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전영선 기자 ys@sda.or.kr] 본지가 지령 1000호를 맞아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소득분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획을 준비했다. 지난 2019년 신년기획으로 보도한 ‘연도별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소득분포 추이’의 연장선으로, 이번 기획에서는 기존 데이터에 최근 발표된 2020년 기준 경제총조사까지 포함시켜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2010년과 2015년, 그리고 2020년을 기준으로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즉 일반의원과 한의원, 치과의원의 매출액, 영업비용, 영업이익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의료인의 공급 추이와 지역 간 의료공급의 불균형 등 시기별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개원환경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에서는 통계청이 2010년부터 5년 단위로 발표하고 있는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마이크로데이터란 통계청이 조사원을 통해 최초로 취득하게 된 원 데이터를 가리킨다. 경제총조사나 인구총조사와 같은 모든 통계는 바로 이 마이크로데이터를 재가공한 것으로, 해당 산업군에 대한 전체적인 지표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경제총조사에서도 ‘보건업’이라는 카테고리로 의료기관의 매출과 영업비용 등 다양한 경제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의료기관의 규모에 따라 ‘병원’과 ‘의원’으로 분류된 데이터만을 제공한다. 보다 세분화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마이크로데이터를 들여다봐야 한다. 여기에는 종별에 따른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제지표 뿐 아니라 17개 광역시도와 같은 지리적 정보 등 모든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참고로 2025년을 기준으로 한 경제총조사는 2027년 혹은 2028년 발표될 예정이다.
기사에서 다뤄질 ‘매출액’은 보험과 비보험을 모두 포함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총매출을 가리킨다. ‘영업비용’은 임대료, 인건비, 각종 의료장비 및 재료 구입 등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데 사용된 모든 비용을 말하며,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영업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을 뜻한다. 이를 2010년과 2015년, 2020년으로 나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원환경이 어떻게 달라져왔는지 살펴봤다.
2010년부터 10년간 의원급 의료기관 중 치과 증가율 가장 높아
먼저 종별에 따른 연도별 전국의 의원급 의료기관 수를 살펴보면, 일반의원은 △2010년 2만6,133개소 △2015년 2만8,690개소 △2020년 3만2,690개소로 나타났다. 2010년을 기준으로 한 2015년의 증가율은 9.8%였으며, 2015년 기준 2020년의 증가율은 이보다 더 높은 13.9%였다.
치과의원은 2010년 1만4,261개소에서 2015년 14.3% 상승한 1만6,303개소, 그리고 2020년은 11.9% 상승한 1만8,250개소였다. 한의원은 △2010년 1만1,701개소 △2015년 1만3,296개소(증가율 13.6%) △2020년 1만4,520개소(증가율 9.2%)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의 증가율을 보면 치과의원이 28.0%로 가장 높았으며, 일반의원은 25.1%, 한의원은 24.1%였다.
10년간 인구 증가율 6.3%…의원급 의료기관은 25.7% 많아져
통계청의 또 다른 통계지표인 인구총조사를 바탕으로 각 시기별 인구와 의원급 의료기관의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이 훨씬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0년 대한민국 전체 인구는 4,858만293명에서 2015년 5,106만9,375명으로 5.1% 증가했다. 2020년 인구는 5,162만8,117명으로 2015년에 비해 고작 1.1% 상승에 그쳤다.
반면 일반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모두를 합친 의원급 의료기관은 2010년 5만2,095개소에서 2015년 5만8,289개소로 11.9% 증가했고, 2020년에는 2015년보다 12.3% 증가한 6만5,460개소를 기록하며 점점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의 변화를 보면, 인구는 6.3% 상승에 그친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이 기간 2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라면 인구 증가율과 의원급 의료기관 증가율의 격차는 향후에도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의원, 10년간 매출·영업비용·영업이익 격차 없는 고른 상승
치과의원·한의원, 매출보다 영업비용 증가율 더 커 ‘수익 악화’
다음은 각 의료기관의 연도별 매출과 영업비용, 영업이익을 살펴봤다. 종별에 따른 차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전체 금액을 의료기관 수와 12개월로 나눠 의료기관 한 곳당 거둔 월평균 금액으로 환산했다.
먼저 일반의원 한 곳당 기록한 2010년 월평균 매출은 4,234만원이었다. 2015년의 경우 이보다 43.6% 상승한 6,081만원, 그리고 2020년에는 28.4% 상승한 7,808만원의 월매출을 기록했다. 영업비용과 영업이익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일반의원의 영업비용은 △2010년 2,903만원 △2015년 4,165만원(증가율 43.5%) △2020년 5,377만원(증가율 29.1%)을, 영업이익은 △2010년 1,331만원 △2015년 1,916만원(증가율 44.0%) △2020년 2,430만원(증가율 26.9%)을 각각 기록했다.
치과의원 한 곳당 월매출은 2010년 3,450만원에서 2015년 4,695만원을 기록하며 36.1%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2020년의 경우 이보다 20.6% 상승한 5,663만원의 월매출을 기록했다. 영업비용은 △2010년 2,226만원 △2015년 3,073만원(증가율 38.0%) △2020년 3,858만원(25.6%)을, 영업이익은 △2010년 1,224만원 △2015년 1,622만원(증가율 32.5%) △2020년 1,805만원(증가율 11.3%)이었다.
한의원의 월매출은 2010년 2,149만원을 시작으로 2015년 2,763만원(증가율 28.6%), 2020년 2,943만원(증가율 6.5%)을 기록했다. 영업비용은 2010년 1,387만원에서 2015년 34.0% 상승한 1,858만원, 그리고 2020년에는 13.1% 상승한 2,102만원의 영업비용이 소요됐다. 2010년 761만원에 달했던 한의원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2015년 18.8% 상승하며 905만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률(-7.1%)을 보이며 84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한의원의 마이너스 성장률은 2015년에서 2020년 사이 한의원의 의료기관 수는 크게 늘어났으나, 늘어난 수만큼 영업이익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간 한의원 수는 1만3,296개소에서 1만4,520개소로 9.2%나 상승했으나, 전체 영업이익은 1조4,435억6,400만원에서 1조4,643억3,300만원으로 1.4% 상승하는데 그쳤다.
10년간의 변화양상을 보면, 일반의원의 경우 △매출액 84.4% △영업비용 85.2% △영업이익 82.6% 등 모든 지표에서 80%대의 고른 증가율을 보인반면, 치과의원과 한의원은 매출에 비해 영업비용이 크게 늘며 영업이익을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의원의 경우 10년간 매출 증가율은 64.2%였으나, 영업비용 증가율은 이보다 큰 73.3%를 기록했고, 그 결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47.5% 수준에 머물렀다. 한의원은 더욱 심했다. 2020년 매출은 2010년 대비 37.0% 상승에 그쳤지만, 영업비용은 51.6%나 상승해 실질적으로 거둔 수익인 영업이익은 10.4% 상승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경영지표는 얼마나 효율적인 경영을 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의원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2010년 31.4% △2015년 31.5% △2020년 31.1%로 31%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치과의원은 2010년 35.5%에서 2020년에는 31.9%로, 한의원은 2010년 35.4%에서 2020년 28.6%로 각각 3.6% 포인트와 6.8% 포인트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일반의원이 준수한 경영성과를 올린 것은 2020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코로나19 때문으로 보인다. 진단검사와 치료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대부분의 의료대응이 일반의원으로 쏠리면서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선전한 반면, 치과의원과 한의원은 의료대응은커녕 코로나19로 인한 환자감소 현상까지 나타나며 일반의원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