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들끼리 하는 얘기도 조심 또 조심해야 할 판이다.
지난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치과의사들이 환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공연히 환자거부를 일삼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치과의사들만의 커뮤니티 ‘덴트포토’에 올라온 글을 직접 인용하며, “진상 쳐내는 법 좀 알려주세요”란 질문에 “진상한테는 비싸게 불러서 쳐내나요?”, “대학병원 전문의한테 진료받는 게 좋겠다”는 등의 댓글이 달린 화면을 공개했다. 또한 원장 말을 안 듣는 사람은 일단 치료를 미루고, 환자가 돈이 안 되는 치료를 요구하거나 조금만 깐깐하게 나와도 ‘거부’ 대상이 된다고 인용 보도했다.
‘집중취재’ 형식을 띤 이번 보도는 “의사들이 병이 아닌 환자를 보며 스스로 선서한 의무를 무너뜨린다면 국민의 신뢰도 함께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경고로 마무리됐다.
치과의사들의 최대 커뮤니티로 잘 알려진 ‘덴트포토’가 치과의사들의 비밀스런 얘기를 캐내는 하나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함이 더해지고 있다. 비밀이 보장될 것으로 믿었던 게시판도 공중파 뉴스에 캡쳐되는 상황에 이젠 하소연도 조심해야 할 판이다.
뉴스를 접한 치과의사들은 “대부분 환자의 이름도 나이도 공개되지 않고 진료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정도인데 블랙리스트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보도 후 치과의사들이 환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는 내용이 인터넷 곳곳으로 퍼지면서 치과계 불신을 높이고 있다. 또한 쿠키뉴스는 복지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익명으로 의사들끼리 인터넷에서 환자들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법적으로 규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다만, 수사를 의뢰해 사이트 폐쇄 권장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보도하기도 해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