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 덤핑치과가 다 통하는 건 아니었다.
분당에서 10년 간 개원하다 최근 강남으로 이전했다는 한 개원의는 “저수가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지역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덴탈아이큐가 높은 주거지역일 경우 오히려 수가덤핑에 나선 치과들이 자리를 못 잡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주거 밀집지역이고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수가보다는 치과의사에 대한 신뢰가 치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10년 개원 중 초기 2~3년까지는 마이너스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한 자리에서 기본 진료에 충실하다보니 이후 환자들은 소개를 받아 오거나, 꾸준히 찾는 단골환자들이었다”고 말했다. 환자 중에는 “○○치과에서는 임플란트를 100만원 미만으로 해준다는데 믿을 수 없어요”라면서 오히려 단골치과에서 확인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
그러나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오피스 지구인 특성상 점심시간을 이용한 직장인들이 많았고, 젊은 층일수록 회사와 연계돼 단체할인이 되는 치과나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한 공동구매 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오랫동안 찾게 되는 단골치과의 비밀은 ‘한결같은 진료’라는 것이다.
“치과가 빌딩마다 들어서있는 지역에서 20년 된 허름한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원장은 “한 자리에서 꾸준히, 환자 한명 한명 신뢰를 쌓아온 것이 재산이 돼 인근에 치과가 하나 더 생겨도 영향이 덜한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요즘 개원환경이 안좋다고는 하지만 치과계는 10년 전, 20년 전에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였다”며 “예전에는 초기에 환자가 없는 것은 당연히 기다리는 시간으로 생각한 반면, 요즘은 개원하자마자 대출이나 투자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치과의사로서의 생활은 평생을 함께 할 직업임을 생각하고 여유를 갖고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