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2 (금)

  • 맑음동두천 10.0℃
  • 구름조금강릉 10.1℃
  • 맑음서울 10.2℃
  • 맑음대전 12.4℃
  • 맑음대구 13.6℃
  • 맑음울산 13.2℃
  • 맑음광주 13.4℃
  • 맑음부산 15.0℃
  • 맑음고창 11.4℃
  • 구름많음제주 15.2℃
  • 맑음강화 9.3℃
  • 맑음보은 10.5℃
  • 맑음금산 12.0℃
  • 맑음강진군 14.1℃
  • 맑음경주시 14.0℃
  • 맑음거제 14.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조기 교육은 교육을 빙자한 아동학대다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69)

초5가 고2 수학을 배운다는 기사가 보인다. 초5가 고2 수학 문제를 풀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과거에도 수학 천재들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푼 일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기사는 그런 천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원에서 ‘초등 의대반’이라는 명분으로 초등 5학년부터 고2 수학을 가르친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를 보며 청소년 심리를 전공한 필자는 매우 놀랐다. 상업적 목적으로 초5에게 고2 수학을 가르치겠다는 학원도, 그것에 호응하는 학부형들도 모두 정상이 아니다.

 

최근 적지 않은 초등학생이 새벽 1시에 공부가 끝난다는 것도 허언이 아닌 듯하다. 이런 내용 속에 아이의 정신건강에 대한 배려나 고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다. 수학 천재가 아닌 그저 머리 좋은 아이에게 고2 수학을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아동학대이기 때문이다. 학원과 학부모의 과도한 욕심이 정상적으로 성장해야 할 아이들의 정서를 파괴하고 심리적인 성숙을 막을 것이 안타깝다. 학원이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아이들이 정상적 심리 발달을 못할 것을 모르는 학부모들은 더 문제다.

 

비록 우리나라 사교육 문제가 오래됐지만, 지금처럼 초등학생까지 희생자로 내몰 만큼 몰상식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교육기관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식은 있었다. 그런데 이제 ‘의대반’이라는 미끼로 초5에게 고2 수학을 가르치겠다는 것은 상식과 양심의 선을 넘는 것이다.

 

오랫동안 학원과 정부는 투쟁을 했지만 늘 학부모들의 욕심 탓에 군사정권 시절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학원이 승리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처럼 정권을 잡은 신군부는 필자가 고3인 1980년 여름(대학시험을 4개월 앞둔 7월 30일)에 본고사 폐지와 함께 과외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그 후 2000년에 헌재에서 과외 금지가 위헌으로 결정나며 사교육에 대한 모든 빗장이 풀렸다. 그나마 서울 경기지역에서 2008년에 제정된 심야학습금지 조례가 합헌으로 결정나며 10시 이후에 학원을 금지한 것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14년에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공교육정상화특별법이 시행되었지만, 선행학습은 학교보다 학원이 문제였고 학원은 ‘선행’이란 광고만 못할 뿐, 선행학습을 진행해서 현실적으로 구속력과 실효성이 없는 법일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는 의료개혁 정책을 기회로 돈벌이 수단을 잡은 학원들이 공격적으로 이젠 초5부터 고2 수학을 가르치는 반을 모집한다고 한다. 사교육의 막장으로 이제 상식의 도를 넘어서는 모습이다.

 

앞으로 많은 아이들이 엄마의 욕심 때문에 학원으로 끌려갈 것이다. 그 아이들의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여 성숙하지 못할 것이 염려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2011년 서울 구의동에서 있었던 어머니 살해 사건과 유사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교 1등이던 고3 남학생 지모 군이 성적에 집착하던 엄마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엄마를 살해한 사건이다. 비록 아들이 가해자였지만 동시에 심한 아동학대 피해자이기도 했다. 이 사건이 엄마가 골프채와 야구 방망이로 아들을 육체적으로 폭행한 아동학대였다면, 초5에게 고2 수학을 배우게 시키는 것은 이에 못지않은 정신적인 아동학대기 때문에 우려되는 것이다. 앞으로 제2, 제3의 지모 군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엄마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들의 명문대학 입학에 두었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훈육을 빙자해 상식선을 넘는 폭력을 휘둘렀다. 결국 엄마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로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고, 아들 또한 피해자인 동시에 패륜아로 평생을 살게 되었다. 이런 비극의 시작은 상식의 선을 넘는 엄마의 교육열이었다.

 

이제 초5 엄마들이 학원들이 불을 지피는 환각의 선동에 속아서 상식의 선을 넘으며 가서는 안 될 곳으로 아이들을 몰아넣으려고 하고 있다. 이것을 막지 못한다면 수많은 어린 희생자들이 발생할 것은 필연적이다. 그로 인해 2차적인 엄마 피해자들이 생겨날 것도 필연이다. 하루빨리 ‘초5 의대반 금지법’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조기 교육은 교육을 빙자한 아동학대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2기, 금리·대선 사이클로 본 2025 달러 전망과 자산배분

트럼프 대통령 2기의 시작은 금융시장과 경제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5년은 미국 대선 결과와 금리 사이클 변화가 맞물리며 달러와 환율,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금리 사이클과 대선 사이클을 중심으로, 2025년 환율과 달러인덱스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을 살펴보겠다. 금리 사이클과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의 이해 금리 사이클은 경제와 금융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필자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나침반으로 삼고 기준금리 사이클로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 2023년 7월은 금리고점(A)이었으며, 2024년 9월은 첫 금리인하(B)가 이뤄졌다. 지난 금리 사이클과 비교해 분석하면 첫 금리인하 이후부터 약 1년 뒤인 2025년 하반기, 경제위기(C)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제위기(C)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점으로, 위험자산은 큰 폭의 하락을 겪고,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수 있는 구간이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은 이러한 금리 사이클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금리고점(A) 이전에는 안전자산을 축적하고, 버블(B)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