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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거짓말과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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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14)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는 ‘인지 부조화의 원리(Cognitive dissonance)’를 이야기하였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신념, 생각, 태도와 행동 간의 부조화가 유발하는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한 태도나 행동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의 탄생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페스팅거가 1950년대 초에 신문을 읽다가 심리학자로서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기사를 보았다. 당시 미국 어느 마을에서 한 사이비 교주가 자신이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는데 조만간 큰 홍수가 닥칠 것이며 오로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신도들만 비행접시로 구출될 것이라고 주장한 일이 있었다. 흔하고 흔한 종말론이다. 이를 믿은 사람들은 전 재산을 이 교주에게 맡기고 철야기도에 들어갔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친지, 친구 등 연락이 닿는 사람들에게 모두 자신들과 동참할 것을 설득하였다. 많은 사람이 교주와 함께 운명의 날을 기다렸는데 약속했던 운명의 날은 하루 종일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씨로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를 놀라게 한 것은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교주는 신도들을 다시 모이게 한 후 “당신들의 믿음에 힘입어 세계는 멸망의 문턱에서 구원을 받았다”라고 말했는데, 놀랍게도 이 말을 들은 신도들은 기뻐하며 축제를 벌였고, 이후로도 교주를 신실하게 믿었다는 기사였다. 페스팅거는 누가 봐도 교주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한두 명도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로 생각할 수 있었을까, 또 어떻게 문명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는 한 가지 실험을 하였다. 지원자를 모으고 몇 시간 동안 매우 지루한 일을 시키고 두 부류로 나누었다. 한 부류에는 수고비로 단돈 1달러를 주고, 다른 부류에는 20달러를 주었다. 그리고 실험에 참가한 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실험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은지를 평가해달라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20달러를 받은 사람들이 불만이 적을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결과는 우리의 상식과는 반대로 1달러를 받은 그룹이 더 실험이 재미있었고 과학적 의미가 클 것이라 대답하였다. 이에 페스팅거는 의미 없는 매우 지루한 일을 하고 게다가 수고비까지 턱없이 적은 돈을 받은 자원자들의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다. 첫째는 한심한 실험에 참가하여 보상도 제대로 못 받은 자신이 멍청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 실험은 무언가 내가 알지 못하는 중요한 의미가 틀림없이 있고 나는 거기에 보상을 바라지 않고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멍청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모순되지 않으려고 두 번째와 같이 자신을 합리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적당한 수고비를 받은 그룹은 이런 심리적 갈등을 주는 모순이 없어서 자유롭게 사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이나 개념에 반대되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논리적인 결론보다는 비합리적이더라도 자신의 생각에 부합되는 선택을 한다. 이것이 ‘인지 부조화의 이론(Cognitive dissonance)’이다. 이 또한 프로이드가 이야기한 방어기전의 자기 합리화에 해당한다.


요즘 우리는 청문회에서 부인할 수 없는 증거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된 후에도 사회 지도자들이 수많은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특검에서 구속되기 직전까지도 거짓말을 했다. 거기에 의혹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은 자신의 무죄를 이야기한다. 이 모습은 수십 년 전 미국 닉슨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언론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하다. 우리는 그들이 정치는 물론 문화예술까지 장악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런 이들이 이 나라를 운영한 사실에 또 놀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2017년인 지금 이런 전 근대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것은 적어도 1950년대에  페스팅거가 사이비교주 사건으로 받은 충격보다 100배는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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