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박모씨라는 젊은 인기 연예인의 성폭행사건이 톱기사로 올라왔다. 그리고 오늘은 고소가 취하되었다는 기사가 보인다. 더불어 유흥주점 여종업원에게 성관계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는 기사도 보인다. 그는 여성들에게 순수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던 톱스타다. 이번 사건으로 그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성관계의 대가를 지불했다고 인정하였다. 성폭행이라는 치명적인 범죄보다는 성매매라는 조금 가벼운 범죄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는 억울한 것이 많아 보인다. 나이 서른 살의 인기 연예인이다 보니 그 흔한 연애도 마음 놓고 하지 못하고 여자 한명 사귀기도 힘들 것이었다. 더구나 조금 아는 여자와 만나다보면 개그맨 유모씨처럼 갑자기 성추행범으로 몰릴 수도 있으니 사람을 만나거나 접하는 것이 무서웠을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유흥업소였고 젊은 혈기를 즐겼을 것이다. 그런데 성매매금지법을 여종업원이 이용하였다고 해석하면 이 사건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현재의 우리나라 법의 테두리에서 젊은 남자 인기 연예인이 여자를 만나고 자신의 생리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것은 박모씨처럼 모든 것을 걸어야하는 위험한 일이 되어버렸다. 일반 여자를 만나 그 사람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면 성추행범이고 성폭행범이 된다. 유모씨는 여자가 거절하여 아무 일 없이 호텔을 나왔다고 말하지만 성추행이란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그래서 박모씨는 차선으로 유흥업소를 선택하였을 터인데 그곳에서 성폭행범과 성매매범의 선택을 요구한 상황이 온 것이다. 어쩌면 많은 반대에도 불구라고 입법화된 성매매금지법의 반대 이유의 한 사례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요즘 착한 사마리아법이 만들어진다는 말이 들려온다. 사마리아인법은 성서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유래되었다. 어떤 유태인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다가 강도를 만나 상처를 입고 길가에 버려졌는데, 동족인 유태인 제사장과 레위인은 못 본 척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유태인에게 멸시받던 사마리아인이 측은한 마음에 구조해 주었다. 결국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도덕적인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여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프랑스 형법은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을 구해 주어도 자신이나 제3자에게 위험이 없는데도 도와주지 않는 자는 처벌한다. 한마디로 구조거부죄 혹은 불구조죄이다. 이는 도와준 사람이 피의자로 바뀌는 상황이나 혹은 경찰서로 자주 불려가는 번거로움 등으로 타인의 일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사회풍토를 바꾸어보려는 노력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의 의문점이 있다. 법이 구속하니 더 멀리 피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앞에 언급된 연예인들처럼 악용당하는 것이다. 셋째는 과연 도덕성을 법이 강요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동안 인간의 욕망과 도덕성을 지배하려는 법들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였다. 간통죄법, 성추행법, 성매매법 등이 있었다. 9월 1일에는 3만원 이상 선물을 주고받지 못하는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이 또한 선의의 피해자 발생이 예견되는 법이다. 사실 이 법이 케이크 하나 값인 고작 3만원을 주고받는 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취지는 아니었을 것이나 그렇게 변질되었다. 그래서 착한 사마리아법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적극적 구조를 장려하는 것이 아니고 처벌규정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구조자에게 1억을 지급한다면 모두가 구조자가 되지 않겠는가.
법이 도덕을 지배하려기보다는 방향을 바꾸는 노력이 되어야 한다. 2008년 응급의료법 개정이 좋은 사례이다. 응급상황에 처한 인명을 구조하다가 불의의 사고가 나더라도 구조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소극적인 행위를 적극적 행위로 바꿀 수 있도록 장해가 되는 부분을 해결해 준 것이다. 이렇게 법은 도덕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장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새로 시행된 인성교육진흥법을 기대해본다. 도덕이 법 위에 있어야 한다. 도덕을 세우는 인성을 위한 교육이 그 원천이기에 제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