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2024년 요양급여비용 수가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치과수가협상단은 새벽 4시를 넘긴 시각, 3.2% 인상률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3.2% 인상은 이번 유형별 협상에서 한방에 이어 두 번째, 역대 치과 수가협상에 비춰봐도 손에 꼽히는 수치다.
치과의 경우 지난 2020년 3.1%에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이후 1.5%, 2.2%, 2.5% 인상으로 3%대 인상은 쉽지 않은 문턱이었다.
치과수가협상단 마경화 단장(치협 보험부회장)은 이번 협상에서 특히 ‘배려와 신뢰’를 강조해왔다. 열일곱 번째 이어져온 유형별수가계약에 있어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협상을 이끌었다.
치과협상단은 전체 진료비가 10%가까이 증가했음에도 치과는 3.7%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수가인상분을 제외하면 1.5%대에 불과하다는 점, 비급여 공개제도 등의 악재에 내몰리는 상황 등 치과만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쉽지 않은 협상 과정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었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수가협상단으로 활동한 서울시치과의사회 함동선 부회장은 “3.2% 인상의 배경에는 어느 해보다 어려웠던 치과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 또한 크다”고 전했다.
병원 1.9%, 한방 3.6% ‘체결’
약국 1.7%, 의원 1.6% ‘건정심行’
가장 먼저 협상타결 소식을 전한 단체는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였다.
1.9%에 계약을 체결한 병협 수가협상단은 “환산지수 격차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에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임에 틀림없다”면서 “2%대 인상을 기대했지만 재정소위원회의 충분한 고려가 없어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회원 병원에 충분한 수가를 받지 못해 죄송스런 마음”이라면서 “필수의료 등에서 원가보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새벽 5시 30분경 협상을 마무리한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3.6% 인상률에 계약을 체결했다. 한의협 안덕근 수가협상단장은 “지난해 결렬됐던 만큼 올해는 타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협상에 임했다”면서 “유형 가운데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고통분담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수가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는 1.7%의 수가인상률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유형별 수가계약 이후 처음으로 결렬을 선택한 약사회 수가협상단은 “2022년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약국의 코로나19 확진 조제 수 증가와 행위료가 증가한 것이 올해 환산지수 결정에 악영향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SGR 순위와 격차가 엄격히 유지되는 현 수가계약 체계 하에서 순위를 역전하기도, 인상률을 올리기도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종 협상을 진행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수가협상단의 선택도 ‘결렬’이었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유형별 수가계약 이후 무려 10차례 결렬을 선언하게 됐다”면서 “건강보험재정 2년 연속 흑자 속에서도 인건비, 관리비, 재료비 등 비용 급등 등을 반영하지 않고 SGR의 일방적인 순위를 토대로 인상률을 결정하는 형식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염병 최일선에서 1차 의료를 책임진 의료계에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의협이 제시받은 최종 수가인상률은 1.6%, 역대 최저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불합리한 수가계약 행태를 개선하고 밤샘협상 관행부터 없애겠다고 못박았던 2024년도 수가협상도 익일 오전 6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