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치과전문의제와 관련한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최남섭·이하 치협) 임시대의원총회 개최를 앞두고,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권태호·이하 서울지부)는 지난 15일 치과의사회관에서 치협 파견대의원, 25개 구회 회장 및 임원, 그리고 참석을 희망하는 회원 모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인해 너무 선급하게 소수정예가 무너졌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동대문구 김용식 회원의 문제제기로부터 시작됐다. 김용식 회원은 “의료법 77조 3항의 위헌결정으로 소수정예가 물 건너갔다는 식의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전속지도전문의와 외국 수련자에 대한 조치는 풀어야 하는 게 맞지만, 이를 이유로 은근슬쩍 기수련자와 미수련자까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참석자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했다. 강동구회 윤석채 회장은 “회원들의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전문의 표방이라는 1차적인 문제가 아니다. 전문의를 따고 나온 후배들이 ‘앞에 있는 치과는 전문의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악용하거나, 의료광고 등에 명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명목상으로는 소수정예가 맞지만,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후배 전문의들이 쏟아져 나올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해 공감대를 이끌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임시대의원총회의 의결, 즉 치과계의 의견을 받아들이겠느냐는 부분도 회원들의 궁금증 중 하나였다. 치과계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면 그나마 현실성이 있고, 치과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안을 선택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치협 김철환 학술이사는 이와 관련해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현행유지를 의결한다고 해도 지난해 12월 22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원안을 입법예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 송파구 회원 자격으로 참석한 이재용 원장은 교정과동문연합이 리서치 회사에 의뢰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1,000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3%가 치과전문의제 자체를 모르고 있었으며, 전문과목 표방을 원하냐는 질의에서는 60.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집 근처의 치과를 이용할 때 어떤 치과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싶냐는 질의에서는 92.1%가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의사전문의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 의료법 77조 3항의 위헌 결정으로 좌불안석이 된 기수련자와 미수련자, 그리고 현행유지를 의결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보건복지부. 간담회는 이 모든 것을 감안해 회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로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특정 안을 결정하는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전 회원들의 올바른 판단을 유도하기 위한 설명회 자리라는 개최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서울지부 권태호 회장은 “치과전문의제도는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논쟁을 일으켜 왔다. 오늘 이 자리는 치협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회원들의 의견을 참고하고, 현재 진행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라며 “향후 열리게 될 임시대의원총회에도 많은 회원들의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