 이기적인 ‘좋아함’이지 결코 이타적 ‘사랑’이 아니다. 그들은 어린 아기들이 장난감을 좋아하다가 빼앗기면 울고 화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위해 상대방을 필요로 하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유아처럼 분노를 표출한 것뿐이지 결코 사랑을 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기적인 감정을 마치 상대를 위한 이타적인 감정으로 오인하고 마치 상대를 위한 행위처럼 포장하거나 미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은 일방적인 집착이고 심리적 폭력일 뿐이다. 이타적이고 소통의 감정에서 결코 나올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이다.

 

누군가 사랑을 하거나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상대의 감정이 이기적인지 이타적인지를 파악하고, 상호간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아니면 일방적인 강요가 많은지를 파악해야 한다. 소통하려는 노력이 없고 이타성이 없다면, 사랑이 아니고 그저 단순한 이기적 좋아함일 뿐이다. 물론 좋아함이 사랑으로 변할 수도 있으나, 문제는 좋아함이 시작되는 원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에 있다. ‘좋아함’의 원인이 심리 깊은 곳에 위치한 이기적 감정에서 출발했다면 부정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좋아한다면 소통하려 노력하고 이타적으로 되려고 노력해야 사랑이 만들어질 수 있다.

 

완전히 소통되고 충분히 이타적이라면 그때야 비로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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