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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 칼럼 23] 효과적인 봉사활동

질 에이버리(하버드경영대학원 부교수), 마이클 I. 노튼(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당신이 지갑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알키, 2013)’의 공동저자

송강(松江) 송형석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SNUMBA)에서 수학하고,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의료기관전문회계법인인 송강회계법인을 설립했다. 현재는 (주)와이즈케어(www.wisecare.co.kr)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병원컨설팅과 의료비분납시스템인 와이즈플랜(www.wiseplan.co.kr)을 보급하는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hssong@wisecare.co.kr)


 

들어가며 :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부부가 기부한 내용을 보면서 사회적 기업, 즉 기업의 기부문화에 대한 조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독자 여러분 중 상당수가 보이지 않게 많은 자선활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 자선활동은 운영하고 있는 사업에 많은 도움을 기대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기왕이면 효과적인 활동으로 연결하면 어떨까?

 

자선사업의 시너지

포드햄대(Fordham University)의 카일 J. 에미히(Kyle J. Emich)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3명의 팀원 중 기분 좋은 사람이 1명 이상 포함된 팀은 3명 모두가 기분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팀에 비해 퍼즐 문제를 맞출 확률이 2배 이상 높았다. 기분이 좋은 사람은 지식을 나누고 정보를 얻는 데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며, 이런 영향을 받아 다른 팀원도 적극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각종 사회공헌 활동이나 기부 같은 자선사업으로 매출을 늘리고 소비자 충성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기업의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많은 주목을 받는 매우 창의적인 사업조차 매출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며 자선사업 활동이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는 회사도 많다. 하지만 우리가 연구한 바로는 자선사업을 올바르게 활용하기만 한다면 기업들이 원하는 성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먼저 경종을 울려주는 실패 사례를 하나 들겠다. 2010년 펩시는 슈퍼볼 광고를 포기하고 대신 ‘펩시 리프레시 프로젝트(Pepsi Refresh Project)’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펩시는 학교 보수나 공원 복구 등 소비자가 제안한 사업을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올리고 그 프로젝트가 받은 투표수에 따라 자금을 지원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총 투표수가 2008년 대선 투표수보다 더 많을 정도였다. 하지만 펩시 제품의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펩시는 소비자 자선활동의 3C로 일컬어지는 ‘기업(company), 이유(cause), 고객(customer)’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했다. 간단히 말해 기업의 공헌 활동은 적당한 이유를 제시함으로써 고객의 공감을 이끌어내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 펩시 리프레시 활동이 제품 구매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는 이 사업을 활용해 고객과 기업을 제대로 연결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펩시 리프레시 활동에 참여한 사람 중 대부분은 펩시 고객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훗날 고객이 될 가능성조차 없는 경우도 많았다.

얼마 전 우리가 시도한 실험은 3C가 결합해 일으키는 시너지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비영리단체 도너스추즈(DonorsChoose)는 공립학교 교사들이 학생을 위해 현미경을 구매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웹사이트에 올리면 사용자가 원하는 프로젝트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생활용품 업체 크레이트앤배럴(Crate and Barrel)과 손잡고, 이 기업 고객들에게 도너스추즈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어떤 프로젝트에든 기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25달러짜리 상품권 수천 장을 배포했다. 그러고 나서 구매 행위와 이 온라인 상점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상품권을 받은 고객들과 받지 않은 고객들 사이의 차이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상품권을 받은 고객들은 그렇지 못한 고객에 비해 재구매를 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더 짧고, 기업 이미지에 대해서도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헌 활동은 3C를 서로 밀접하게 연결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집수리처럼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관심이 많은 크레이트앤배럴 고객과 학교를 둘러싼 환경을 향상하는 활동에 매진하는 도너스추즈는 좋은 조합이었다.

 

CEO의 개인적 관심분야가 아닌, 고객이 관심을 가진 분야의 공헌 활동 

만일 소비자 자선활동을 고려 중이라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언을 건네고 싶다.

첫째, CEO가 아니라 고객이 관심이 있는 분야의 활동을 하라(기업 자선활동 영역은 CEO의 개인적 관심사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흔하다). CEO보다는 고객의 관심사를 살펴야 한다. 이때 페이스북의 ‘좋아요’ 횟수를 보고 고객의 관심 분야를 판단해선 안 된다. 소비자들이 이미 시간과 돈을 들이고 있는 공헌활동을 찾아내라. 그것이 바로 고객을 움직이는 활동이다.

 

둘째, 구매 행위가 어떤 식으로 사회에 공헌하는지 명확히 밝혀라. 탐스(Toms)의 고객들은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다른 한 켤레가 제3세계 어린이에게 기부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른 곳에서 신발 한 켤레를 살 돈으로 탐스에서는 기부될 신발을 포함해 두 켤레를 살 수 있으므로 이들은 탐스 제품을 사는 편이 더 가치 있다고 여기게 된다.

 

셋째,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라. 많은 사람이 펩시 리프레시 행사 때문에 펩시의 매출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마도 펩시의 매출 부진에는 코카콜라의 공격적 광고를 비롯한 다수의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가능하다면 우리가 크레이트앤배럴과 진행했던 방식처럼 먼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자선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이를 토대로 다른 고객들의 차이를 비교하는 식으로 분석하라. 이는 자선활동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최상의 방책이 될 것이다.

 

만일 자선활동을 하고 있다면 위의 조언을 참고하여 재구성 혹은 활동의 내용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가 아는 한 치과병원은 모 방송국의 문화강좌를 위한 진행공간을 기부하였다. 왜 수익도 되지 않는 일을 했을까 궁금했는데 기차역에서 치과병원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라디오 방송 중에 문화강좌 안내 광고가 흘러나오는데 마지막 장소 언급에 “쫛쫛치과병원 5층에서 쫛월 쫛일 쫛시에 진행됩니다”라고 나오는 것이 아닌가.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하루에 문화강좌 광고가 거의 5번은 나온다는 것이었다. 어떠한가? 기왕 자선활동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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