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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자산을 자산배분 투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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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 23

세액공제 혜택을 바탕으로 한 연금저축펀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봤다. 통계적으로는 연금저축을 증권사에서 ETF나 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것의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시장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투자자가 대부분이고 개인투자자 10명 중에서 4명은 손실을 보는 것이 현실이다. 세액공제를 받아 어느 정도 확정된 수익을 가지고 시작해도 투자성적이 좋지 않거나 심지어 손실이 나면 장기적으로 묶이는 연금자금의 특성상 성공적인 금융자산 운용을 했다고 할 수 없다.

 

모든 투자가 마찬가지지만 특히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초장기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므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투자가 중요하다. ‘여윳돈으로 투자하라’라는 말처럼 웬만해서는 찾지 않을 돈으로만 투자하는 것이 좋다. 결혼을 한다거나 집을 사야 하는 경우처럼 생애주기별로 생각했던 것보다 자금지출이 많은 경우를 우리는 살면서 자주 마주하게 된다. 세액공제를 받는 연간 300만원과 400만원이 처음 시작할 때는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10년을 모아서 5,000만원 이상의 목돈이 됐을 때 찾아 쓰지 않고 연속해서 투자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살다 보면 목돈이 필요한 순간이 꼭 나타나기 때문이다.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같은 노후자금을 위한 금융자산을 투자할 때는 투자자 각자가 개인의 상황에 맞춰서 마음이 편하고 성향에 잘 맞는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투자자의 성향이나 투자금의 규모, 투자기간, 그리고 연금으로 향후 찾을 방법까지 모두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1. 투자자의 성향 - 성장형과 안정형

보통의 투자자는 ‘원금손실’에 가장 민감하다.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성향을 ‘성장형’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원금손실 확률을 최소화하고 수익률을 조금 낮추더라도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투자성향을 ‘안정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높은 수익을 마다할 투자자는 없겠지만 실전투자에서는 특히 손실이 날 때 자신의 투자성향을 파악하기가 용이하다. 보통의 투자자는 원금 대비 -20~30% 손실이 나면 견디기가 힘들다. 투자의 세계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 높은 CAGR(연간기대수익률)을 가지는 포트폴리오는 더 높은 MDD(최대손실폭)를 가진다. 최적화를 통해 위험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것은 온전히 투자자의 몫이다. 투자에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2. 투자금의 규모 - 세액공제를 얼마까지 받을 것인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포함해서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된다. 월 60만원 정도의 여윳돈으로 적립하면 큰 무리가 없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능한 신중하게 투자금을 정하는 것이 좋다. 연금저축 가입자의 나이가 30대라면 투자기간이 20년이고 원금만 1억4,000만원이 된다. 대한민국 평균 가계 금융자산(예적금을 포함해서 1억원. 금융투자상품은 평균 2,500만원)과 비교하면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개인연금이 퇴직연금보다 운용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다양하고 제한사항(퇴직연금은 안전자산 30%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이 없다. 그래서 개인연금으로 먼저 30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고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무난하다. 연금계좌에 적립하고 찾지 않을 좀 더 확실한 여윳돈이 생기면 그때 가서 세액공제 한도 700만원을 맞춰도 늦지 않는다.

 

3. 투자기간과 연금수령 계획

개인연금은 가입하면 55세 이후에 연금처럼 찾아 쓸 수 있다. 개인연금 가입자의 나이에 따라 투자기간도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되도록 중도인출하지 않을 여윳돈으로만 투자하는 것이 좋다. 일시금으로 찾는 게 아니라 일정 비율로 자의적으로 찾아 쓸 수 있으므로 55세 이후 연금을 찾아 쓰면서도 투자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다. 연금 수령개시 이후로 연금자산의 지속성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현금 비중을 늘려서 계획적으로 연금수령을 하도록 한다.

 

개인연금을 자산배분 투자하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춰서 연금을 수령할 때 하락장에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10년 이상 개인연금을 매월 혹은 매년 적립한다면 평균매입단가 인하 효과(Cost Averaging Effect)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투자자 대부분은 특별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않고도 미국 나스닥 지수나 S&P500 지수 같은 위험자산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최상의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다. 연금자산을 자산배분 하면 미국 채권이나 현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서 CAGR이 낮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손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자산배분은 CAGR에 큰 손실을 받지 않으면서 MDD와 변동성을 최소화해서 안정적인 연금수령을 돕는다.

 

포트폴리오의 구성비중에 따른 투자성과를 비교를 하기 위해 백테스팅을 해봤다.

 

 

포트폴리오1은 미국 나스닥 100 ETF <QQQ> 30%, 미국 S&P500 ETF <SPY> 30%, 미국 장기채 ETF <TLT> 30%와 현금 10%로 구성했다. 위험자산 60%와 안전자산 30%, 현금 10%의 포트폴리오다. 포트폴리오2는 <QQQ> ETF 50%와 <SPY> ETF 50%로 구성된 위험자산 100%의 포트폴리오다. 대부분의 연금저축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의 비중이 극대화된 포트폴리오를 선호한다. 포트폴리오3은 <QQQ> 20%와 <SPY> 20%, <TLT> 50%와 현금 10%의 비중이다. 위험자산 40%, 안전자산 50%, 현금 10%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 각각의 포트폴리오를 1985년에 초기투자금 1만 달러를 일시금으로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2021년까지 추가 적립 없이 매년 리밸런싱하면서 투자했다.

 

 

 

위험자산만 있는 포트폴리오2의 최종 투자금은 11만3,276달러로 초기투자금에서 11.3배 늘었고 CAGR는 13.95%였다. 기대수익을 최대화한 만큼 변동성과 MDD도 커서 최상의 해에는 40%의 연간 수익을 거뒀지만, 최악의 해에는 -39.2%의 손실을 봤다. MDD는 -50%였다. 운이 나쁘면 은퇴 후 연금으로 찾아 쓰려고 할 때 연금자산이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투자 초기에는 시간의 힘으로 결국에는 손실을 복구할 수 있지만 연금을 수령할 시기에는 손실이 나면 복구할 시간이 없다. 일정하게 연금을 수령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이 난 상태서 투자금을 인출하게 되면 연금자산은 더욱 더 가파르게 줄어들게 된다.

 

위험자산 60%의 포트폴리오1을 보자. 최종 투자금은 10만8,000달러로 초기투자금에서 10.8배 늘었고 CAGR는 13.7%였다. 위험자산 100%의 포트폴리오2보다 CAGR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거의 유사함을 알 수 있다. 변동성과 MDD를 보자. 최상의 해에는 34.2%의 수익률을 거뒀지만, 최악의 해에는 -21.1%로 포트폴리오2의 절반으로 손실이 줄었다. MDD는 -32%로 -50%인 포트폴리오2와 비교해 많은 차이가 있다. 아직 투자금을 늘려야 할 연금자산 운용 초기라면 위험자산 100%의 투자만큼이나 60:40 포트폴리오로 변동성을 줄이면서 기대수익률도 큰 차이 없이 투자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변동성과 MDD가 낮으면 그만큼 패시브하게 편안히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위험자산 40% 안전자산 50%인 포트폴리오3의 최종 투자금은 8만8,000달러로 포트폴리오1과 2에 비해 작았다. CAGR는 12.45%로 1년 단위로 보면 1% 정도의 수익률 하락이 있었을 뿐이다. 반면 포트폴리오3은 변동성과 MDD에서 탁월했다. 최상의 해에는 30%의 수익률을 거둬서 포트폴리오1과 2보다 낮은 편이었지만, 최악의 해에 손실이 -6.48%에 그치고 MDD도 -20%로 압도적으로 우월했다. 실전 투자에서 MDD -50%와 -30%, 그리고 -20%는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크다. 연금수령 시 최악의 경우에도 고점 대비 -20%, 연간대비 -6%의 손실에 불과하므로 앞선 포트폴리오 보다 훨씬 안정성이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다.

 

흔히들 장기투자하는 연금자산은 무조건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백테스팅에서 확인해봤듯이 연금자산도 자산배분 투자를 하면 장점이 많다. 투자 초창기에는 변동성을 낮춰 비슷한 수익률을 올리면서도 마음 편하게 일상과 일에 지장을 받지 않고 투자할 수 있고, 투자 후반기에는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연금수령 시 안정적인 투자금을 유지하면서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특히 현금 10%의 비중을 넣은 포트폴리오는 연금수령액을 자연스럽게 확보함으로써 연금수령 개시 후 투자의 연속성과 안정성에도 큰 도움을 준다.

 

투자도 하나의 습관과 같아서 평생 해오지 않던 자산배분을 은퇴할 때 맞춰서 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개인적으로 연금자산도 투자 초기부터 자산배분해 습관화하는 것이 은퇴 후 안정적인 연금수령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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