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치과의사이자 미생물 연구가인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 김혜성 원장(사과나무치과병원)이 ‘내 안의 우주’ 시리즈 네 번째 책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한 ‘안티바이오틱스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는 저자가 미생물 관련 책을 꾸준히 써오면서 쌓은 내공으로 복잡하고 난해한 최신 과학적 발견을 쉽게 풀이해 주고 있다. 더욱이 각고의 숙성과 발효과정을 거쳐 일반인들도 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특유의 쉽고 유머러스한 필체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김혜성 원장은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여러 현대병의 원인을 유전자나 가족력 등에서 찾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과거엔 매우 드물던 이런 병들이 현대에 전염병처럼 퍼지는 원인은 바로 생활습관 때문인데, 정작 현실에서는 만성질환 관리에 어마어마한 약들이 처방, 복용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성 박사는 약에 의존해 건강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방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프로바이오틱스’에서 찾고 있다.
최근 프로바이오틱스에 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관련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그 시장 규모가 1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접해 봤을 것.
프로바이오틱스의 학술적 정의는 ‘적절하게 먹었을 때 숙주(인간·동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을 일컫지만, 김혜성 원장은 “프로바이오틱스란 항생제를 의미하는 안티바이오틱스와 대비시켜야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프로바이오틱스는 세균을 죽여(anti) 내 몸을 보호하겠다는 20세기 안티바이오틱스와는 정반대로, 내 몸의 유익한(pro) 생명(biotics)을 보살펴 나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이 ‘안티바이오틱스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 책에서 강조하는 ‘인식의 전환’이다. 우리 몸에 유익한 세균이 있다는 것은 세균을 감염과 질병의 원인으로만 생각했던 20세기 사고를 넘어서는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
저자는 책에서 “우리는 이미 세균 박멸을 기치로 내건 20세기를 지나 공생과 화합의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여전히 약(藥)에 의존해서 살고있는 약(弱)한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바로 그러한 현실의 모순을 극복해야만 우리 몸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혜성 원장은 “내 몸은 호모사피엔스일 뿐만 아니라 내 몸을 서식처 삼아 살아가는 수많은 미생물과의 공동체, 즉 통생명체(holobiont)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더욱 생명 친화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안티바이오틱스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의 인식의 전환이 일상생활에서 위생이나 음식을 바꾸게 하고, 더 나아가 이런 인식이 산업과 의료에까지 확장된다면 약 위주의 우리 시대를 되돌아보는 데 힌트와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성 원장은 사과나무의료재단(치과병원·건강증진센터)을 운영하면서 진료와 직접 연구 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미생물 관련 연구소를 운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생물을 연구하며 출간한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 등 세권의 미생물 시리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혜성 원장은 건강한 장수를 꿈꾸는 ‘건강수명 100세’, 어린이를 위한 만화책 ‘와글와글 인체미생물 대탐험’, 구강미생물와 구강관리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입속세균에 대한 17가지 질문’ 등 미생물 관련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