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치과의사회 제62차 대의원총회에서 동대문구 변영남 회원(성신치과의원)이 올해의 ‘공로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구회, 지부, 치협 회무에 적극 참여해온 것은 물론, 20년 넘게 꾸준히 이어온 진료봉사로 치과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치과계의 중진, 어르신으로서 동료 선후배들과 소통해온 변영남 회원을 만나 그의 40년 개원의 생활을 되돌아봤다.
‘공로대상’을 수상한 소감은?
부족함이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부끄러움이 앞선다. 작은 일이지만 열심히, 성의를 다해, 지속적으로 해온 것에 대해 인정을 해준 것으로 생각된다. 한 일에 비해 큰 상을 주신 데 대해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
치과계를 위한 37년 회무,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치협 치무이사로 활동하던 1987년, ‘한국인 치과질환 실태조사’를 직접 진행하고, 기공소 실태조사를 통해 당시 횡행하던 돌팔이 척결에 도움이 됐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기공소를 개설하고도 치과와 거래실적이 한 건도 없는 곳도 있다는 실태가 파악되면서 향후 ‘2282’ 사업을 진행하는 시초가 됐다. 또한 치협 공보이사 시절, 필리핀 현지답사를 통해 ‘필리핀 치과대학 교육현황’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정부와 언론에 보고했던 것도 의미있었다. 당시만 해도 치의학 수준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 치과대학에서 졸업만 하면 곧바로 우리나라 치과의사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문제가 많았다. 이를 계기로 외국 치대 졸업자는 졸업뿐 아니라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해야만 우리나라 치과의사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
치의 역사는 물론 치의학계서도 활동이 두드러졌다
역사란, 우리가 잘 보존하고 기록해 뒀다가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이고, 그래야 우리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너무 현실만 보고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사 편찬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학회 회장,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부회장과 감사를 역임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자 노력했다.
20여년 동안 진료봉사를 해온 것도 귀감이 되고 있는데…
1991년부터 현재까지 노숙자, 저소득층 무료진료를 해주는 성가복지병원 치과진료봉사팀을 이끌고 있다. 치과의사 8명이 함께 하고 있는데, 이곳 팀장으로서 진료는 물론 재료, 기기, 인력배치 등을 맡아하고 있다. 2003년부터는 성동구청에서 운영하는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봉사팀장으로 함께 하고 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가톨릭치과의사회에서 나환자 진료봉사도 함께 했었다. 70~80년대만 해도 지금처럼 봉사에 나서는 치과의사들이 많지 않았기에 꼭 필요하고 해야 할 일이었다. 진료봉사는 언제나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내 인생의 중요한 한 축이다.
40년 개원의 생활, 돌아보면…
1973년에 개원했으니 벌써 40년이 넘었다. 개원 당시와 비교해보면 많은 것이 변했다. 동료 선후배 관계는 물론, 환자들이 치과의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다. 개원의로서 치과진료에 충실히 하는 것은 물론 회무나 봉사에 적극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치과의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국민 인식을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동대문구에 개원을 하고 구회무를 함께 해온지 37년째. 지금도 고문으로서 회무에 참여하며 젊은 후배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금껏 해온 활동과 경험을 젊은 치과의사들과 함께 나누고, 사회 전반에 바람직한 치과의사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공감대를 이뤄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요즘 신규 개원의들은 치과의사 수도 많고 경쟁과 규제도 많은 상황에서 개원을 하게 돼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안다. 이럴 때일수록 ‘知足知分’이 중요하다. 만족하는 것을 알고, 자기의 분수를 알아야 행복한 치과의사가 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다보니 서로 경쟁이 심해지고 남보다 조금이라도 앞서가려다 보니 불법네트워크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가 한다. 치과계가 양분되는 현실도 안타깝다. 상대에 대해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치과의사들이 존경받으려면 어려운 여건에서도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성실하게, 봉사활동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올해는 네팔에 진료소를 만드는 활동에도 동참해 해외봉사도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내가 가진 재능을 나누고 베풀어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