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화)

  • 구름많음동두천 7.0℃
  • 맑음강릉 9.4℃
  • 구름조금서울 7.1℃
  • 대전 5.9℃
  • 흐림대구 9.3℃
  • 흐림울산 11.2℃
  • 흐림광주 8.4℃
  • 흐림부산 11.0℃
  • 흐림고창 8.8℃
  • 구름많음제주 11.4℃
  • 구름많음강화 7.3℃
  • 흐림보은 5.1℃
  • 흐림금산 4.6℃
  • 구름많음강진군 9.6℃
  • 구름많음경주시 10.3℃
  • 구름많음거제 12.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고전에서 길을 찾다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397

20년 만에 다시 읽은 러셀의 ‘행복의 정복’은 예전에 읽을 때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예전에 읽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글귀가 이제 필자가 경험을 해보니 글자마다, 단어마다 주옥같이 가슴에 스며들었다. ‘한 쌍의 부부가 평균 두 명 이상의 자녀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자녀를 낳고 싶다고 원할 만큼 충분히 삶을 즐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매우 놀랐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을 이미 80년 전인 1940년에 기술한 것이 놀라웠고, 그 당시에 이미 선진국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사실에 두 번 놀랐다.

 

‘성공하기 위해서 다른 요소들을 모두 희생한다면, 그 성공은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하여 인성교육은 사라졌고, 오로지 점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점수에 매진한 결과가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의 근원적인 원인인 것을 지적하고 있다. PC방 살인사건, 부산 결별 여자친구 일가족 살인사건, 보험금 노린 부모 살인사건, 인천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초강력 범죄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인성과 윤리와 연관된 사건들이 대부분이며 이것이 러셀이 예측한 ‘비싼 대가’이다. 개인과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해당되는 일이다. 먹튀 치과, 덤핑 치과, 초저수가 광고 등 지금 우리 치과계가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도 역시 자신만의 성공을 위하며 모든 것을 희생시킨 이들에 의한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행복엔 돈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거짓 행복에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는가’ 경제적 여유가 행복의 최소한의 조건은 될 수 있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님을 명확하게 직시했다. 돈을 벌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 걸면서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성공을 위한 투쟁’이라고 정정해주었다.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로는 성공을 위한 투쟁이다. 투쟁을 벌이면서까지 두려워하는 것은 내일 아침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웃사람들보다 우월해지지 못한다는 사실인 것이다.’

 

절대적 불행이 아닌 상대적인 불행을 이야기한다. 내가 사는 집이 작아서 불행한 것이 아니고 친구가, 이웃이, 형제가 큰 집에 사는 것이 부럽고 질투나서 불행한 것이라고 정확하게 말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개발도상국 시절에 모두가 다 어렵게 살고 집집마다 자동차가 없던 때에는 지금처럼 자살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공부 못하면 못하는 대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살았다.

 

그런데 지금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에 시달리고 삼성 시험에는 10만명이 몰렸다. 1년에 1만3,000명 정도가 자살을 하고 자살 시도자는 그 5배이다. 그의 말처럼 끼니가 없어서 자살하지 않는 것만은 확실하다. 다양한 이유가 현대인들을 불행으로 몰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마 앞서간 사회들이 80여 년 전에 경험했던 것임을 고전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더불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의 해결점도 고전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은 끝에서 행복을 위해서는 자신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기를 권하고 있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있고, 자신만의 행복을 원하고, 자신만 잘 살기 위해 돈을 모으는 모든 행위가 자신을 가두어 놓는 감옥이 되고, 감옥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것을 정열적으로 할수록 최악의 감옥이 된다고 했다. 행복한 사람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며, 사랑을 요구하는 사람이 사랑을 받는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사랑을 주는 사람이 사랑을 받을 수 있고 그런 모든 행위들이 행복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천재지변이나 사고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불행을 제외한 다른 불행은 자신의 욕심이 만들어낸 불행이며 이것은 얼마든지 행복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피력했다. 책을 읽은 내내 필자는 그의 필체, 문구, 단어, 지적인 통찰에 감탄하고 감동하며 행복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비트코인의 슬픈 사회
최근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이 뉴스를 들으며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착한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 권선징악과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 잘산다는 것이 공통의 교육적 목표며 인류의 보편적 가치였다. 이런 가치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살면서 규칙이 만들어졌고, 공동의 선을 추구하기 위해 윤리와 도덕 그리고 성실한 삶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근면성실한 자가 존경받기보다는 무능하거나 고지식한 사람으로 취급되었다. 노력 없이 일확천금을 얻은 자들이 각광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가 큰돈을 벌면서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가 되었다.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무리하게라도 영끌해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20~30대가 혈안이 되었다. 무리한 코인투자로 모든 것을 잃은 청년들이 속출하기도 하였다. 이런 사회적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는 뉴스는 비상식의 상식화를 가속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갱신할수록 성실한 노력으로 번 돈의 가치는 하락한다. 비트코인의

재테크

더보기

신고가 경신하는 미국 증시와 첫 금리인하 전후 전망

기술주가 견인하는 미국 증시의 신고가 경신 최근 신고가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 중심에는 엔비디아와 AI 관련 기술주의 힘이 컸다. 전통적인 빅테크 기업이었던 애플과 구글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는 사이 엔비디아(3위)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애플(2위)의 시가총액에 근접하게 됐다. 그런 엔비디아가 최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 증시도 상승 추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종목별로 차별화된 장세가 심해지고 있다. 특히, 기술주와 비기술주 간의 상대적인 가격 차이가 크게 커지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지수에 편입된 기술주가 S&P500 지수보다 역사적인 고평가 영역에 이르고 있다. 특정 섹터와 기업에 편중된 주가 상승은 전체 미국 증시의 건전한 상승 흐름이 지속될 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지난해 11월 FOMC 이후로 이어진 산타랠리와 연초 미국 증시의 랠리는 큰 조정 없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어느 시점부터 건전한 주가 조정 구간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주기적 자산배분 - 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나타내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참고해 현시점에서 주기적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