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구직은 비단 치과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숙제다. 구인을 원하는 곳은 치과의원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다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직을 원하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청년실업 해결이 국정과제 중 첫 번째로 꼽힐 정도다. 구인과 구직의 두 평행선 사이의 갭을 줄일 수 있는 묘수는 없을까?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구직자 7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기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연봉(32.6%)’을 고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리후생은 19.6%의 비율로 2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담당직무(14.3%), 기업 비전 및 사업 전략(11.5%), 기업 규모와 인지도(8.9%) 등의 요소도 고려대상으로 조사됐다.
위의 설문조사 결과처럼 구직자의 선택은 역시 연봉이다. 이외에도 잡코리아는 최근 올해 4년대졸 정규 신입직 초임을 확정한 국내 기업 522개사(대기업 207개사, 공기업 12개사, 외국계 기업 13개사, 중소기업 290개사)의 신입직 초임을 조사,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본 상여금은 포함하고, 인센티브는 제외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대기업 대졸 신입직의 평균연봉이 3,85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국계 기업(3,464만원)과 공기업(3,459만원)이 비슷한 수준으로 높았고, 중소기업은 평균 2,523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올해 중소기업의 신입직 평균연봉은 대기업과는 1,332만원의 큰 차이를 보였다. 위 통계를 보면 많은 청년들이 재수를 하고서라도 대기업에 입사하려는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리고 청년실업의 핵심원인이 이 차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치과계를 돌아보자. 며칠 전 서울지부 구인구직특별위원회 모임에 참석했다. 특위는 신규위원 위촉장 전달식을 마치고 곧바로 안건 토의에 들어갔다. 첫 번째는 치위생과 및 간호조무사학원을 대상으로 한 취업 홍보물 제작여부에 관한 내용이었다. 동네치과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나, 소문들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키고, 근무하기 좋은 여건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홍보 포스터였다. 이렇게 근무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해서는 치과의사의 인식변화가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다음은 보조인력 교육프로그램을 논의했다. 치과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달리 업무적응까지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치과가 처음인 간호조무사들은 치과업무에 대한 사전교육이 필요하다. 이렇게 교육이 필요한 치과전문성은 간호조무사들이 처음 근무지로 치과를 꺼려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런 진입장벽을 허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초, 초급, 중급, 상급으로 나눠 실질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교육이수증을 발행해 연봉협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자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마지막으로는 구인구직에 관한 설문조사 문항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여기서도 치과의사의 인식변화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게 되는데, 연봉에 대한 개념이 주를 이뤘다. 아직까지 많은 치과의사들은 직원들과 급여를 말할 때 실수령액만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것이 연봉이라는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많은 치과에서 통용되는 방식으로 보자면, 직원에게 실제 지급하는 금액과 4대 보험 본인부담금, 세금, 식비 등을 다 합친 금액을 1년 동안 지급하는 액수, 그리고 상여, 기타 수당을 모두 포함하는 총액이 연봉이다. 이렇게 따져보면 현재 치과근무자에게 지급되는 연봉은 중소기업 대졸자의 초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렇게 위원회에서 함께 토의를 하다보니, 4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그날의 특위는 끝났지만 구인난에 대한 묘책 찾기는 끝나지 않았다. 요즘은 주40시간 근무조건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치과들이 많이 보인다. 자발적이라기보다는 구인난이 치과의사를 변하게 만들었다는 말이 더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시장경제라는 보이지 않는 손은 구인구직간의 간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구인난을 겪은 사람들은 주5일제 근무를 위해서도 애쓴다. 아직은 치과의사들이 준비가 덜 되었지만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런 개원환경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동네치과는 진화하고 있다. 미리 준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구인구직특별위원회는 계속적으로 노력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