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산에 오른다. 힘겹게 산에 오르다 꼭대기에 다다르고, 그리고는 다시 터벅터벅 산을 내려오는 산행의 과정. 문득 이러한 행위가 마치 성공이라는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한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삶의 키워드 중 하나는 ‘성공’이 아닐까 싶다. 경제적 부를 누리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과 학력, 눈에 확 들어오는 스펙을 갖추거나 권력을 누리는 직위에 오른 이를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성공의 외형은 이처럼 화려함을 겸비한다. 그 화려함의 이면에는 땀과 열정의 긍정적 단어도 속해 있지만, 비이성적인 과도함 또한 존재한다. 성공하려는 자의 행동은 마치 불 속에 뛰어드는 불나방 같기도 하다. 심지어는 성공을 위해 그 어떤 희생도 감내할 것처럼 맹목적이고 저돌적이다. 필자는 어떤 사람이 성공했느냐에 대한 평가를 산행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먼저 성공으로의 등정을 본다. 모두 열심히 살려고 하지만, 각자 성공으로 가는 산세는 험준하기만 하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능력도, 인성도 달라서 오름들이 독특한 형세를 갖기 마련이다. 어느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로 나뉘지만, 중간에서 다시 새로운 길을
얼마 전 이은희 원장이 본지 기고를 통해 ‘아이언맨이 되고 싶은 치과의사 이야기-자비스를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1인 진료를 하거나 소수 직원으로 치과를 운영하는 원장은 초능력이 없더라도 슈트라는 기술적 도움으로 슈퍼히어로가 된 아이언맨과 유사하다. 아이언맨 곁에 인공지능 ‘자비스’가 있었던 것처럼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진료 보조시스템은 1인 진료를 하거나 준비하는 치과 원장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은희 원장의 칼럼 내용처럼 1인 진료를 위해서는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외롭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직원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원장이 진료 외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것은 물론 최대한 진료 동선은 짧게 구축하고 전자 차트는 어디서든 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시스템적인 준비도 필요하다. 말 그대로 ‘J.A.R.V.I.S.(Just A Rather Very Intelligent System, 그냥 좀 많이 똑똑한 시스템)’가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1인 진료 현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AI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 진료 외 업무를 대신 처리하고, 원장이 환자에
하루는 AI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궁금해서, 필자의 수술 케이스를 텍스트 서너줄 정도로 간략히 요약해 ‘GEMINI’에 넣어봤다. 그랬더니 마치 임상사진이라도 본 것처럼 그 시도가 갖는 의의와 이론적 배경을 만들어내고 한계점까지 정리해줬다. 보통 수술에 대한 내용을 짧게 말로 설명할 경우,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 뭐라도 추임새를 그럴듯하게 주워 담으려면 본과 4학년을 넘어서 최소 인턴이나 수련의는 돼야 기대할 수 있는 레벨이다. 요즘 많이 회자되는 ChatGPT나 GEMINI 외에도, 논문들을 검색해 컨센서스를 정리해주는 것에 특화된 AI서비스도 있다. 문장으로 명제를 입력하면, 몇 분 만에 관련 논문 수백 개, 수천 개를 검색해서 과학적인 뒷받침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해준다. 논문을 꼼꼼하게 읽을 때의 장점들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 하겠지만, 누군가 이상한 소리를 할 때 더 이상 갸우뚱하고 헷갈려 할 이유는 없어졌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에는 굉장히 흥미로운 환자가 내원했다. 바다에서 프리다이빙을 취미로 하는데, 다이빙 도중 오른쪽 위 치아 부위에서 치통이 생긴다는 주소로 내원한 환자였다. 중절치부터 제2소구치까지는 크랙도 거의 보이지 않는 멀쩡한 상
이제 음식점이나 편의점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유학(D-2)이나 어학연수(D-4)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2022년 19만7,000명에서 2024년 26만3,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은 주로 내국인이 기피하는 홀서빙과 주방보조 등 서비스 업종에 투입돼 우리 일상 속 노동시장의 한 축이 되어가고 있다. 유학생은 일정 수준의 한국어 능력과 학교의 확인 절차를 거치면 시간제 근로(아르바이트)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학생 신분을 넘어서는 활동은 금지되며, 택배 등 특수 형태나 건설업 등 일부 직종의 활동은 아예 제한된다. 근로 가능 여부는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심사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모든 유학생이 입국 즉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D-2-1, D-2-4, D-2-6, D-2-7 비자는 입국 즉시 가능하지만, D-4-1, D-4-7(어학연수) 및 D-2-8(단기 유학)은 자격 변경 후 6개월이 지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류 자격 외 활동 허가’라는 사전 승인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원칙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영리·취업 활
2021년 여름, 퇴근길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보궐선거 후보자였다. 그는 경기지부 회원들에게 비급여공개 자료 제출을 거부하라는 문자를 보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왜놈들이 쳐들어왔는데 성문을 그냥 열 수는 없다”는 격한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자, 정작 성문을 가장 먼저 연 사람은 바로 그였다. 비급여공개는 이미 늦었으니, 이제 비급여보고를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돌아보면 그마저도 허망한 다짐이었다. 매년 반복되는 비급여자료 제출이 이제는 치과계의 일상이자, 뉴노멀의 시작이 되었다. 2022년 제주 총회에서는 횡령사건에 대한 대의원의 질의가 명확한 답변 없이 넘어갔다. 이어진 치협 압수수색 사건은 공중파 뉴스로 보도되며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그 여파로 현직 감사를 탄핵하자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내부 감시가 공격의 대상이 되는 상황, 책임 없는 말들이 남긴 상처를 누구도 수습하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회무는 흘러갔다. 이 무감각이야말로 우리의 또 다른 뉴노멀이었다. 이제 통합돌봄의 흐름 속에서 의료기사법 개정안이 다시 발의되었다. 단순한 직역 갈등을 넘어, 의료체계의 권한 구조를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수적 우세
뉴욕의 가을은 늘 짧고 스산하다. 뉴욕의 여름은 무척 덥고 습하고, 겨울은 피가 얼어붙는다는 혹독한 추위이기에 뉴요커들은 센트럴파크가 형형색색 물들어가는 가을을 사랑한다. 영화나 광고에서 보이는 매력적이고 화려한 모습과는 다르게 무채색의 고층 건물과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교통 체증, 24시간 운행되는 낡은 지하철이 그물처럼 연결된 도시가 뉴욕이다. 그럼에도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밤늦은 시간에도 꺼지지 않는 빌딩 불빛이 뉴욕을 대표하는 야경이 됐다. 유행과 문화를 주도하는 도시이자, 다국적 문화가 깊게 배어있는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도시이기도 하다. 이러한 뉴욕의 가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차기 뉴욕 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다. 그는 역대 최연소이자 무슬림 출신으로 미국의 상징적인 도시 뉴욕의 새로운 시장으로 당선됐다. 1969년 이후 56년 만의 최대 투표율이자 2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한 선거에서 당당히 승리하며 ‘정치 세대교체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1991년생인 젊은 정치인 맘다니는 남아시아계 무슬림 배경을 지닌 사회주의 성향의 개혁가로 새로운 뉴욕을 만들 수 있는 인물로 평가
최근 한 환자가 “기구 소리가 너무 무섭다”며 수면으로 치료가 가능한지 문의한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수면치료의 장점을 보고 왔다고 했다. 요즘 인터넷에는 ‘수면치료’를 홍보하는 치과 광고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포털 사이트에 ‘치과 수면치료’를 검색해보면 ‘의식하진정요법’의 장점을 내세운 광고와 블로그가 넘쳐난다. 대부분은 낮잠을 잔 듯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거나, 두려움과 통증으로부터 자유롭다며 수면치료를 권유하고 있다. 실제로 치과의사는 환자의 공포와 불안, 통증을 최소화해야 하는 임상 현실 속에 있다. 특히 소아나 장애인 환자, 중증 치과공포증 환자, 장시간 복합 시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진정치료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치료의 전제조건이 되기도 한다. 진정요법은 환자의 협조를 높이고, 술자의 집중도를 유지시키며, 의료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유용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의학적 적응증과 무관하게 단순히 환자의 편의를 위해, 혹은 영리적인 목적으로 시술의 난이도나 환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자면서 치료받자’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강력한 마약성 진정제를 투약하는 행위는 의료윤리에 반하며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다. 최근 한 언론에서 <‘자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2인자로 평가받았던 딕 체니 前 부통령이 지난 11월 4일 타계했다. 향년 84세. 과묵하고 강단 있는 정치인이었던 체니는 미국에서 부자(父子) 대통령을 모두 보좌한 유일한 인물이다. 조시 H.W. 부시 前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걸프전 당시 국방장관으로 군을 지휘했고, 아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는 부통령으로 복귀해 권력을 행사했다. 부통령 체니는 사실상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행정부의 실질적 권력자였다. 체니는 미국과 미국 대통령, 그리고 자신에게 중요했던 결정들을 실행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체니의 부통령직은 단순한 의례적 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이라크 전쟁, 대테러 정책, 에너지 전략 등 미국의 주요 국정 현안과 보수적 의제들을 주도하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바이스(Vice)’는 기업가이자 제46대 미국 부통령 딕 체니의 전기 영화다. 제목인 ‘Vice’는 2인자를 뜻하는 부(副)라는 뜻과 악(惡)이라는 뜻을 담은 중의적인 표현이다. 1999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는 러닝메이트 추천을 맡고 있던 체니에게 오히려 부통령직을 제의했다. 그러나 딕 체니는 처음부터 부
요즘 치과계가 처한 구조적인 위기와 불황을 극복하려면 과연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긍정적인 변화가 필요한 형편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무엇보다 원장들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지만, 치과의사 한 사람이 돌보게 되는 평균 환자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청구할 수 있는 치료비는 기본 보험치료비 외에는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새로운 비보험 진료항목도 뚜렷하지 않아 현실에서 힘든 일상을 경험하고 있다. 노동문제 관련하여 직원들을 잘 교육하고, 매일 협업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오랜 기간을 공부와 수련 그리고 개원준비까지 마치고 현장에 서면, 곧바로 원장의 위치란 새로이 배워야 할 부분들로 넘치며, 넓은 벌판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음을 깨닫는다. 결정을 기다리는 크고 작은 일들이 전후좌우 널려있음에 놀라고, 홀로 많은 것들을 결정해야 하는데 익숙지 않으며 신경 쓰고 노력해야 하는 바가 생각 이상으로 많다. 하나같이 책임은 막중하다. 우리 전문분야에 성적 우수자에 재주 뛰어난 이들이 많이 몰려있으며 일부는 확증편향 또는 편집증, 조울증이나 불안장애, 자폐성향으로 정서적으로 힘들어 한다. 치료를 요하는 병적상태는 아니지만, 관련 증상
“인생이여 만세(Viva la Vida)” 2025년 4월, 8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내한 공연은 ‘역대급’ 기록을 많이 남겼다. 약 32만명이라는 내한 공연 사상 최다 관객, 6회 공연이라는 최다 횟수, 그리고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콜드플레이는 공연에서 ‘지구를 아끼고 환경을 살리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플라스틱 응원봉 대신 식물성 소재의 LED 팔찌를 관객에게 나눠주고 공연 후 회수해 재활용하는 저탄소 캠페인을 펼쳤다. 서울 공연의 회수율은 99%로, 이전 최고였던 일본 도쿄와 핀란드 헬싱키 공연의 97%를 뛰어넘었다. 한국 팬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세계 무대에 각인된 순간이었다. 이처럼 수많은 기록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콜드플레이의 공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는 단연 ‘Viva la Vida’다. 이 곡은 콜드플레이의 정규 4집의 리드 싱글이자 명실상부한 대표곡이다. 팬들은 “인류의 역사가 게임이라면 이 리듬이 엔딩곡일 것”이라고 찬사를 보낸다. 그렇다면 ‘Viva la Vida’ 제목은 무슨 의미일까? 가사의 비극적 서사와 다르게 이 표현은 ‘인생이여 만세’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서울동부지방법원은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회장과 3명의 선출직 부회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 소송은 2023년 제33대 치협 회장단 선거에 출마했던 원고들이 박태근 당선인이 특정 언론과 결탁하거나 현직 협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치협 기관지를 통한 선거운동을 했고, 선거인에 대한 직접적인 문자 발송 등으로 선거관리규정과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 행위를 했다며 제기한 것이다. 원고들은 1심 판결에서 승소한 바 있으며, 이번 결정은 그 후속 판결이다. 1심 판결 이후 피고 측은 협회 대내외에서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2심 항소를 제기해 논란을 키웠다. 박태근 회장은 지난 10월 16일 법원의 직무정지 판결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되, 항소심 판결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여러 회원들은 박태근 회장이 법원의 결정을 가볍게 여긴 채 회원들의 정서를 무시하고 자신의 직위에만 집착하며 항소를 제기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이러한 법적 대응을 위한 법무비용을 여전히 협회 공금으로 지출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개인의 불법적 행위 방어비용을 회원 회비로 충당하는 명백한 도덕적 해이라고 꼬집었다. 당선무효 1심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 마왕 신해철은 싱어송라이터이자 록 밴드 ‘넥스트(N.EX.T)’의 리더이자 메인 보컬이었다.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오랫동안 젊은 세대와 소통해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졌다. 아직도 전주만 흘러나와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김광석, 서태지 등과 함께 한 시대의 아이콘이자,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며 필자와 비슷한 세대 모두 그때 그 시절 ‘마왕 신해철’에게 위로를 받았던 마음의 빚이 하나쯤은 있다. 마왕 신해철은 한국 대중음악의 전설이자, 그에게 음악은 ‘생각하는 청춘의 언어’였기에 힘들어하던 청춘들에게 큰 위안이자 소통의 통로였다. 그는 2014년 10월 27일 의료사고로 46세라는 이른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 5월 고(故) 신해철의 의료사고 사망 사건이 다시 회자됐다. 법원 판결 때문이었다.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가 또 다른 의료 과실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60대 환자의 넓적다리부 정맥 혈전 제거 수술을 하다가 혈관을 손상했다.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다 2년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이 얼마 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어 자리를 비우게 됐다. 임기 6개월 반을 남기고 일어난 일이다. 협회장이 임기 도중에 집행부의 선거운동 문제로 인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으로 자리를 비우게 된 일은 치과계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협회장이 직무 도중 직무집행정지를 당한 것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두 번째다. 그중 한번은 2017년 첫 회원 직선제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인명부 관리 부실로 법원의 결정에 따라 재선거가 이뤄진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협회장의 책임에 따른 직무정지는 아니었다. 따라서 2018년 재선거를 치를 당시의 협회장 직무정지와 이번은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고, 실질적으로 선출직 집행부의 책임 여부 문제로 직무정지를 당한 것은 최초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직 항소심이 남아 있기 때문에 1심 판결에 근거한 직무정지가 곧 선거운동의 불법성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최종 결정이 나기까지 불법 여부는 보류해야 하겠지만 일단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직무정지는 피할 수 없기는 하다. 회무는 정관에 의해 가장 연장자인 보험부회장이 맡았다. 보험부회장이 협회장 직무대행을 한 것도 두 번째다. 비록 직무대행 체제이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지난 10월 15일 회장 직무대행으로 마경화 상근보험부회장을 선임했다. 치협 선출직 회장단의 직무집행정지로 협회 운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 만큼 치과계 안팎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이 엄중한 시기에 회장 직무대행에게 바라는 점을 적어본다. 좌고우면(左顧右眄) 말고, 복지부동(伏地不動) 말고, 회원의 뜻을 받들어 나가기만을 바란다. 우리나라는 ‘권한대행 공화국’이라 할 만큼 권한대행의 역사는 길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 4·19 혁명으로 사퇴했을 때 외무부 장관 허정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었다. 이미 부통령 장면이 사퇴한 상태였고 부통령 다음의 승계 서열이 외무부 장관이었기 때문이다. 제2공화국이 5.16 군사정변으로 무너지고 윤보선 대통령이 1962년 3월 22일 물러나자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권한대행이 되어 1963년 12월 17일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까지 633일간이나 재임했다. 1979년 10.26 사건 이후 최규하 국무총리가 1979년 12월 6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될 때까지 권한대행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대통령 탄핵이나
우리에게 익숙했던 단골손님 얼굴로 메뉴를 알아서 준비해 주는 동네식당, 이모저모 소식을 나누는 동네미용실, 아이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동네문구점, 창문 너머로 보이는 빵을 보면서 침을 삼키는 동네빵집들이 이제는 ‘임대문의’를 붙이고 공실로 남아있다. 동네상권이 자영업자의 몰락을 가져오며 무너지고 있어 식당은 배달플랫폼으로 주문하고, 인터넷 쇼핑몰은 당일 또는 새벽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우리가 소비하는 장소가 우리 동네만은 아닌 세상이 오게 된다. 생활상권을 기반으로 ‘골목경제 소생’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가까운 거리에 그런 상권이 있으면서 주민과 공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과의원은 건축법상 ‘근린생활시설 1종’에 개설 가능하다. 근린생활시설이라는 것은 ‘주택가와 인접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와 편의를 제공하는 건축물로, 주로 주거지역 근처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소규모 상업 및 서비스 시설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개설과 관련하여 변경사항이 있어서 보건소에 변경신청을 하러 행정절차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다. 너무 많은 규정의 변화로 여러 가지를 다시 검토하고, 공부해보다 보니 ‘최근에 개원하는 원장들은 참 고생이 많겠구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