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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사설] 감정노동과 정당한 진료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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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감정노동은 여러 형태의 인간관계에서 나타난다. 직장 내에서 동료들간의 갈등으로 초래되기도 하고, 고객들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서비스업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고객은 왕’이란 말도 어느 정도의 감정노동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관계를 갑을로 규정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태다. 주고받는 돈과 서비스에 한해서만 의무가 따를 뿐 그 외의 인간관계는 평등하다. 그 부분을 서로가 명확히 하고 선을 넘는 요구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선진사회로 가려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지불한 것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문화가 상식처럼 여겨져야 한다.

 

의료기관도 이제는 예외가 아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발표한 2019년 보건의료노동자실태조사에 따르면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감정노동은 매우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89.5%가 감정노동을 겪고 있다고 답했는데, 심한 경우 폭언, 폭행, 성폭력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들은 환자와 보호자가 대부분이지만, 의사나 상급자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주는 이런 직원(노동자)을 보호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가진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노동자가 폭언이나 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고용주가 보호와 예방 조치를 마련하고, 이를 어길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으로 지난해 10월 시행되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적발된 경우는 한 건도 없다. 노동자가 고용주를 당국에 직접 신고해야 하는 부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담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특히 용납할 수 없는 고객의 갑질까지도 감내해야 한다는 식의 고용주의 압박이 이어진다면 반드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동네치과에서의 갑질과 감정노동은 직원을 통해서 들려오기도 하고 환자들로부터 직접 겪기도 한다.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폭언이나 폭행은 “내가 이러려고 치과의사가 되었나?”하는 자괴감까지 동반할 수 있기에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치과의사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갑질하는 환자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의료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진료거부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의료법 제15조에 따라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 그러나 보건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폭행과 같은 범죄행위, 의학적 사유 등 합리적 사유가 있을 경우 의료기관 및 의료인은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은 밝히고 있다. 의료인에게 가해지는 폭언, 고성, 물건 집어던짐, 진료실 난입 등은 정당한 진료거부 사유에 해당되고, 그에 따른 형사처벌도 가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폐막 없이도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감정노동이라는 마음의 상처 없이 소신껏 진료하고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진료환경이 구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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