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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청소년과 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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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95)

얼마 전 요즘 청소년들의 대화 속에서 96%가 욕을 포함한다고 보고되었다. 이는 어려서부터 약간의 비어나 속어를 사용하는 것을 부모나 어른들이 무심하게 간과하며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런 것이 학교나 학원 등의 모임에서 어떤 상대적 우월성을 지키기 위하여 경쟁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친구’같은 조폭영화에서 멋있다고 느끼고 흉내를 내면서 시작되었지만 사회적이나 가정적으로 저항을 받지 못하고 현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부모나 사회가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데서 발생한 매우 중대한 사회적인 오류이며 개개인으로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대다수가 언어를 단순하게 의사소통의 수단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어가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 심리학과 철학에서는 언어에 대여 매우 중요한 역할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언어의 발달과 인지적 능력의 발달을 같이 연구하고, kelly는 언어적 구성개념과 전언어적 구성개념으로 나누기도 하였다. 그런데 현대철학에서는 더 큰 비중을 언어에 두고 있다. 20세기 실존주의철학의 거두인 하이데거는 대표적 저서인 ‘언어로의 도상에서’에서 언어의 본질에 대하여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인간은 말을 한다. 우리는 깨어있을 때도 말하고, 꿈속에서도 말한다. 우리는 언제나 말한다”고 기술하며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말과 함께 인간이 언어 안에 존재하는 방식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인간이 어떤 집에 사느냐처럼 어떤 언어 속에 사느냐는 것이다. 즉, 한 개인으로 본다면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라는 의미이다. 과장해서 해석하면 누군가 저속한 언어(표현)을 사용하면 그는 저속한 세계 속에 살고 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언어는 인간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그 속에 사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는 인간의 존재이고 세계이며, 전통이 물려준 생명력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언어는 한 사람의 세계이기 때문에 결국 삶 전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이데거의 제자이며 현대 철학의 거장인 가다머는 언어는 단순한 진술이 아니라 물음과 대답의 교환을 통하여 발전하는 의미의 통일체이며, 대화가 그 전형적인 예라 하였다. 그리고 언어를 통해 비로소 드러나는 자신의 전체 모습을 본다고 하였다. 대화는 주고-받는 것으로 발전성을 강조하고, 주고-받음이 없다면 단순한 수다라고 하였다. 더불어 타인과의 대화도 결국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라고 하였다. 이처럼 언어는 한 개인에게 있어 하나의 세계이며 사유체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외국어의 습득이 단순한 기술적 학습의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사유체계, 세계관에 대한 체험의 의미로 설명한다. 이와 같이 언어는 한 개인의 삶을 인식하는 철학과 심리적인 부분에 깊숙이 연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중요성이 간과된 체로 우리 청소년들의 비어나 속어의 사용은 위험 수위까지 올라왔다. 더불어 그런 욕의 대화가 자신들의 삶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를 인식도 하지 못한 채 젖어들고 있다. 부모와 사회도 욕을 단순히 바른 말이 아닌 나쁜 말 정도로 인식하며 그것의 폐해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0년 전 흥행한 ‘친구’란 영화에서의 “많이 묵었다 아니가!”라는 말은 유명세를 떨치며 사용되었지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잔인한 장면을 연상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는 것이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사용한 “너나 잘하세요!”란 말은 유행어가 되어 지금은 일반어 같이 사용한다. 하지만 그 말의 내면에는 상대에 대한 비하가 심하게 내포되어있다. 이런 사회적인 풍토에서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말에 욕이 96%라는 보고를 무심히 흘리기에는 너무도 위태롭다. 하이데거의 눈으로 보면 욕이라는 분노, 비하, 어두운 부정적 세계 속에서 청소년이 살고 있는 것이다. 부모나 어른들이 아이들의 말버릇 하나를 개선하는 것이 그 아이의 사유체계와 세계관을 바꾸는 위대한 행위임을 인식하고 행동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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