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라는 직업은 차가운 금속 기구를 통해 미세한 치아의 결을 다루는 지극히 이성적인 영역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누구보다 뜨거운 예술적 유전자를 깊이 공유하고 있다. 20년 이상 전, 우리 마음을 설레게 했던 두 팀의 음악을 복기하며 그 까닭을 찾아보고자 한다. 2002년 MBC 대학가요제 금상을 거머쥔 연세치대 중창단 ‘여울’의 ‘그러지마’는 치대생 특유의 세련된 감성과 화음의 정수를 보여준 명곡이다. 당시 월드컵의 열기가 채 가시기 전, 본과생들로 구성된 이들은 ‘공부만 하는 모범생’이라는 편견을 깨고 대중 앞에 섰다. ‘그러지마’는 감미로운 아카펠라적 화성과 팝적인 멜로디가 매끄럽게 조화를 이룬 곡으로, 치열한 학업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청춘의 서정성을 대중에게 잘 전달했다. 이에 앞서 1997년, 서울치대 음악 동아리 ‘아침이슬’의 프로젝트 그룹 ‘개구장애’가 선보인 ‘엘도라도’는 시대적 저항 정신과 이상향에 대한 뜨거운 갈망이 담긴 곡이었다. ‘개구장애’라는 팀명 자체가 치과적 위트(개구장애: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증상)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이들의 ‘엘도라도’는 당시 대학가의 지배적이었던 민중가요적 정서 위에 치대
2022년 치과신문 955호에 실렸던 “맛 좋고, 친절하고, 가격까지 싼 식당은 없다”는 카툰을 음미하며, 치과 개원의로서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경영학적 이론들을 차근차근 되짚어보고자 한다. 경영학에는 ‘품질(quality), 속도(speed), 가격(price)’의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는 유명한 이론이 있다. 이른바 ‘불가능한 삼각정리(the impossible trinity)’라 불리는 이 개념에 따르면 맛(품질): 고도의 기술과 좋은 재료(임상 실력과 장비)가 필요함. 친절(서비스/속도): 인건비와 충분한 진료 시간이 투입되어야 함. 저가격(비용): 위의 두 가지를 실현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포기해야만 가능함. 즉, 고품질과 고품격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가격까지 낮추는 것은 구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모델’이라는 것이다. 만약 그런 곳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과도한 희생(의료진의 무리한 노동 혹은 박리다매로 인한 진료 품질 저하)을 담보로 하는 단기적인 ‘신기루’일 뿐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은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있다. 숙련된 의료인(치과의사)의 시간과 집중력은 명백히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진중하고 엄숙한 행사나 모임에서도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키며 청중의 미소를 자아내는 ‘치트키’가 있다. 바로 이행시나 삼행시 같은 ‘N행시’다. 이는 단순한 언어유희 혹은 언어 순발력 테스트같은 느낌을 주지만, 사실 수천 년 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식인들이 애호해 온 유서 깊은 문학 양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서양 문학사에서는 ‘아크로스틱(acrostic, 답관시)’이라 하여 시의 각 행 첫 글자를 아래로 연결하면 특정 사람의 이름이나 비밀 메시지가 나타나도록 쓴 시가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나 히브리인들이 만든 아크로스틱은 단순한 유희를 넘어 신성한 종교적 기도문이나 신탁, 혹은 적의 눈을 속이는 군사적 암호로도 요긴하게 쓰였다. 이러한 비밀스러운 속성은 현대 장르 문학에서도 매력적인 소재로 변주된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루브르 박물관의 관장 소니에르가 살해당하기 직전 남긴 의문의 암호문들이나, 추리 소설 속 범인들이 탐정에게 보내는 도전장에는 어김없이 이 ‘아크로스틱’ 기법이 숨겨져 있다. 문학가들 역시 이 정교한 언어 게임을 사랑했는데,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는 자신이 흠모하던 여인의 이름을 시의 각행
치과의사이자 의료인인 필자도 몸이 불편하여 인접한 다른 의원을 진료 마감 시간에 임박하여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접수를 받아 주어서 치료를 무사히 마쳤을 때 드는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우리 병원의 직원들도 이런 경우에, 배려하는 얼굴로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잘 맞이하고 있을까?’ 이와 같이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을 베풀라”라는 메시지, 즉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덕률인 황금률(golden rule)이 그리스 신화를 투영하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문학 작품들과 동양 철학 속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고,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손님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는 생존이자 신앙이었다. 올림포스의 신들, 특히 제우스와 헤르메스는 종종 누더기를 걸친 거지나 지친 나그네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을 찾아가 사람들의 도덕성을 시험했다. 한 번은 제우스와 헤르메스가 나그네로 변신해 어느 마을을 찾았을 때, 부유한 주민 모두는 이들을 문전박대했고 오직 가난한 노부부 바우키스와 필레몬만이 자신들의 마지막 음식과 포도주를 꺼내 정성껏 대접했다. 신들은 마을 전체를 대홍수로 쓸어버려
치과 개원가는 기술적 숙련도만큼이나 복잡한 ‘관계의 역학’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원장은 진료실 내에서는 정밀한 시술을 수행하는 임상가여야 하며, 데스크와 스탭 앞에서는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이자, 환자에게는 신뢰받는 치료자이자 상담가라는 다중적 캐릭터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성어가 바로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이다. 글자 그대로 “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멀지도 않게 하라”는 뜻의 불가근 불가원은 흔히 인간관계의 지혜를 논할 때 인용된다. 이는 춘추시대 월나라 왕 구천(勾踐)과 그의 두 충신, 범려(范蠡)와 문종(文種)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월나라 왕 구천은 오나라와의 전쟁에서 패해 굴욕적인 항복을 하고, 오나라 왕 부차의 마구간지기 노릇을 하는 등 온갖 치욕을 겪었다. 구천은 처절하게 복수를 다짐하며 20년의 세월을 견딘 끝에 와신상담(臥薪嘗膽)하여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승리를 거두는데, 이때 그의 곁에서 모든 치욕을 함께 견디며 복수를 도운 인물들이 바로 명재상(名宰相) 범려와 문종이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범려는 구천의 본성을 꿰뚫어 보았다. 구천은 고난의 시기에는 신하들의 지혜를 절실히 필요로
현대 의료 현장은 첨단 장비와 효율적인 시스템이 지배하는 각축장이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진료는 정밀해졌지만, 역설적으로 병원 문을 나서는 환자의 마음 한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남곤 한다. 그것은 아마도 ‘데이터’나 ‘기술’로 치환될 수 없는 ‘인간적 유대’에 대한 갈증일 것이다. 필자가 21년 동안 개원의로 살아가며 나름의 최선으로 지켜온 원칙 중 하나는 환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드리는 것이다. 이 소박한 ‘호명의 미학’에 담긴 인문학적 배경과 뇌과학·심리학적 근거를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료의 본질을 되새겨보고자 한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에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치과 진료실에서 환자는 흔히 ‘몇 번 체어 환자분’, 혹은 ‘임플란트 상담 환자’라는 익명의 존재로 머물기 쉽다. 그러나 의료진이 환자의 이름을 정성껏 불러주는 순간, 그는 수많은 내원객 중 한 명이 아닌 ‘단 하나의 고귀한 존재’로 격상된다. 이름은 그 사람의 삶과 정체성이 응축된 고유한 기호로서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나는 당신을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4대 집행부가 직무대행 체제 속에서 회무를 이어온 지도 3개월여가 흘렀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최대 행복의 원리)’으로 대표되는 공리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이며 현실정치에도 직접 뛰어들었던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의 사상과 선언을 토대로 우리 치과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갈 힌트를 얻고자 한다. 존 스튜어트 밀의 명언 “확신(신념)을 가진 한 사람은 이해관계(관심)만 가진 99명과 맞먹는 사회적 힘을 가진다(One person with a belief is a social power equal to ninety-nine who have only interests)”는 그의 저서인 ‘대의정치론(Considerations on Representative Government, 1861년)’에 등장한다. 단순한 처세술이나 개인의 동기부여를 위한 경구가 아니라, ‘대중 민주주의’의 도래와 함께 나타난 사회적 무관심을 경고하고, 여론과 사상이 역사를 바꾸는 핵심 동력임을 증명하기 위해 나온 정치철학적 선언이다. 밀이 ‘대의정치론’을 집필하던 19세기 중반 영국은 선거권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며 대중
과거 치의학 서적의 초기 번역본에서 ‘crown and bridge’를 ‘왕관과 다리’로 직역한 것을 보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다. ‘번역의 마법’이라 불리는 극명한 사례를 통해 임상에서 환자의 언어를 정확하게 번역해야 하는 우리 치과의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1945년 7월, 포츠담 선언을 통해 연합국은 일본에 무조건 항복을 권고했다. 당시 일본의 스즈키 칸타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정부 입장을 ‘모쿠사츠(默殺, 묵살, mokusatsu)’라는 단어로 표현했는데, 스즈키 총리의 본의는 ‘노코멘트(No comment)’, 즉 군부의 반발을 고려해 시간을 벌며 외교적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전략적 침묵’에 가까웠다. 하지만 총리의 기자회견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시 일본의 대외선전매체 역할을하던 도메이통신은 영문기사에서 ‘모쿠사츠’를 ‘언급(논평)을 삼간다(No comment)’ 대신 ‘무시한다(ignore)’쪽으로 보도하고, 연합국 측에도 ‘Ignore(무시)’ 혹은 ‘Reject with contempt(경멸 섞인 거절)’로 번역되어 보고되었다. 이 치명적인 오역은 트루먼 대통령을 격분시켰고, 결국 답변이 나온 지 불과 열흘 만에 히
2016년 3월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매치에서 5판 중 기념비적인 1판을 이긴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이번에는 ‘신공지능’이라 불리는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현존 최강으로 평가받는 바둑 AI ‘카타고(Katago)’의 인간-AI 리매치는 2점 접바둑, 제한시간 차등(인간: 기본 5시간, 30초 초읽기 1회 vs AI: 매 수 20초)으로 인간에게 어드밴티지를 준 상태에서 벌어졌는데, 지난 10년 동안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바둑에서도 인공지능의 엄청난 진보가 있었다. 이세돌과 대결한 알파고보다 카타고가 2~3점 이상 강해진 것이다. 그런 카타고를 상대로 신진서 9단이 2점 접바둑이지만 최종 역전승(2-1)을 거둔 것은 AI 시대에도 인간이 유일무이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치의학과 의학에서는 진화 중인 AI를 경쟁 상대 혹은 상생할 수 있는 동료로 잘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이전까지 의료 분야에서 왓슨과 같은 의료 AI나 초창기 딥러닝 모델은 주로 ‘이미지 인식’에 치중돼 있어서 X-ray나 MRI 영상을 보고 암세포를 찾아내거나, 피부과 사진을 보고 피부암 여부를 판별하
우리는 흔히 잘 먹고 잘 자는 것을 오복(五福)의 으뜸으로 꼽으며, 그 중심에는 늘 치아 건강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매일 마주하는 치아의 가치가 단순한 삶의 질을 넘어 ‘생사(生死)’의 갈림길을 결정짓는 엄중한 척도라는 사실이 최근 대규모 국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명백히 증명되었다. 대한치과보철학회가 ‘제11회 틀니의 날(7월 1일)’을 맞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통계청 사망원인통계를 연계해 발표한 연구 결과는 우리 치과의사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한국인 중에서 자연치아가 단 1개 감소할 때마다 사망위험은 약 1.2%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실된 치아가 4개에 이르면 사망위험은 4.9%, 8개가 빠지면 약 10%까지 치솟는 것으로 분석됐다. 치아의 결손이 단순히 음식을 씹기 불편한 국소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직접적인 요인임을 가리키는 것이다. 특히 치아 상실은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 전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더욱 가혹한 지표로 작용한다. 치아가 20개 미만으로 떨어질 때 사망위험은 급격히 증가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적절한 보철치료를 통해 저작기능을
도서관에서 ‘치과의사’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걸작이 있다. 바로 윌리엄 스타이그의 그림책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이다. ‘슈렉’의 원작자로도 유명한 저자가 1982년 발간한 이 작품은 뉴베리상 아너(Honor, 우수상)를 수상하며 아동문학의 고전이 됐다. 실력파 생쥐 치과의사인 드소토 선생님은 아내와 함께 작은 동물부터 큰 동물까지 정성껏 치료하지만, 딱 한 가지 철칙이 있다. ‘생쥐에게 위험한 포식자는 치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날 치통을 견디다 못한 여우가 찾아오고, 드소토 부부는 고민 끝에 여우를 치료해 주기로 한다. 그러나 나쁜 충치를 없애는 치료가 끝나자 여우는 본색을 드러낸다. 이때 부부는 미리 준비한 ‘치과적 기지’를 발휘해 여우의 입을 단단히 붙여 버림으로써 위기를 모면한다. 도르래와 사다리를 이용해 거대 동물의 입속을 누비는 설정도 흥미롭지만, 친절을 베풀되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철저한 대비책을 가져야 한다는 대목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소 필자는 소설을 읽으며 진료실의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현실의 각박함에서 벗어난다. 특히 미스터리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즐겨 읽는데, 2018년 작 ‘
‘리액션이 좋은 사람에게 은총을 더 빨리 주신다’는 글귀를 필자가 다니는 성당의 주보에서 본 적이 있다. 의료 현장에서도 환자의 긍정적인 반응은 단순히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을 넘어, 실제 치료의 질과 안전성에 기여한다는 연구와 심리학적 근거들이 존재한다. 심리학과 의학계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협력 관계를 ‘치료 동맹(therapeutic alliance)’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환자가 감사 인사를 하거나 치료 과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 의사는 무의식적으로 더 높은 책임감과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즉, 환자의 리액션이 의사에게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이는 의사의 번아웃(burnout)을 방지하고 진료의 세심함을 높이는 선순환의 연료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의 과학적 실체는 하버드 의대의 테드 캡척(Ted Kaptchuk) 교수 연구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플라세보(placebo) 효과의 세계적 권위자로, 특히 과민성 대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단순히 위약을 처방하는 것을 넘어, 의료진이 환자의 눈을 맞추고 질문에 경청하
개원 22년 차인 필자는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음악을 튼다. 클래식이나 세미 클래식, 그중에서도 주로 피아노 연주가 주를 이루는 비언어적 음악(non-verbal music)이다. 진료에 온전히 전념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핸드피스의 날카로운 고주파 소음과 석션 소리가 가득한 치과 환경에서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진정 효과(soothing effect)를 전하고 싶어서다. 과연 어떤 음악이 환자와 술자 모두에게 깊은 안식을 줄 수 있을까? 치과 소음은 대개 60~80dB 사이의 고주파로 구성된다. 이는 뇌의 편도체를 자극하여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 분비를 촉진하는 요인이 된다. 이를 상쇄하기 위한 사운드 테라피의 핵심 원리는 ‘청각 마스킹(auditory masking)’과 ‘템포와 심박수의 동기화(entrainment)’에 있다. ‘청각 마스킹’이란 단순히 소음을 소리로 덮는 것이 아니라, 배경 음악을 통해 날카로운 기계 소음에 집중된 뇌의 인지적 관심을 분산시키는 작용을 말한다. 이때 가사가 있는 음악은 언어를 처리하는 뇌 기능을 추가로 사용하게 만들어 오히려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가사가 없는 비언어적 음악(instrum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치과의사로서 역사의 길목마다 ‘지조와 책무’를 다했던 위인들을 돌아보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한국 치과의사 역사와 세계사 속에서 빛난 치과의사 영웅들의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다시금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한국 치과의사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인 함석태(咸錫泰, 1889~미상) 선생은 넓은 의미에서 민족의 얼을 지킨 우국지사(憂國志士)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1912년 일본치과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14년 서울 삼각정(현재 을지로 입구 근처)에 한국인 최초로 치과의원을 개원한 ‘대한민국 치과의사 1호’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걸어간 길은 일제의 압제 속에서 ‘조선의 자존심과 문화’를 지킨 비폭력 민족 운동의 연장선이었다. 1919년 서울역에서 신임 총독에게 폭탄을 투척한 강우규 의사가 순국한 후, 선생은 일제의 감시를 무릅쓰고 강 의사의 손녀딸 강영재 여사를 친딸처럼 거둬 양육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투옥과 고문으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는 직접 의치를 제작해 주며 독립운동가들의 건강을 은밀히 돌보는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선생은 일제가 우리 문화재를 파괴하고 반출하는 것
“투표용지가 없어서 투표를 못 한다”, “피부과라고 해서 왔는데 피부 질환 치료를 못 받는다” 최근 보도된 이 충격적인 뉴스들을 접하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참담함을 느꼈다. 간혹 치과에 내원한 환자가 기본적인 검진을 위한 방사선 촬영을 거부할 때, 필자가 가벼운 어조로 건네던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무기 없이 나가서야 되겠습니까?”라고 했던 비유가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의 현실이 된 것이다. 지난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의료 현장의 본질을 잃어버린 진료 편중 현상은 각 분야가 마땅히 갖춰야 할 핵심 기능과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뼈아픈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민주주의사회에서 투표용지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이다. 물론 선거 관리 부실이나 수요 예측 실패로 투표용지가 바닥나 유권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거나 투표를 포기해야 했던 전대미문의 사례가 세계 역사상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일부 주와 자치구 선거(2022~2024년)에서 팬데믹 발 공급망 붕괴로 투표용지 배송이 지연되어 선거가 파행을 겪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