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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리브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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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83)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미술관에는 17세기의 이탈리아 화가 카를로 마라타가 그린 ‘우물가의 리브가와 엘리에젤’이라는 그림이 있다. 그 그림에는 비너스에 버금갈 정도로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 그려져 있다.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는 17세기 스페인 화가 후세페 데 리베라가 그린 ‘엄마 리브가와 짜고 이삭의 축복을 받는 야곱’이라는 그림이 있다. 그리고 이 그림에는 험상 궂고 고집이 세어 보이는 중년 후반대의 여자가 등장한다. 그림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여인이 리브가이다.


이 두 그림 속의 리브가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여인이다. 아브라함이 백 살에 얻은 자식 이삭의 아내가 리브가이다. 아브라함은 가장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위하여 당대 최고의 여인을 물색하였고 그 임무를 맡은 자가 엘리에젤이었다. 그는 어느 우물가에서 순수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리브가를 처음 만났다. 그때의 장면이 마라타가의 작품이다. 리브가는 장남 에서와 차남 야곱을 낳았지만 야곱을 편애하여 급기야는 이삭의 모든 유산을 차남에게 주려는 나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노쇠하여 눈이 보이지 않는 이삭을 속이기 위하여 야곱을 에서로 변장 시키고는 유산을 상속 받게 하였다. 그때의 장면이 리베라의 그림이다. 우물가에서 최고로 아름다웠던 그녀는 거짓 상속의 장소에서는 추악하게 변해 있었다. 야곱이 최초의 마마보이였고 리브라가 자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다하는 최초의 헬리콥터맘을 넘어선 ‘맘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신조어에 ‘맘충(蟲)’이란 용어가 있다. 내 아이만을 생각하여 3무(도덕무시, 질서무시, 개념무시)의 무념무시(개념이 없는 무시)의 경지에 이른 엄마들을 지칭한다. 그런 엄마들을 경멸하여 만들어진 용어가 ‘맘충’이다.


엄마들의 과잉보호는 과거부터 있어왔다. 1970년대에서는 치맛바람이라고 불렀다. 그러던 것이 대치동에서 입시 정보를 수집을 한다고 하여 대치동맘, 항상 아이를 안고 산다고 하여 캥거루맘, 내 아이만 예뻐한다고 하여 고슴도치맘, 아이 주변을 맴돌면서 참견한다고 하여 헬리콥터맘, 아이의 장애물을 전부 제거해준다는 잔디깎기맘 등이 등장하였다. 이제는 급기야 사회를 좀먹는 벌레인 ‘맘충’으로까지 진화하였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엄마를 ‘맘충’이라 부른다. 또 인터넷상에서나 길에서도 심심하지 않게 들리고 보이는 것이 현실속의 ‘맘충’이다.


치과 외래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아이를 묶어놓고 치료하였다고 부모가 소아치과의사를 고소한 일이 있었다. 당시에 필자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얼마 전 환자심리학 강연 후 어떤 원장이 자신이 겪은 사연을 이야기 했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고 야단도 치면서 어렵게 치료를 마무리하여 보냈는데 엄마로부터 아이를 야단치고 윽박질렀다고 아이가 주눅이 들고 자존심이 상하였다는 항의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과거였다면 자신의 아이 때문에 원장님이 고생하셨다는 전화를 받았을 텐데 세월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하소연도 했다. 사회는 이미 그 원장의 말처럼 많이 바뀌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엄마를 비하하여 ‘맘충’이라고 부르는 사회까지 이르렀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옳고 바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엄마의 위치란 쉴 수 있고 따뜻하고 항상 옳은 모습이어야 했지만 요즘 엄마들은 구약성경의 리브가가 실수한 것처럼 자신의 편향된 사랑으로 결국 본인은 물론 자식까지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자식으로부터 무시당하는 것을 넘어 멸시를 당하는 ‘벌레’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 시작의 단어가 ‘맘충’이다. 인간에게 의식의 전환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의식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기 때문이다. 잠재적 의식 속에서 벌레는 제거의 대상이다. 결국 이런 의식변화는 더 많은 사회적인 불행을 초래하게 될 것이기에 안타깝다.


어느 신문 사설에서 말한 아이들을 위한 ‘인공위성맘’이 절실하다는 것은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의 장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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