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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나그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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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 사는 이야기

나그네와 방랑자는 다르다. 방랑자는 정처 없이 떠도는 사람을 말하고, 나그네는 지친 몸과 마음을 풀어줄 돌아갈 집이 있는 사람이다. 나 또한 자전거를 타고 세상을 떠돌지만 힘을 충전하고, 쉴 수 있는 집이 있어 또 다른 여행을 꿈꿀 수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서해, 남해, 동해 전국 해안을 돌아 다녔지만 마지막 남은 동해 북부의 아름다운 해변을 갈 기회가 생겼다. 강릉에서 대진까지 140㎞에 달하는 해변길이다. 언제나 해변길은 생활에 찌는 몸을 풀어줄 수 있고, 넓은 바다와 부서지는 흰 파도는 잔뜩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줄 카타르시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9일 동해안 자전거길 강원도 구간이 전면 개통됐다. 2013년 아내와 같이 달렸던 강릉-대진 구간! 이제는 숲과 해변, 산과 호수, 갈대밭과 습지를 아우르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코스를 우리 바이콜릭스 대원들과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였다.


2016년 8월 14일~15일, 광복절 연휴기간을 이용해 꿈에도 그리던 1박2일의 동해안 자전거길 라이딩에 나선다. 시작점을 강릉 남대천으로 그 길을 따라 동해로 나서면 안목항에 닿고 거기서부터 북으로 140㎞의 신나는 코스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8월 14일 새벽 5시부터 밴이 자택 픽업을 시작한다. 전 코스 중 90%가 포장도로(온로드)이므로 샥옵서버가 1개인 순발력이 좋은 라이트스피드 하드테일 자전거를 선택했다.


4명의 대원을 다 실은 시간이 7시! 4시간을 달려 강릉 남대천 변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서울의 기온이 35℃이지만 여기는 31℃, 서울보다는 덜 덥지만 그래도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남대천변의 라이딩은 몸이 이글이글 타들어간다. 잘 꾸며진 강변자전거도로 갈대숲, 나무숲을 지나 동쪽으로 나아간다. 10㎞ 남짓 나아가니 멀리 동해가 보인다.


그곳에 안목항이 있었다. 남항진과 강릉항을 연결하는 아치형 대교가 멋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여기를 돌아가면 강릉항(안목항)이다. 길 반, 사람 반, 곡예 라이딩은 피할 수 없는 곳, 차량과 사람사이를 빠져나가는데 진땀이 난다. 해송숲 사이로 펼쳐진 모래사장에는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작열하는 태양아래 바다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의 청춘이 환호하는 해변, 우리는 특별한 나그네가 되어 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희게 부서지는 흰 파도의 해변은 시원한 빙수같이 우리를 속 시원하게 해주는데, 어느덧 우리는 경포대를 지난다. 관동 8경 중 하나인 경포대와 경포해변! 동해안 최대의 피서지이기도 하다. 호수 주위에 소나무 숲과 벚나무가 우거진 경포호, 해안사주는 경포호와 동해바다를 분리시키고 경포대 해수욕장을 형성한다. 경포대는 해변, 호수, 흰 모래, 에메랄드빛 바다와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끝없이 밀려오는 흰 파도가 아름다움을 더하는 절경이다. 순포해변을 지나 사천해변을 지난다.


3년 전 여름 이곳을 지날때 그늘이 없어 편의점 파라솔 밑에서 햇볕을 피해 얼음과자를 먹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은 바람이 불어 라이딩 하기에 좋다. 뒷불해변과 하평해변을 지나 조금 떨어진 연곡해변까지 동해와 나란히 달린다. 연곡해변 영진교 건너기 전 아내와 이곳에서 배가 고파 팥빙수를 먹던 기억이 난다. 그 집이 아직도 있었다. 그때 먹던 팥빙수가 얼마나 맛있었던지. 그때 그 아주머니가 상점 안에서 분주히 일하신다.


거리가 멀어 말도 못 하고 그대로 영진교를 건넌다. 해안을 타고 오르니 갑자기 날씨가 꾸물거린다. 잔뜩 찌푸린 날씨, 벌써 오후 2시다! 우리는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게 됐다. 7시에 문막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한 지도 7시간이 지났다. 라이딩에서는 정시에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빗방울이 떨어져, 부랴부랴 영진항 부근 어촌 해물탕 집으로 들어갔다. 옆집 회센터에는 사람이 바글거리는데 이 집은 사람이 없다.

 
가만히 보니, 옆집은 종업원들이 손님에게 웃는 얼굴로 서비스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집은 왜 종업원들이 표정이 없나? 그래서 손님이 없는 모양이다. 이 집은 가족이 장사를 하는 집이었다. 무뚝뚝하지만 음식 맛은 좋으려니하고 자리에 앉았다. 성게비빔밥을 주문했다. 동해안 포구마다 산더미처럼 성게를 쌓아놓고, 성게알을 까는 모습을 라이딩하면서 많이 봤다. 지금이 성게철인 모양이다.


제철에 먹는 성게! 예전에도 먹어봤지만 입 속에 도는 향을 잊지 못했다. 조금 있으니 성게비빔밥이 나왔다. 비벼서 한입 넣으니 그 향이 표현할 수 없이 대단하다. 이 집 잘 들어왔다 생각하고,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워버렸다. 비록 손님 접대는 아마추어였지만, 그 솜씨는 진솔하였다. 주인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그제야 주인 입가에 미소가 흐른다.


그러더니 커피까지 손수 내어주는 것이 아닌가. 역시 뚝배기보다 장맛, 접대 솜씨보다 음식 맛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흐뭇하였다. 비가 폭우가 돼 쏟아진다. 물동이로 퍼붓는 것 같다. 천둥에 번개까지 자전거 타는 것이 위험해 이곳에서 한 시간 가까이 비를 피했다. 비가 어느 정도 멈추자 다시 라이딩에 나선다. 주문진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서울 사람들이 모두 동해안으로 온 것 같이 주문진 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차와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주문진어시장에 다가설 무렵, 또다시 번개와 천둥, 폭우가 쏟아진다. 우리는 어시장 끝의 한적한 곳에서 비를 피했다. 우리는 우장을 하고 있어 여름비는 맞으며 가는 것이 좋지만, 천둥번개가 위험했다.


어시장에서 비를 피하는데 주먹만 한 골뱅이가 상가마다 쌓여있었다. 한 그릇에 5,000원이었다. 서울에서는 2~3만원을 호가하는, 그것도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우리는 두 그릇 사서 숙회를 먹기로 했다. 소주 한 잔에 골뱅이! 그 쫀득쫀득한 맛은 잊을 수 없다. 쉴 새 없이 들락날락거리는 고깃배, 바다 내음 물씬 풍기는 포구의 삶을 마주하며 우리는 진미의 골뱅이로 빗속의 낭만을 즐겼다. 4시가 넘자 비가 그친다. 우리는 다음 기착지 수산항을 향해 나아간다. 비가 그친 해변길 서늘한 바람이 불어 힘이 불쑥 솟는다.


남애항 이정표가 우리를 인도한다. 남애항은 동해안 3대 미항 중 하나로, 양양군에서 제일 큰 항구다. 동해안 일출 명소이고 작은 돌섬과 괴암, 해송이 뒤덮인 양아도, 등대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한다. 남애항은 50대들에게 인상적인 영화 ‘고래사냥’의 촬영지이고, 남애항 양쪽에 마주하고 있는 빨간색, 흰색의 등대는 한층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남애항을 지나 광진, 인구, 죽도 해변을 거쳐, 동산해변부터 동해안 자전거도로가 내륙으로 접어 들어간다.


옛날 동해 북부선 철로 예정지를 자전거도로로 전환시켜 아름다운 해안 산책길을 만들어놨다. 동산해변에서 우리는 산속으로 들어갔다. 해송이 우거진 나무데크 다리를 지나 하조대로 향한다. 우리는 38선 휴게소를 지나 기사문항에 도착했다. 기사문항은 한국 전쟁 당시 북한의 남침 후 다시 서울을 수복하고 유엔이 휴전을 하려하자 한국군 단독으로 38도선을 처음으로 넘어 북진통일을 위한 첫걸음이었던 항구다. 그날이 1950년 10월 1일, 바로 국군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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