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8 (화)

  • 구름많음동두천 12.3℃
  • 맑음강릉 11.6℃
  • 구름많음서울 14.8℃
  • 흐림대전 15.5℃
  • 대구 13.5℃
  • 울산 14.0℃
  • 구름조금광주 14.5℃
  • 부산 14.5℃
  • 구름조금고창 13.9℃
  • 맑음제주 15.9℃
  • 구름조금강화 13.0℃
  • 흐림보은 14.8℃
  • 흐림금산 15.0℃
  • 구름조금강진군 14.8℃
  • 흐림경주시 13.3℃
  • 흐림거제 15.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무소유와 풀소유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93)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요즘 세간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집필하신 스님이 좋은 집에서 사는 모습으로 방송에 나가고부터 ‘무소유’를 쓰신 법정스님과 비교되어 ‘풀소유’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여기에 선승이셨던 숭산스님의 외국인 제자인 스님이 비난을 하다가 전화통화 후에 다시 칭찬을 하며 또 다른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불교적 개념에서 보면 두 사건은 하나도 논란이 되지 않는, 의미 없는 일이다. 우선 ‘풀소유’의 반대가 ‘무소유’가 아니다. 일반 사람들은 ‘무소유(無所有)’를 한자로 해석하여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른 의미가 있다. 불교에서 무소유란 수행 단계 중 하나이다. 수행 단계가 9가지가 있으며, 그중 8번째 단계를 ‘무소유처’라고 부르며 ‘무한의식을 뛰어넘어 아무것도 없는 경지’라고 한다. 법정스님이 책 제목을 여기서 따오며,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행으로 소유하지 않는 기본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인 듯하다. 

 

불교의 기본개념은 ‘중도’로 선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선악이란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중도는 선도 악도 아니지만, 선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선은 당연한 기본이기 때문이다. 선하면 악을 이해하고 비로소 ‘중도’에 들어갈 수 있다. 선도 방편일 뿐 목표가 아니다. 즉 무소유는 방편일 뿐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풀소유를 하든 무소유를 하든 불교 개념에서는 아무 상관이 없다.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소유하고 있다면 영원히 소유라는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소유라는 욕망을 벗어나고 무소유라는 생각에서조차 자유로워져야 한다.

 

청정한 연꽃은 진흙탕에서 핀다. 진흙이 없으면 연꽃도 없다. 모든 불상이 항상 연꽃좌 위에 앉아 있는 것도 욕망의 진흙탕을 넘어 연꽃을 피워 부처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아직 진흙탕 속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들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고 불쌍한 이들이라 ‘중생’이라 부른다. 풀소유를 하든 무소유를 하든 비난의 대상이 아니며, 단지 아직 욕망을 벗어나지 못한 불쌍한 ‘중생’일 뿐이다. 

 

불교를 자비(慈悲)라 말한다. 자(慈)란 상대방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고, 비(悲)는 상대가 불행과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마음을 한 사람에서 많은 사람으로 넓혀가는 것이 수행이다. 다음으로 희사(喜捨)가 있다. 희(喜)란 남의 기쁨을 같이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마음이고, 사(捨)는 대통령이든 거지든 악인이든 모두 평등하게 대하는 마음이다. 풀소유든 무소유든, 풀소유라 그를 비난하든, 비난하는 그를 책망하는 것이든지 이 모든 것이 불교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아함경에서 어떤 사람이 부처에게 물어보았다. “당신은 왜 수행은 강조하면서 신에게 기도하는 것을 반대합니까?” 이에 부처는 “지금부터 하루 동안 당신의 신에게 기도하여 나를 강 건너에 보내주시면 믿겠습니다. 그보다 나의 발로 걸어가면 간단하고 확실하게 강을 건널 수 있습니다” 신에 대한 기도보다 현실적 수행을 강조한 석가모니에게 선이란 악의 반대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덕목일 뿐이다. 

 

불교 개념에는 비난이란 불가능하다. 비난 자체가 분별하는 상대세계에 집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악을 넘어선, 집착을 넘어선, 옳고 그름이란 분별을 넘어선 개념이기 때문이다.

 

불교 개념에 의하면 ‘너는 나쁘다’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너는 나쁘다’가 아니라 ‘너는 아직도 욕망의 세계에 사는 어리석고 불쌍한 중생이구나’이다. 혹세무민한 진흙탕 세상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부지런히 수행하여 연꽃을 피우는 것이다. 수행을 통해 욕망은 끊는 것이 아니고 끊을 욕망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소유하지 말라가 아니고 소유란 생각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 불교는 중국을 거쳐 들어오면서 도교가 섞이었고 토착사상이 추가되며 여러 개념이 혼재되었다. 무소유도 마찬가지다. 수행의 높은 단계가 그저 단순한 소유하지 않는 개념 정도로 인식되어졌다.

 

승복을 입고 세속 사람들과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아마도 그들에게 좀 더 높은 경지의 청빈한 삶을 기대했던 실망이 아니었나 싶다. 타인보다 내 마음의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마음이 아픈 사람들 Ⅱ
마음이 아픈 이유에는 외부 자극통증과 내면 자발통증이 있으나 통상적으로 일반인은 잘 구분하지 못하고 그냥 결과만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외부적 요인이 없이 스스로 내면에서 외롭고 쓸쓸하여 괴롭고 아픈 것은 자발통증이다. 내면 자발통증은 크게 욕심과 우울로 구분할 수 있다. 욕심에 의한 아픔이라면 포기나 수용을 선택해야 한다. 욕심은 욕망으로 마음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육체에서 생존 메커니즘은 잉여영양분을 지방으로 축적해 비만을 초래하듯이 마음에서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출발한 욕심이 과도하게 욕망으로 축적되어 괴로움을 양산한다. 주어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할 때 고통을 수반한다. 이때 현실적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욕심을 포기하고 현실을 수용하는 선택을 하면 고통을 줄일 수 있다. 종교와 철학은 포기보다는 완곡하게 내 것이 아니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현실 수용보다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란 표현을 사용한다. 결국 내 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 않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 욕심은 해결된다. 하지만 우울은 욕심과 많이 다르다. 우울이라면 그 원인을 보아야 한다. 외로움과 그리움이 있다. 외로움은 산 위에서 굴린 눈덩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

재테크

더보기

[재테크칼럼] 미국 지수 ETF 투자로 안정적으로 복리로 투자하기

앞서 우리나라 대표지수인 코스피 지수로 자산배분 투자해서 CAGR(연 복리수익률) 10% 대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거두면서 투자할 수 있는 간단한 포트폴리오 예시를 들어봤다. 산술평균이 최대치가 높을수록 기하평균도 키울 수 있다. 포트폴리오 내에 속한 개별 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포트폴리오의 장기수익률도 높아질 가능성이 큰데 어떻게 하면 위험대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지가 성공적인 자산배분 투자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3대 주가지수인 S&P500, 나스닥, 다우존스 지수를 위험자산 종목으로 선정해 대표적인 주식:채권 포트폴리오인 60:40 비중으로 투자하면 코스피 투자에 비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겠다. 위험자산 60%와 안전자산 40%로 구성된 ‘60:40 포트폴리오’는 수익률 측면에서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알려져 있다. 미국 주식은 한국 주식과 많은 점에서 다르다 1) 미국 주식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며 기축통화국 미국은 달러를 무제한 발행하면서 자산시장의 폭락을 저지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이번 코로나 위기에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이사회(Fed)가 신속하게 제로금리


보험칼럼

더보기

잠간고정술과 교합조정술

이번 호에는 2021 치과건강 가이드북을 중심으로 외과치료로 분류된 잠간고정술과 보존치료로 분류된 교합조정술을 통합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1. 잠간고정술 가장 흔한 외상의 치료인 잠간고정술은 치아의 완전·불완전 치아 탈구 또는 치주질환으로 동요치의 고정이 필요한 경우 치아부위 조직의 부착을 도와주고 치아 동요도를 감소시키며 환자의 불편감을 줄여주기 위해 여러 개의 치아를 묶어서 임시로 고정하는 술식이다. 외과적·치주적 술식 모두에 적용되는 술식이므로, 적용 가능한 상병명은 S03.20 치아의 아탈구, S03.22 치아의 박리(완전탈구), K05.03 만성 단순 치주염 등이다. 따라서 잠간고정술 후 1주일에 1회는 치주치료 후 처치를 산정할 수 있다. 외상치료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치료인 치아재식술과 탈구치아정복술은 잠간고정술과 동시 시행되는 경우 각각 100% 산정한다. 2. 교합조정술 교합조정술은 1악당이 아닌 1치당 산정하며, 구강 내에서 교합지를 사용하여 시행하는 교합조정을 말한다. 1일 최대 4치까지 산정 가능하다. 적용 가능한 상병명에 K07 등의 교합 상병명과 K03.31 만성 복합치주염 등이다. 이외에도 잠간고정술과 교합조정술의 동일부위 치료 동


법률칼럼

더보기

[법률칼럼]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벼랑으로

안녕하세요. 김용범 변호사입니다. 전문의 수련 과정에서 임플란트 수술을 배우지 않은 상황에서 개원가에 바로 나와서 임플란트 수술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임플란트 제조회사의 영업사원으로부터 각종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구의 조작 등이 익숙하지 않아서 영업사원이 출장을 와서 기구의 작동법 등을 알려주기도 하는데요. 이 때 절대로 환자에 대한 수술과정에 참여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판례는 영업사원이 대리 수술을 하게한 정형외과 의사가 실형을 받은 케이스입니다. ■ 사실관계 1) 피고인 A는 2016. 4. 말경부터 부산 영도구 G건물 4층 및 5층에서 H정형외과의원을 운영 중인 정형외과 전문의이고, 피고인 B는 ㈜ I라는 상호의 의료기기 판매업체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2) 피고인 A는 견봉성형술을 피해자 C에게 실시할 계획을 갖고 견봉성형술에 필요한 기자재를 납품하는 피고인 B가 해당 기구에 대한 사용방법 등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 B에게 해당 수술을 시행하도록 하였다. 3) D는 마취전문간호사로 H정형외과에서 마취를 담당하고 있다. D는 피고인 A를 대신하여 J의 위 수술 전신마취 및 기도삽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