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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정해진 일과 정해지지 않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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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79)

출근을 해보니 기공실 싱크대 밑 부분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하수관 연결 부위에 감아놓는 검정 테이프가 세월이 지나며 삭아서 발생한 일이다. 필자가 손수 검정 테이프를 새로 교체하고 물을 부어 확인한 후에 마무리 지었다. 개원한 지 20년이 되어가니 요즘은 늘 있는 일이다.

개원 초창기에는 인테리어 업자에게 전화하고 빨리 오지 않는다고 하루 종일 노심초사를 했었다. 사실 업자에게 연락이 되어도 업자가 다시 배관공에게 연락을 하여야 하고 그 기술자들이 내원하기까지는 며칠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럴 때마다 성질이 급한 필자가 직접 고치다보니 이젠 웬만한 것은 직접 고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게 되었다.

보통 검정테이프 수명이 10년 정도이니 검정테이프로 마감한 공사는 대부분 10년이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검정테이프가 사용되는 곳은 다양하다. 우선 전기시설이 많고 다음으로 배수시설 연결부위이다. 압력을 받지 않는 곳이라면 문제 발생 가능성이 적지만 컴프레셔나 석션 등과 같이 압력을 받는 기계의 연결부위나 물이 흐르는 배수관련 부위는 조금만 상해도 누수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요즘은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검정 테이프가 있는 부위를 먼저 점검한다. 검정테이프와 유사하게 고무 제품도 잘 삭는다. 10년 정도면 유니트체어 내부 고무 재질 라인들이 삭아 물이 새기 시작한다.

비단 이런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트북이나 컴퓨터는 더 심하다. 5년이 넘으면 느려지고 10년이 넘으면 새로운 프로그램이 돌지 않기 때문에 업그레이드하면 안 된다. 장비용 컴퓨터는 인터넷과 연결을 모두 차단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번 엉기면 새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이 세상일은 1년에 한번 생기는 일, 10년에 한번은 생기는 일, 20년에 한번은 생기는 일 등이 이미 정해져 있다. 그 일이 무엇인지 언제 발생할지는 모르지만 모든 일이 그렇다. 모든 장비에 사용한도가 있기 때문에 때가 되면 벌어질 일들은 벌어진다.

사람의 일도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해진 일들이 벌어진 것이 많다. 인간의 육체는 치과 장비처럼 사용시한이 정해져있어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마음은 다르다. 정해진 시한도 없고 늙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1년에 한 번이나 20년에 한 번은 발생할 일에서 마음은 해당되지 않는다. 세상일에서 유일한 변수가 사람의 마음에서 발생한 일들이다. 사람 마음에서 시작된 일들은 정해진 세상사가 아니다. 요즘 필자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마음의 연관성을 본다. 병원에 물이 새는 일은 마음과 관련이 없으므로 그냥 해결하기만 하면 되고 스트레스 받을 이유가 없다. 마음과 관련되지 않은 일은 노후에 따른 것으로 언젠가 한번은 반드시 발생할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사 또한 마찬가지다. 노화에 따라 반드시 한 번은 발생할 일이다. 20대에는 친구 결혼식에 갔고, 30대에는 아이들 돌잔치를 갔고, 요즘은 친구 부모님들 장례식장과 자식들 결혼식장에 다닌다. 마음과 무관하게 이미 정해진 일들일 뿐이다. 

50대 후반에 들어선 필자가 지나온 과거의 일을 돌아보며 정해졌던 일과 마음에 의해 결정되고 정해지지 않았던 일들을 구분해보았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늘 일희일비하였지만 생각해보면 정해진 일들이 벌어진 사건에 대해 그렇게 많은 마음을 썼던 것들이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하면서 몇 가지를 생각해본다. 결정된 일보다는 정해지지 않은 마음의 역할을 늘리는 일에 관심을 가진다. 결정된 일들의 규모를 최대한 축소하여 삶의 규모를 줄이는 일이다. 마음의 크기를 줄이는 일이고 소유에 대한 축소이며 에너지 사용을 사물에서 마음으로 이동시키는 일이다. 관심의 방향을 외부에서 내부로 바꾸는 작업이 무소유의 시작이다.

무소유란 결정된 모든 것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을 넘어 마음조차도 놓아버린 단계를 말한다. 마음조차 소유하지 않을 때를 무소유라 한다. 도인이 아닌 필자에겐 어려운 일이기에 우선 정해진 일들을 축소하고 삶의 규모를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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