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대수명이 연장되고 만성 질환을 앓는 노인의 수가 늘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로, 65세 이상 인구비율과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인 복지 및 의료정책을 강화하고 있는데, 2023년 말 기준 요양병원 수는 1,600여곳 정도이며, 요양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약 3.5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요양원과 요양기관은 매년 2.6%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특히 고령화로 인해 관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노인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라 입원환자 수도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3년 말 기준 요양병원 입원환자 수는 14만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고령화 사회의 필요에 따른 의료시설의 확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노인은 구강질환이 곧 전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관리가 중요하고, 노인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는 노인환자를 위한 다양한 구강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한 상태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임상현장에서 일단 노쇠가 진행되면 회복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노화가 완전히 진행하
휴학한 의대생 중 남학생 상당수가 현역으로 입대를 신청했다. 의대 증원 사태로 촉발된 수업 거부와 휴학 사태가 장기화하자 남학생 상당수가 현역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 입대를 선택한 것이다. 올해 국감에 국방부와 병무청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24년 8월까지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 수는 총 1,052명이라고 한다. 이는 2023년 한 해 267명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급증한 수다. 치대생과 의대생들은 보통 치과대학과 의과대학 졸업 후 국가시험을 통과하여 치과의사와 의사 면허증을 취득할 때까지 병역이 유보되었다가, 전문의 수료 여부에 따라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근무하여 군대 내 의료와 지역의료를 책임지는 임무를 수행한다. 군의관은 군대 내에서, 공중보건의는 지방 각지의 보건소나 보건지소, 보건의료원 등에서 근무하는데, 매년 3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를 합쳐 1,100여 명이 전후방의 군부대와 도서·산간 지역에 배치된다. 그간 치·의대생 사이에선 군의관 복무 기간(39개월)이 현역병 근무 기간(18개월)보다 지나치게 길다는 인식 때문에 학부를 휴학하고 현역 입대를 선택하는 숫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다. 본지에서 보도한 바 있듯이 군 복무 의무
국내에서 폐쇄회로 TV(이하 CCTV)로 널리 사용되는 중국산 인터넷 카메라의 80% 이상이 해킹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킹된 영상은 중국 음란사이트를 통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인터넷 카메라가 설치된 일반 가정집과 업소, 병원 등 국내 거의 모든 공공장소가 이 같은 문제에 노출됐다고 한다. 중국의 음란사이트에는 필라테스 및 폴댄스 스튜디오는 물론 룸카페, 산부인과 분만실, 의류 판매장, 펜션 수영장, 왁싱숍, 피부 마사지실 등 사람들이 매일 방문하면서도 신체가 노출될 수 있는 공간들을 찍은 영상이 무분별하게 올라가 있다고 한다. 탈의실을 찍은 영상에는 유니폼에 이름까지도 선명하게 노출되어 사람을 특정할 수 있다고 하니 더욱 무서울 따름이다. 또한 일회성이 아닌 특정 대상을 꾸준히 관찰해 개인의 사생활을 자극적으로 편집하고 제목을 설정한 영상도 많다고 한다. 개원가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병·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병원, 탈의실뿐 아니라 수영장, 노래방, 가정집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영상이 올라와 있다며 국민 누구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이디와 비밀번호 변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30일까지 총 6차에 걸쳐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이하 의개특위)브리핑 을 실시했다. 이번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은 의사들이 반발하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의대증원도 중요하지만, 그 외 치과의사를 포함한 의료인 인력수급, 비중증 비급여 병행진료에 대한 급여 제한(혼합 진료) 등 치과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제가 다수 포함이 되어있는데 주로 의개특위에서 다루는 듯 하다. 이미 다수의 치과계 오피니언 리더가 정부의 의료개혁 과제 중 ‘혼합진료 금지추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의사 증원 다음은 치과의사를 비롯한 다른 의료인의 증원이 아닐까 하며 치대생, 치과 전공의들 또한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개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지난 9월 4일 공보이사가 의개특위 1차 실행방안에 대한 의견을 치의신보에 밝힌 것 외에 지난 6개월여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의개특위의 논의방향에 대해 회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치협이 수만여 치과의사들에 대한 대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개특위에서 무엇을 논의하고 있는지를
지난 7월 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장애인이 휠체어 승강 설비가 없어 비행기에서 내릴 때 계단차를 기어 내려가야 했던 영상이 뉴스를 타면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문제가 사회 문제로 다시 떠올랐다. 교통 약자로 제주행 비행기를 예매한 중증장애인인데, 휠체어 승강 설비인 리프트카를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제주공항의 경우 항공기 도착 후 공항 내부로 바로 연결되는 탑승교가 아닌 멀리 떨어져 계단차로 내려가 버스를 통해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절반에 가깝다. 대형 항공사는 직접 휠체어가 오르내릴 수 있는 리프트카를 직접 운용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 저가 항공사의 경우 지상에서 항공기 관련 모든 서비스를 지원하는 업체와 계약을 맺고 필요할 때만 대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리프트카 대여 비용이 회당 수십만 원이 넘는 등 탑승권 가격보다 비싸 저가 항공사로서는 손해로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장애인 편의시설 제공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행 교통약자법상 이런 설비 도입과 관리는 교통사업자 즉 민간업자의 책임으로 되어 있다 보니 공항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수어 통역이나 기타 장애인을 위한 보조 서비스 모두 마찬가지다. 이번 일을 계기
논어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나온다. 흔히 우리는 ‘지나친 것은 오히려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라는 뜻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원래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잘못 쓰이는 이유는 유(猶)자를 ‘오히려’라는 말로 이해하다 보니 그런 해석이 나오는 것 같다. 유(猶)자는 드물게 ’똑같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때로는 과유불급(過猶不及), 이 사자성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내건 3대 개혁은 노동, 연금, 교육개혁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 것이 의료개혁이다. 어느 하나 쉽지 않은 과제이고 매 정권마다 피해왔던 과제다. 그 궂은 개혁의 과제를 굳이 이 정권에서 모두 이뤄보겠다고 하는 각오는 국민을 위한 애민정신이 없으면 감히 입밖에도 내놓기 어려웠을 것이다. 정권이 단순하게 인기주의에 영합하고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면 절대 나서려 하지 못한다. 그러나 개혁의 길은 상당히 힘들고 험난한 여정이다. 때로는 실패로, 때로는 성공적으로 결론을 맺어 왔지만, 일단 성공할 경우 기존 시스템을 바꿔놓으며 사회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고 아울러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게 된다. 그
지난 9월 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극적으로 이시바 시게루 前 간사장이 당선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선거로 큰 관심을 모았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1차 선거에서 2위로 또다시 고배를 마시는 듯했던 그는 결선에서반전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이시바 前 간사장은 10월 임시국회에서 무난히 일본 총리로 선출될 것으로 전망되며, 보수적인 자민당에서 상대적으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정치인으로 알려져 우리나라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시바 총재는 정치인 아버지를 둔 세습 정치인이다. 아버지 이시바 지로는 관료 생활을 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돗토리현 지사, 자치대신을 지냈고, 할아버지 역시 돗토리현 지사와 자민당 간사를역임했다. 이시바 총재는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몇 년간 은행원으로 생활했다. 부친 사망 후 정계의 거물이자 부친의 친구였던 다나카 가꾸에이의 권고에 따라 1983년 다나카 파벌 사무소 근무로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어 29세였던 1986년 돗토리현에서 출마해 당시 최연소 중의원으로 선출됐다. 현재는 12선 의원이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2008년부터 총재 선거에 네 차례
2000년 상대가치수가제도를 도입하는 지불제도체계의 변화는 기존의 수가고시제에 대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제도라고 당시 설명을 하였다. 먼저 의료수가에 대한 원가분석이 이루어져 공정하게 평가가 이루어졌고, 두 번째로 자의적인 의료수가 조정작업으로 야기되는 불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며, 세 번째로 투명성 및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환산지수를 통한 정책을 통해서 건강보험정책이 합리적으로 정책화되었다고 했다. 의료행위간의 수가는 상대가치로 측정을 하는 것이고, 환산지수는 수가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도입된 제도인 것이다. 그러나 출발부터 원가분석은 이루어져서 수가의 문제점은 확인하였지만 재정상태에 의해 상대가치 점수의 일부만 적용되어서 수가 간 불균형은 여전히 존재하였고, 상대가치 점수의 조정도 자의적이라는 논란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환산지수에 대한 결정과정에는 외부적인 요인이 강하게 영향을 주어 매년 수가계약이 결렬되는 사태와 반발이 반복되는 문제가 25년간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수가계약제 이전의 수가조정 방식은 물가관리차원에서 의료보험수가를 바라보다 보니 먼저 보건복지부 연금보험국과 재정경제원 물가국에서 인상할 전체금액을 협의하게 되고 결정된 금
치과신문이 창간 31주년을 맞이했다. 1993년 9월 29일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는 ‘서치뉴스’ 창간호를 선보였다. 1958년부터 서울지부는 소식지 형태의 ‘치과회보’를 발행하다가 더욱 빠르고 정확한 정보 전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타블로이드 신문 형태로 업그레이드한 ‘서치뉴스’를 창간한 것이다. 1993년 서치뉴스 발간 즈음에는 치과의사전문의제도가 치과계 최대 이슈였다. 당시 서울지부 집행부는 치과의사 전문의제 반대를 결의했고, 입법예고 철회를 위한 강력한 투쟁과 전문의제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집행부 총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다. 서치뉴스는 치과계 이슈의 중심에서 내부 여론을 만들어 가는 역할의 시작을 알렸다. 작금의 소위 ‘의료인면허취소법’이 시행 후 10개월이 지나고 있다. 특히 의료인면허취소법이 시행된 이후인 2024년 1월부터 상반기에만 총 335명의 의료인이 행정처분을 받았고 이중 치과의사는 44명이었다. 면허취소나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은 치과의사가 2019년부터 5년간 연평균 43명이었던 것에 비해 의료인 결격사유 등에 관한 의료법 제8조가 시행된 이후인 올해는 상반기에만 44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지부는 30여 년 전 선배들이 치과의사
명나라시대 학자이자 정치인인 뤼신우(1536~1619)는 공자와 같이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주로 관념적인 도덕이나 공허한 사상을 이야기하는 다른 동양철학가들과는 달리 그의 저서 ‘신음어(呻吟語)’를 통해 제목 그대로 아프도록 직설적인 표현들로 이성에 호소하며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서양적 형식의 메시지들을 전한다. 뤼신우보다는 조금 더 은둔적인 삶을 살았던 동시대의 홍자성은 채근담(菜根譚)이라는 어록형식의 수상집(隨想集)으로 지금까지 뤼신우에 못잖게 현대인의 사랑을 받는데, 채근담이 세속을 벗어나되 세속을 떠나지는 말 것을 제안한다면 뤼신우의 신음어는 의연히 세속에 거하며 여하히 조금이라도 더 바르게 살아갈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심히 덥던 올 여름, 다시 펼쳐본 신음어에서 본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어떤 선배가 글을 지어와 내게 고쳐달라고 했다. 내가 계속 거절하자,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의 단점을 감추려 하지는 않네, 하지만 차라리 이것으로 자네의 웃음거리가 되어 한 사람만의 웃음거리에 그칠 수 있다면 좋겠네. 그렇지만 자네가 이것을 고쳐주지 않으면 나는 많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네.’ … 나의 단점에 대한 남의 비판을 싫어하
음력 8월 15일 추석은 가배, 가위, 한가위, 중추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추석의 순우리말인 ‘한가위’는 크다는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합쳐진 말로,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을 뜻한다. ‘삼국사기’의 기록에는 신라 유리왕 때 부녀자들이 즐겨한 길쌈놀이에서 ‘가위’라는 말이 유래됐다는 점을 찾아볼 수 있다. “왕이 이미 6부를 정하고 나서 이를 반씩 둘로 나누어 왕의 딸 2명으로 하여금 각각 부(部)내의 여자들을 거느리고 무리를 나누어 편을 짜서 7월 16일부터 매일 아침 일찍 뜰에 모여 길쌈을 하도록 하여 밤 10시 무렵 마쳤는데, 8월 15일에 이르러 그 공이 많고 적음을 따져 진 쪽은 술과 음식을 차려 이긴 쪽에 사례하였다. 여기서 노래와 춤과 온갖 놀이가 모두 벌어졌으니, 그것을 일러 가배(嘉俳)라고 하였다”라는 기록이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있다. 한가위에 가장 많이 오가는 덕담 중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가 있다. 여기에는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사이의 쾌청한 가을 날씨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기원이 깃들어 있다. 더불어서 벼가 무르익고 먹거리가 풍성해지는 이때 즐거운 놀이로 밤낮을 지내므로, 이날처럼 잘 지내어
토스트 아웃을 아시나요? ‘토스트 아웃’은 토스트를 오랜 시간 구워 까맣게 타기 직전의 상태를 비유한 말로 ‘번아웃’까지는 아니지만 그 직전의 무기력한 상태를 의미한다. ‘번아웃’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며 무기력증, 자기혐오 등에 빠지는 증상인데 토스트 아웃은 번아웃까지는 아니지만 그 직전의 무기력한 상태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이는 오랜 시간 구워 까맣게 타기 직전의 토스트처럼 조금 지친 상태를 의미한다. 물론 토스트 아웃의 원인도 일상생활 속에서 스트레스와 반복된 일상에서 느끼는 지루함 등이 꼽힌다. 치과의사는 진료라는 반복적인 스트레스와 집과 병원만을 오가는 지루함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모두 느낄 수밖에 없다. 토스트 아웃 상태를 겪고 있는 치과인은 실제로는 의욕이 없더라도 환자를 잘 진료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특징을 보인다. 이처럼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더라도 내면에서는 에너지가 많이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번아웃 상태가 되기 전에 내면의 휴식으로 토스트 아웃 상태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료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힘들다고 느낄 새도 없이 마치 ‘전원이 꺼진 것처럼’ 잠에 빠진다. 잠에서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 지치고 피곤한
피 보기를 꽤 좋아했는데, 작년에 임플란트 수술을 완전히 접었다. 시력과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임플란트를 처음 접했던 25년여 전, 전공의와 군의관 시절 대수술 경험이 많으니 그깟 소수술쯤이야 하는 마음이었다. 연수 과정이 가장 짧은 바이콘 임플란트를 택했다. 고정체 삽입 시 말렛을 사용하는 점이 생리에 맞았기 때문이었다. 미국 연수를 다녀온 후 바로 시작했다. 첫 수술 시 3개를 심으려고 점막 절개 후, 드릴 방향 때문에 느꼈던 황망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제친 조직이 기구 조작에 신경 쓰여 협점막에 매달고 진행했더니 제 위치로 돌아가려는 관성 탓인지, 환자가 너무 세게 자주 소독약으로 가글링한 탓인지, 일부가 융기해서 터졌다. 다행히 나중에 유착은 됐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순간순간 1미리, 1도를 따져야 하고 후속 보철이 치밀해야 함에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유지관리도 10년 이상 책임을 못 지는 연배에 이르렀다. 결정적 계기는 지속적 출혈 환자(70대 중반 남성)였다. 점막 절개 시부터 출혈이 심했다. 이상한데..? 35번 위치에 세 번째 드릴링을 하자 수돗물 흐르듯 출혈이 시작됐다. 턱 끝 동맥(MENTAL ARTERY)이 터졌음이 분명했
가끔 국회 인사청문회나 상임위원회를 보노라면 상식의 벽을 과감히 뛰어넘는 걸출한(?) 인물들이 등장하곤 한다. 예전에는 잘못한 일이 밝혀지면 양심상 찔려서 주춤하는 모양새라도 보이던데 이제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오히려 적반하장식 안면철판 신종 트랜스포머들이 등장하는 것 같다. 예전 자신이 했던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하면서 거짓말로 둘러대거나,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아랫사람들에게 잘못을 떠넘긴다.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극우 집단의 시각으로 무장하여 한 자리 차지하고 나선다. 임명권자의 눈에 더욱 들기 위해서. 반면 사회 곳곳에서 올바름을 위해 출세의 길을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해고당하고, 좌천되고, 법적 소송에 휘말리고. 어떤 이들은 고난의 길에서 병마를 얻어 세상을 하직하기도 하고, 스스로 생을 포기하기도 하고. 자신의 불이익을 알면서도 부하를 위하여 책임을 지는 사람, 청탁과 외압에 결연히 맞서는 사람, 회유와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사람. 우리의 독립투사 선조들이 이보다 더 결연하게 살지 않았을까? 더 결연하게 죽기를 결심하지 않았을까? 10년마다 강산이 변한다는 긴 세월을 세 번이나 겪으며 그 당시에 과연 일본이 사라진다고, 조선의 국권
기적이 일어났다. 국내에서 가장 작게 태어난 쌍둥이가 고비를 넘기고 가족의 품으로 건강하게 돌아간다. 쌍둥이는 몸무게 410g으로 세상에 나왔지만, 현재는 의료진의 집중적인 치료 덕분에 4kg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세종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쌍둥이는 예정일보다 훨씬 이른 22주 3일 만에 출생했다. 보통 출산아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국제질병 분류상 생존 출산 시기는 임신 22주부터다. 실제 생존 가능성은 임신 24주 미만의 미숙아가 20% 전후에 불과하고 쌍둥이의 생존 가능성은 그보다도 더 희박해 통계조차 없었다. 국내에서 가장 어리고, 가장 작게 태어난 쌍둥이가 출생 직후 탯줄을 자르자마자 기관 삽관 등의 소생술을 받았고, 충남대병원 의료진은 급히 청진기로 심박수를 확인한 뒤 산소호흡기를 씌운 후 바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이동시켰다. 쌍둥이에게는 숱한 위기가 닥쳤다. 형은 생후 30일 만에 괴사성 장염에 따른 장천공으로 몸무게가 1kg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한 수술을 받았다. 동생은 태어난 다음 날 기흉이 생겨 가슴에 흉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견뎌야 했다. 다행히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 소아외과, 신생아과 등 병원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 및 헌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