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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100분의 100 전액본인부담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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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헌 논설위원

2004년 8월 산부인과 의사들은 제도적 미비와 낮은 수가에 항의해 무통분만 시술 거부를 선언했다. 일부 산부인과에서 건강보험에서 정한 수가 이상으로 무통분만시술비를 징수한 것이 알려지면서 환자들의 환불요구가 잇달았고 심평원 민원으로 환불결정이 나면서부터 당시 건강보험상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무통분만시술은 ‘100분의 100’이란 보험적용을 받았다.


보험 대상으로 지정해 수가를 통제하긴 하되, 비용 전액을 환자가 부담토록 한 것이다. 그런데 책정된 무통분만시술료는 대략 2만8,000원으로 이 비용으로 마취과의사를 초빙하는 비용까지 포함이 된 것이다. 상식적으로 그 금액으로 마취과의사를 초빙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수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이다. 그러다보니 병원에서 15만원 정도를 받았고 정해진 금액 외에는 환불하라는 결정에 의사들이 시술거부를 선언한 것이다.


물론 제도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편법에 안주한 의사들에게도 책임이 없지 않다. ‘100분의 100’은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불만이지만 보험공단의 입장에서는 돈은 한 푼도 안 내면서 수가를 통제할 수 있고 급여적용이 된다고 주장하는 제도이다.


결국 재원의 한계 속에서 환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고육지책에서 나온 ‘발명품’이기도 하다. 이러한 부당성과 당시 무통분만 사태에 따라서 2004년까지 운영되던 ‘100분의 100’은 2005년부터는 폐지가 되었다.


2011년 9월 내시경에 칼을 달아 위암을 절제하는 시술법(내시경 점막하 박리 절제술·이하 ESD)이 의료계의 논란에 중심에 선다. 급여화가 결정되면서 행위료 21만원, 절제용 나이프에 9만5,000원의 보험급여가 적용되었다. 인정되는 적응증이 축소되면서 ‘그럼 내시경으로 가능한 수술을 배째고 하냐’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결국 위·식도 시술수가가 24만5,410원으로 16.2% 인상되고 대장시술은 33만4,730원으로 신규 책정되었다. 나이프가격도 20만원대로 인상되었다. 그런데  복지부는 기존에 정했던 시술범위를 넘어선 부분에 대해서는 환자본인부담금을 100분의 100으로 받도록 했다. 2004년 문제가 되어서 폐지하였던 100분의 100항목이 다시 생긴 것이다.


비급여항목이 급여화되는 과정에서 항상 논란은 원가산정을 하고 나면 기존행위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가 된다. 이번 ESD의 경우에도 적정 상대가치를 위해 제시한 초기값들이 기존 개복수술에 비해서 높다고 조정하였다가 다시 올리면서 수가가 높아지게 된다.


기존 행위들의 상대가치는 저평가되어서 치과의 경우 원가의 61.2% 수준이다. 기존행위와 형평성을 따지게 된다면 원가의 60%로 수가를 산정해야 형평성이 맞게 될 것이다.


치과계의 고민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치과에 대한 보장성요구는 거센 것이 현실이다. 치과항목 중 비급여부분이 급여로 들어오거나 신의료기술에 의해서 신설행위가 생길 때마다 이러한 저수가 문제는 반복적으로 제기될 것이다. 나이프가격도 실거래가격이라는 미명하에 재료대를 산정하는데 원가자료를 내 놓아도 역시 변환지수에 의해서 낮아지게 된다. 그러니 현재 치과재료대 상한금액에 그 재료를 구입할 방법은 없는 것이다.

 
또 한 가지, 폐지되었던 100분의 100항목이 생긴 것에 대해서 앞으로 급여화과정이 많이 있는 치과계에서는 예전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100분의 100으로 적용을 하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데도 환자들은 액수가 많아서 보험적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는 환자들이 많을 것이다. 전액본인부담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폐지한 것을 부활하는 무책임한 정책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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