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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지금 우리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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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77)

다른 치과에서 교정치료 중인 환자가 내원했다. 철사가 찔리는 등의 간단한 이유가 아니고 기존 치과에 대한 불만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 주기를 원한다면 자칫 골치 아픈 상황에 본의 아니게 끌려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진다. 누구나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의 잘못을 부각시키기 때문에 듣는 사실만으로 진실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주소를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그 말의 진실성이 몇 퍼센트인지도 같이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환자는 자신이 다니는 치과가 TV에 나쁘게 방송된 뒤에 병원이 임시로 문을 닫은 상태여서 내원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다행 아닌 다행으로 환자와 치과 사이에 발생한 문제보다는 일방적으로 치과에 발생한 문제라서 긴장을 조금 늦출 수 있었다. 환자에게 주소를 물으니 안면비대칭을 개선하기 위해 교정치료를 시작했다고 했다. 성인이 안면비대칭을 수술을 통하지 않고 교정치료로 해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주소와 치료방법이 일치하지 않는 환자 이야기는 필자에게 여러 가지 상황을 의심하게 하였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의사는 옳게 설명을 하지만 선택을 하는 환자 자신이 듣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경우다. 일반적이지 않지만 환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사실을 숨기고 환자가 듣기를 원하는 말만 해준 경우다. 최악은 환자유치상담사가 안면비대칭을 단순교정치료로 개선시킬 수 없는 것을 모르고 무조건 유치한 경우다. 내막을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었던 필자는 교과서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환자에게 들려주었다.


환자가 돌아간 뒤 무엇인가 답답하면서도 씁쓸한 여운이 오래 남았다. 세상이 늘 그렇듯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고 잘난 사람도 있고 못난 사람도 있다. 다양성이다. 치과의사도 다양하다는 사실을 다양성 차원에서 이성적으로 이해를 하면 간단하건만 마음은 씁쓸하다. 일말의 상도도 의료윤리도 무시한 채 의료계를 휘저어 놓는 그들을 다양성으로 이해하기는 간단하지 않다. 지금은 비윤리를 넘어 범죄로 향해 가기 때문이다. 범죄는 의료계 소관이 아니고 사회 문제다.


우리 의료인은 직업에 대한 소명과 의료윤리를 공유할 때 동료애가 생기고 그 속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의료인으로서 자부심과 자존감이 하락한다. 물론 그들 모두가 나쁜 사람들만은 아닐 것이고 간혹 몇몇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직종이 그렇듯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전체 직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하락하게 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얼마 전 TV에서 옳다고 주장하는 스님들이 그르다는 스님들을 비난하는 방송을 보았다. 필자는 그들 모두가 어리석게 보였다. 보통사람들에게는 스님들 간의 옳고 그름이 아닌 전체적 이미지의 추락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주를 하는 보통사람들은 그 돈을 부처님에게 준 것이라서 소원만 성취하면 되지 사용처는 전혀 궁금하지 않다. 그 돈이 어려운 이를 돕든 스님들이 유흥비로 탕진을 하던 그것은 그들의 몫이다. 옳다고 주장하며 상대편을 민간 법으로 비난한 스님들은 자신들이 속한 전문 집단 안에서 해결해야할 일을 민간 법과 도덕이라는 외부로 끌어내는 우를 범했다.


전문 집단이 일반적 법과 도덕 기준으로 판단을 받으면 그 전문성과 특수성이 훼손된다. 의료인이 자신들 집단 속 문제를 사회법에 의뢰하면서 발생한 가치성 하락과도 유사하다. 하물며 의료상술의 극단적 모습이 TV를 통해 방송되었다. 한 개 치과의 문제가 아니고 전체 의료인 이미지가 도덕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다.


요즘 불만 고객들이 차마 듣기 민망한 욕부터 시작하는 것이 증가되는 추세로 파악되고 있다. 개인의 분노조절장애일 수도 있으나 전문 집단의 도덕성 하락도 일조를 했다. 이런 일이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제 차분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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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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