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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 83.6% "나도 진료실에서 폭언·폭행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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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 25주년 특별 설문조사 결과
폭행 당해도 소극적 대응으로 피해 키워


#환자 A씨는“브릿지 치료를 할 수 있는데 발치를 해 통증이 생겼다”며 치과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옷 속에 숨긴 흉기로 진료 중인 B씨의 복부와 팔 등을 수차례 찔렀다. 사건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은 B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간 손상,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신체·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60대 환자 A씨는 10년 전 시술한 임플란트에 부작용이 생겼다며 치과의사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복부를 심하게 다친 치과의사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 끝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간이 심하게 손상돼 의료 활동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가해자 A씨에게는 살인미수로 징역 1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최근 응급실 내 폭행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진료실 폭력으로부터 의료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관련 국민청원과 입법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치과 개원의들이 느끼는 폭력의 위험 정도는 얼마나 될까. 
본지는 창간 25주년 특별기획으로 ‘치과 내 폭언 폭력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3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설문에는 치과원장 및 스탭 305명이 응답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응답자 83.6% 폭언 폭력 “경험있다”
언제든 당할 수 있는 위협, 87.3%가 “위기감 느껴”
이번 설문에서 치과 진료실에서 느끼는 위협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응답자의 83.6%가 폭언·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진료실 내 폭력사건에 대한 위기감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매우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48.9%,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도 38.4%에 달해 치과에서 느끼는 위기감 정도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7월, 의협신문이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도 궤를 같이 한다. 의협신문이 ‘최근 3년 동안 진료실과 응급실 등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 보호자 등으로부터 폭언이나 폭력을 직접 경험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0.6%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진료실 폭력은 응급실에 국한된 문제도, 어느 한 지역, 특정 의료인에 국한된 문제도 아닌 일상에 상존하는 위협이 되고 있었다. 실제로 이번 설문에서 평균 폭력 경험비율은 ‘1년에 1회’라고 답한 응답자가 66.3%(1개월에 1회-19.6%, 1주일에 1회-6.3%, 하루에 1회-3.1%)로 가장 많았으나, 치과의사 몇 명만 둘러앉아도 진상환자로 시달리는 원장, 대기실에서 고성을 지르고 위협하는 환자, 치과건물 밖에서 1인 시위를 하는 환자까지 다양한 유형의 폭력이 이뤄지고 있음이 어렵지 않게 확인되는 것이 현실이다. 

언어적 폭력 가장 많아…
진료비 불만 등 환자 개인적 문제가 원인으로 
그렇다면 치과를 위협하는 환자 폭력의 유형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설문결과 ‘욕설, 소리지름, 반말 등 언어적 폭력’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8.8%로 가장 많았고, ‘때리려는 자세를 취하거나 병원 물건을 발로 차는 등 신체적 위협’을 당했다는 응답도 11.4%로 나타났다. 직접 신체적인 폭력으로 이어진 경우도 7.1%, 성적 수치심을 주는 언행이나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1.2%였다. 

진료실에서는 대체로 폭언과 고성으로 진료를 방해하고 의료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성 치과의사나 진료스탭을 향한 성희롱적 행위가 빈번하고 갈수록 수위를 높여간다는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치과의사들이 생각하는 마찰의 원인은 ‘치료결과 및 진료비에 대한 불만’이 36.6%였고, ‘환자 및 보호자의 개인적(정신적) 문제’라는 응답도 23.4%에 달했다. 이 외에도 의료인 및 스탭과의 의사소통에 대한 불만, 질환악화에 기인한 화풀이 등이 근소한 차로 뒤를 이었다. 

치과의 경우 일상생활에 밀접한 진료영역이라는 점, 상대적으로 고가의 진료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진료비를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환자들의 정신적인 요인 또한 중요한 축으로 간주되고 있다. 서울의 A원장은 “임플란트, 틀니 등 보험급여 확대로 고령 환자가 많아지면서 분노조절이 쉽지 않은 경우가 빈번해 종종 고성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보도된 피습사건의 경우 거액의 보상금을 받고도 치과의사를 칼로 찌르는 무자비한 사건도 발생했던 만큼, 요즘 분쟁의 요인을 진료비로 국한해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계속되는 위협에도 소극적 대응, 향후조치 전무한 현실
진료실에서 의료진에 행해지는 위협은 계속되고 있고, 위기감의 정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응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년 전 환자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는 서울의 B원장은 “폭력을 경험한 후 치과 문이 열리는 소리, 계단을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에도 예민해지고 두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후 CCTV를 설치하는 등 나름의 조치를 취했으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치과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사회적으로 진료실 폭행이 이슈가 되고, 실제 진료실 내에서 폭언이나 폭력을 경험하고도 구체적인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설문결과 치과 내 폭력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1%가 ‘상대방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고, ‘참거나 자리를 피한다’ 21.6%로 나타났다. ‘경찰에 신고한다’는 응답은 16.1%에 불과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과반에 가까운 49%로 집계됐고, ‘치과내 보안을 강화했다’는 응답은 33.7%였다. 

진료를 방해하고 폭언을 서슴지 않았던 환자를 직접 고발한 경험이 있다는 C원장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CCTV를 설치하고 녹음기를 비치해둘 것, 그리고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탭이나 환자를 증인으로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불합리한 폭력에 맞서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어진료 양산, 결국 환자 피해로 이어져
관련 법 개정 시급, 회 차원의 대응 절실한 때 
진료실 폭행은 의료진은 물론 환자의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이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폭언이나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자 중 46.8%는 이후 ‘환자 및 보호자와의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방어진료를 하게 됐다’고 답했다. ‘환자 및 보호자를 대하거나 진료 시 두려움이 생겼다’는 응답도 33.8%에 달해 진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수이지만 ‘이전 및 폐업을 고민했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정신과적 문제가 생겼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결국 의료인을 위해서는 물론 환자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근절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폭언 폭력 근절을 위한 최우선 과제’를 묻는 문항에 응답자의 79%가 ‘관련 법규 제정’을 꼽았고,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및 홍보’가 14.8%로 뒤를 이었다. 환자들이 스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주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설문 응답자들은 “의료인 폭행 시 가중처벌 되는 확실한 처벌규정이 있어야 한다”, “올바른 대응 매뉴얼이 제시되고 치과의사 대상 교육도 필요하다”, “환자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캠페인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응답자의 83.6%가 치과에서 폭언 및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나 여전히 ‘동료 선후배와 상담한다’(67.9%)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문상담기관이나 치협 등 의료인 단체의 문을 두드린다는 응답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치과에서의 폭력사건, 이제 더 이상 관망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응 매뉴얼을 개발하고, 대국민 홍보를 하고, 강력하게 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치과의사들에게도 든든한 안전망이 절실한 시점이다.

기사정리_ 치과신문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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