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운 선율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귓가에 스미는 클래식 음악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치과에 왔다는 사실도 잠시 잊게 된다. 마음의 힐링을 선물하는 이곳이 얼마 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과보철과를 은퇴한 한동후 명예교수의 공간이다. 그저 음악이 좋아 시작했던 덴탈 오케스트라 활동은 이제 한동후 명예교수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다. 그의 클래식 사랑은 바이올린을 전공한 외삼촌의 영향을 어렸을 때부터 받으며 자란 덕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주위에 악기를 하는 선배들이나 동기들이 있어서 취미 삼아 같이 모여 연습도 하고 실내악 합주도 하는 기회를 가지다 보니 생활 속에서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다. 대학 입학 당시에는 치대 오케스트라가 생기기 전임에도 고교 동문 선배들 덕분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찬조 출연 뿐만 아니라 현악 합주단 (string ensemble)을 조직해 연주 활동도 했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역시 매우 드물었던 시절이었는데, 때마침 서울치대에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같이 연주 활동을 하자는 제의가 들어와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 그의 오케스트라 활동의 시작
♥ 막걸리는 무엇일까? 막걸리의 기본재료는 쌀과 같은 전분을 가진 곡물과 누룩, 그리고 물이다. 항아리 속에 이 재료들을 넣어 발효한 것을 술덧이라고 하는데, 다 익은 술덧을 어떻게 거르느냐에 따라 갈 길이 달라진다. 대나무로 촘촘히 짠 용수(술 거르는 용구)에 이것을 넣고 용수 안에 고인 것을 뜬 것이 청주(淸酒) 또는 약주(藥酒)이며, 청주를 떠내고 남은 지게미를 거른 것이 탁주다. 마지막으로 탁주를 거를 때 도수를 낮추고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넣어가며 거는 술이 막걸리이다. 그래서 지금은 같은 뜻으로 혼용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탁주가 막걸리보다 더 넓은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동동주는 무엇일까? 발효가 거의 끝날 때쯤 가벼워진 고두밥이 위로 동동 떠오르는데 이때 마시는 술이 바로 동동주다. 그러나 시중에서 파는 동동주는 상업적 목적으로 1990년대 초반 쌀로 만든 막걸리를 출시하며 기존의 밀가루 막걸리와 차별하기 위하여 막걸리 위에 밥풀을 띄운 후 동동주라고 이름을 붙여 팔기 시작한 데서 유래한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자면 개념이 모호한 술이다. ♥ 막걸리에 깃든 우리 민족의 얼이 있지 않을까? 필자는 막걸리를 좋아하는 애호가일 뿐이다. 좋
미각에 대한 경험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은 새로운 감각을 받아들이는 즐거운 탐험과 발견이다. 프랑스 미식 문화에 있어서 치즈의 역할은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재래식 제조방식과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내는 치즈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와인 생산자의 철학이 한 잔의 와인을 통해 전해지는 것과 같은 감동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미식가 ‘쟝 앙뗄므 브리야 사바랭(Jean Anthelme Brillat-Savarin)’은 그의 유명한 저서인 ‘미식예찬(Physiologie de Goût. 1825)’에서 ‘치즈가 빠진 식사의 마무리는 애꾸눈을 가진 미녀와 같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치즈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될만한 상식과 활용 팁을 소개한다. 치즈는 주재료가 되는 원유에 따라 소젖(lait de vache), 염소젖(lait de chèvre), 양젖(lait de brebis) 등 크게 세 분류로 나뉜다. 제조 공법에 따라서는 가열압착치즈, 비가열압착치즈, 흰곰팡이연성치즈, 세척외피연성치즈, 푸른곰팡이치즈, 생치즈 등 6가지가 있다. 두 분류법을 모아 총 8가지로 나누어 알아보겠다. 1. 생치즈(les Parents Pauvres - le
2017년이었다. 첫째 아이가 중학생이 되니 아이의 장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었다. 당시 아이는 학교 수업을 마친 후 몇 개의 학원을 들렀다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집에 와서도 학원숙제를 하느라 정신없는 아이를 보면 매우 안쓰러웠다. 그러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보다 자유롭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의 성향에 따라 유학을 고민하게 되었다. 막상 유학을 보내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다. 일단 미국이나 영국 대학으로 최종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중•고등학교는 동남아, 영국, 미국 등에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그 외에도 아이의 친구들이 제주도에 있는 국제학교에 진학한 것을 고려해, 제주도도 후보에 올려두었다. 이때부터 나의 첫째 아이 유학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유학 프로젝트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 국가 선택이다. 요즘에는 유학관련 선택의 폭이 넓어서 국가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남편과 필자가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기에 가장 친근한 영국을 먼저 고려해 보았다. 영국에는 좋은 Boarding School(기숙사 학교)이 많아서 입학이 되면 정통 영국 영어도 배우고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일표이서’, 즉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의 저자인 다산 정약용은 71세에 한시 ‘노인일쾌사(老人一快事)’를 지었다. 제목처럼 노인이 된 그에겐 여전히 즐거운 일이 있다는 뜻이다. 군더더기였던 머리털이 빠져서 좋고 눈이 어두워글을 읽을 필요도 없으며, 귀를 먹었으니 시비 다툼을 듣지 않아서 좋다는 그의 노년 긍정론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 중에 치아가 없어서 좋다고 말하는 부분은 치과 의료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치아가 없어서 편안하다고 말하는 건 다산의 호방함일까? 그는 이가 다 빠지고 난 다음 느끼는 편안함에 관해 읊고 있다. 이제는 치통 때문에 밤을 지새울 일이 없으니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 대신 잇몸’을 실천하는 그는 이 없이도 웬만한 것은 다 먹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이 없음에 당당한 그도 여전히 어려워하는 것이 있다. 무치악이 된 그는 씹는 모습을 부끄럽게 여긴다. 이를 노년기의 미적 추구라고 느낄 사람을 없을 것이다. 이가 없어도 저작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가져오는 심미적 부끄러움은 피할 방법이 없다. 프랑스 혁명이 낳은 불세출의 영웅 나폴레옹은 조제핀을 아내로 맞는다. 조제핀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실제적 변화의 대표적 예를 꼽자면 아마도 ‘공유경제의 물결’일 것이다. 소유에서 렌탈로, 렌탈에서 공유로의 개념변화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무실도, 차량도, 심지어 사는 집도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중에서 우리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특히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차량공유 서비스의 사회적 공정성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떤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도록 하자. 세계 1위의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Uber)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알리바바 이후 시가총액 최대의 유니콘 기업 상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우버는 동남아와 동북아 일부 도시 등을 제외한 전 세계 대부분의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에 연결된 택시를 호출할 수도 있고, 일반 개인승용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차량이용가격은 택시의 경우 미터 요금대로 내면 되고, 일반승용차를 이용할 경우는 호출 시 미리 정해지는 비용을 내면 된다. 지불은 우버앱을 통해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