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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공개변론, 의료·개인정보 강제 수집 ‘정당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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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비급여 공개·보고의무 위헌소송 공개변론
의료계 “의료정보가 곧 개인정보, 관리책 부재” 지적
복지부 “환자, 비급여 정보 미흡, 질 불안감 호소” 주장

 

[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헌법재판소가 지난 19일 의원급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비 공개 및 항목, 기준, 진료내역 등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의무를 골자로한 의료법 42조의2 제1항 및 2항에 대한 위헌소송의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의료기관의 장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비급여 진료비용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을 보고하게 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이 보고받은 내용을 바탕으로 비급여 진료비용 등 현황을 조사·분석해 그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 제45조의2 등이 치과의사 및 의사인 청구인들의 직업의 자유와 일반 국민인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다.

 

이날 공개변론에는 서울시치과의사회 김민겸 회장과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임민식 부회장,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박형욱 교수 등 3인이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이해관계인인 보건복지부장관 측 참고인으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관리실 서남규 실장이 나섰다.

 

참고인 진술에 앞서 진행된 양측 변론에서 먼저 청구인 측은 “비급여 진료내역 등을 보고하게 하는 것은 개인의 민감한 의료정보를 국가에 제공하는 것으로써 의사의 양심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 의료소비자인 일반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하는 것은 최저가 경쟁을 촉발시켜 소규모 영세 의료기관의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으므로 의사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 한다”는 취지로 이번 위헌소송의 요지를 밝혔다.

 

반면, 이해관계인 보건복지부장관 측은 “심판대상조항들은 비급여 진료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 및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고,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킴으로써 국민 보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으며, “비급여 실태조사를 위해서는 진료내역이 조사될 수밖에 없고 보고대상인 진료내역에서 환자의 개인정보는 제외될 것이므로, 의료소비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나 의사들의 양심의 자유, 직업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볼 수 없고, 의료소비자가 단순히 가격만 보고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한다고 최저가 경쟁이 촉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관건
당사자 변론에서 재판관은 특정 환자를 진료했을 때 의료기관에서 보호해야 하는 환자의 개인정보 범위는 어디까지며, 또한 의료정보를 포함한 환자의 정보 중 개인정보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청구인 측은 “개인정보라는 것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라고 알고 있다. 환자의 이름, 나이, 연락처, 주소, 주민번호 등 전형적인 개인정보인데, 이를 제외한 진단명이나 치료계획 등만 따로 빼서 본다면 개인정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예외적으로 아주 희귀한 질병의 경우 그 진단명만 보더라도 환자를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구분하기가 모호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름 등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경우 이를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환자 본인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진료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된다면, 이는 비록 내 이름은 없더라도, 그 내용이 매우 수치스럽고 민감한 부분일 수 있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분명히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 재판관은 이해관계인 보건복지부장관 측에 대해서도 비급여 보고의무와 관련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사항이 포함되는지를 물었다. 특히 보고된 진료내역을 포함한 비급여 진료에 관한 의료정보가 누구의 비급여 정보인지가 특정되지 않는 상태라 해도 치료받은 환자의 의료 시술 관련해서 발생한 개인정보가 질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명확한 개념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변론인 측은 재판관의 비급여 보고의무와 관련한 환자 개인정보의 범위와 개념 등 다수 질의에 대해 대부분 서면으로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라 밝혔지만, “기본적으로는 지금 보고받는 내용 자체에서 개인의 식별성과 연계된 의료 정보라고 볼 수 있는 그런 개인적인 정보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말했다.
  
“가격 우선, 의료 질 쇠퇴 우려 만연”
변론인 진술과 질의응답 후 진행된 참고인 진술에서도 환자 개인정보 문제가 쟁점이 됐으며, 또한 비급여 진료비 공개 직후 발생하고 있는 저수가 가격경쟁 심화 등 문제점도 제기됐다.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 나선 서울지부 김민겸 회장은 “급여진료의 경우 난이도에 따라 수가가 달라지고, 재료대도 추가할 수 있는 반면, 정부의 비급여 공개제도는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단순한 가격비교에 그치고 있다”며 “앞니 치료에 사용되는 올세라믹 크라운의 경우 제조회사, 수입여부 등에 따라 여러 타입이 있음에도, 일방적으로 가격만 비교해 세부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낮은 수가의 의료기관 만을 선호하게 되고, 의료인들은 단순하게 가장 원가가 낮은 재료와 치료기법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비급여 진료비 공개 후 나타나고 있는 의료상업화 현상에 대해 김 회장은 “심평원 데이터가 나오자마자 이를 도용한 민간 의료비 플랫폼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의료의 질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가격만을 비교한다면, 의료의 질보다 가격이 우선될 것”이라며 “특히 비급여 공개항목은 그 중요성에 비해 어떤 항목을 공개할지 결정기준이 모호한 문제점이 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비급여 보고 항목도 비급여 공개와 동일하게 심평원이나 공단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심평원은 비급여 공개를 결정한 이후 민간 플랫폼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제재수단 없이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겸 회장은 비급여 보고의무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 문제 발생 우려도 지적했다. 그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 정보로 분류되는 의료정보는 주요 해킹표적이고, 이미 국내서 관련 문제가 발생해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다”며 “미국의 경우 의료정보 보호를 위한 별도 법령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사건조항에는 이에 대해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환자의 개인정보는 삭제하고 진료내역을 받겠다고 하지만, 고시는 수시개정을 통해 언제든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국민의 의료정보는 공사보험 연계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민간보험사 등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술에 나선 청구인 측 참고인 임민식 부회장은 “비급여 통제는 의료의 질 하락을 가져오고, 의원급에서는 선택 비급여가 많은데, 건강이나 생명과 관계없는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비급여 진료를 국가가 관리할 필요가 없다”며 “비급여 규제는 대한의사협회 등이 자율적으로, 전문가주의에 입각해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형욱 교수는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를 받아들이더라도 정부와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유지·발전을 위해 서로 존중하는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비급여와 관련해서도 환자의 선택권과 의사의 치료권한을 동시에 존중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 없는 비급여 보고의무라는 극도의 통제정책으로 의료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해관계인 참고인으로 나선 서남규 실장은 건강보험제도가 성숙해져 현재 ‘적정부담-적정급여’로 진행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이 때문에 비급여와 급여가 연동 사용되고 있어 다른 나라들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건강보장체계가 잘 갖추어진 외국은 비급여가 극히 일부이거나 비급여가 발생하는 경우 비급여에 대한 가격이나 품질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며 “비급여 보고제도는 비급여의 실태파악과 분석을 위한 제도로 의료기관의 우려처럼 직업의 자유나 개인정보 침해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오히려 더 높은 품질을 위한 경쟁이 가능해지고 직업의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초보적인 수준의 실태파악조차 이뤄지지 못한다면 국민 건강과 의료를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정책 수행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론인 및 참고인 진술, 질의응답 등이 진행된 이날 공개별론은 오후 2시에 시작해 5시간이 넘게 진행, 오후 7시경 마무리 됐다.

 

공개변론 후 김민겸 회장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김민겸 회장은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지난 정부의 과오를 돌아보고, 이 비급여 관리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며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 정책이 왜곡 추진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최고의 기관인 헌법재판소에서 국민 기본권 침해 여부를 면밀히 살펴 주길 바란다.  위헌 결정을 통해 정의와 상식이 돌아올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   명   서

 

정의와 상식에 입각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요청합니다!!

저 김민겸은 오늘 정부의 일방적인 비급여 관리대책이 의료계와 국민건강에 미치는 유해성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의료법 제1조는 우리 국민에게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약속하였지, 저수가 덤핑 치료를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정부는 한정된 건강보험 예산에도 불구하고 모든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겠다고 국민 모두에게 공언했지만,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만 오를 뿐 지켜지질 않았습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수가 무한 경쟁에 내몰린 의료수가는 결국 국민 모두의 피해로 직결됩니다.

이제껏 의료계는 건강보험 입원환자의 식대가 교정시설 수용자의 식대보다 못한 원가 이하의 급여진료를 강요받아왔습니다. 의료인의 권리를 제한하여 국민에게 값싼 진료를 유도한다고 양질의 진료가 값싸게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싸고 좋은 것은 없습니다.

 

비급여 공개 및 보고는 의료질서를 와해하고 의료영리화를 초래할 것입니다. 진료와 관련한 재료, 기법 등을 제외하고, 단순하게 가격비교를 통해 최저수가를 유도하려는 이 정책은 앞으로 국민에게 최저가 가격 우선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가져다주게 되고, 결국 기업형 저수가 덤핑 병원들이 난무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과 회원을 위해 비급여 공개 및 보고에 강력히 맞서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비급여 공개 및 보고 의무와 관련한 정부와의 모든 협의를 중단해야 합니다. 비급여 헌법소원 소송단에 더욱 힘을 실어 주십시오. 3만 치과의사들의 생존과 권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주십시오.
  
정부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고 비급여 관리정책을 무조건 따르도록 압박했습니다. 비급여 공개 자료제출 전면거부를 협회장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치협 박태근 회장이 공약을 철회하고, 비급여 보고 의무 협상에 나서도록 하였습니다.

 

비급여 보고가 시행될 경우 치과계는 1년 동안 시행한 크라운 개수 등 비급여 진료내역을 환자로부터 동의를 받아 빠짐없이 기록하여 제출하여야 합니다. 95% 이상이 소규모 의료기관인 치과계에 이보다 큰 행정적 부담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개인 민감정보 수집, 비급여 강제 공개 및 보고가 과연 국민을 위한 것입니까?

개인정보보호법 상 민감정보인 의료정보를 소유권자인 환자의 동의 없이 제출토록 하는 것은 의료인의 양심의 자유와 함께 환자의 소유권을 무시한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정부는 오늘 재판부에 개인정보를 삭제하여 수집하겠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만, 법령에는 그런 내용이 있지도 않고 언제든 수정 가능한 고시로 소중한 환자의 의료정보 제출 여부를 규정한다는 취약점은 변치 않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취약점은 입법 과정에서 국회 전문위원에게 지적당했고, 대표 입법발의한 정춘숙 의원 또한 국정감사에서 지적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묻습니다. 대체 누구의 이익을 위한 입법입니까?

 

새롭게 출범한 정부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지난 정부의 과오를 돌아보고, 이 비급여 관리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합니다.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 정책이 왜곡 추진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최고의 기관인 헌법재판소에서 국민 기본권 침해 여부를 면밀히 살펴 주십시오. 위헌 결정을 통해 정의와 상식이 돌아올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끝으로, 이번 비급여 헌법소원과 공개변론을 위해 힘을 모아주신 소송단과 비급여공개저지비상대책위원회, 치협, 서울지부 임원, 그리고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우리 소송단과 치과계의 굳건한 의지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22년 5월 19일

서울시치과의사회장/비급여 헌법소원 소송단 대표 김민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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