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목)

  • 맑음동두천 -2.3℃
  • 맑음강릉 1.4℃
  • 서울 -1.0℃
  • 구름많음대전 0.1℃
  • 맑음대구 2.6℃
  • 맑음울산 4.8℃
  • 광주 3.9℃
  • 맑음부산 5.1℃
  • 흐림고창 3.2℃
  • 제주 8.9℃
  • 구름많음강화 -2.4℃
  • 흐림보은 0.6℃
  • 구름많음금산 2.4℃
  • 구름많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4.6℃
  • 구름조금거제 5.2℃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URL복사

기태석 논설위원

얼마 전 집안 행사로 모두 모인 자리에서 둘째 놈에게 20여 년간 궁금했던 질문을 던져 보았다. 어렸을 때 장난감 가게에 갈 때마다 이상하게도 형이 고른 똑같은 장난감을 고르는 것이었다. 우리로서는 다른 장난감을 고르면 서로 바꿔가며 놀 수 있어 경제적일 것 같은데 둘째 놈은 이상할 정도로 막무가내였다. 그때 우리 부부의 결론은 소심한 성격 탓으로 돌리고 사 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답을 듣기까지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형이 산 장난감은 당연히 형 것이고 자기가 다른 것을 고른다면 그것마저도 몇 시간 뒤면 형의 차지가 되기에 안전하게 같은 것을 골랐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식과 부모 사이에도 생각하는 관점이 다르면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오랜 세월을 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친구 부부와 스페인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유럽이 처음이었던 친구는 가는 곳마다 감동의 연속이었다. “유럽 사람들이 이런 왕궁을 지을 때 우리 선조들은 뭘 했을까? 왜 우리는 거대한 석조 건물로 지을 생각을 못 했을까? 그렇게 했다면 지금쯤 관광 수입으로 편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그들에 대한 부러움, 조상에 대한 아쉬움을 계속 토로하고 있는 친구에게 우리의 궁궐 건축은 주위의 경치를 끌어들이는 차경문화에 있다는 등, 내 짧은 지식으로는 그를 진정시킬 수 없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얼마 후 친구가 서울대학교 도서관장을 지내고 ‘우리 역사 바로 알기’ 강연으로 유명한 허성도 교수의 글을 읽고 그런 건축물이 있기까지에는 수많은 백성의 희생이 따랐을 것이고 우리 선조 왕들이 얼마나 백성을 위하였으며 민주적으로 나라를 이끌었나를 알 수 있었다며 급변한 논조로 열변을 토한다.


그때야 나도 이탈리아 여행 때 들은 콜로세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건축물이 세워지기까지는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의 애환은 물론, 다 완성되고 비밀 유지를 위해 그들 모두를 죽여버렸다는 얘기도 해 줄 수 있었다. 비록 교수님의 도움이 있었지만 생각하는 관점을 바꾸어 보았더니 같은 사물도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한 것이다.


사랑하는 눈으로 본다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기 마련이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적 답사기’를 읽다 보면 저자의 미에 대한 탁월한 심미안보다는 같은 것이라도 아름답게 보고 표현하려는 긍정적 사고가 더 부러울 때가 있다. 그의 책을 따라 답사를 해보면 들판에 버려져 있는 하찮은 돌도 역사 속 얘깃거리를 불어넣으면 훌륭한 예술품이 된다.


허성도 교수의 강연에는 조선시대 백성이 같은 시대에 살았던 유럽 사람보다 생활수준이 높았음에도 그것을 믿는 국민은 없고 그것이 우리 국민성인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자신을 낮추는 것을 미덕으로 배워 왔기에 스스로 칭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자신을 표현할 때, 보다 객관적 관점에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다른 의료단체들 관점에서 부러워하고 있는 우리 협회를 스스로 비관적으로 낮춰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장기적 불황, 거친 외부압박 등으로 악화되는 개원환경일지라도 우리 스스로가 패배의식, 자존감 상실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


아직은 일반 회원보다는 많은 애정과 정보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임원들을 믿고 격려해야 하고,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할 정부나 헌재에 우리의 진솔한 향기를 입혀 설득해야 할 시점이지, 협회장 불신임안 같은 적전 자중지란을 일으킬 때는 아니라고 본다.


관점의 위치를 긍정적 사고로 조금만 바꾸면 닦고 가꿔야 할 사랑스러운 협회가 보일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2기, 금리·대선 사이클로 본 2025 달러 전망과 자산배분

트럼프 대통령 2기의 시작은 금융시장과 경제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5년은 미국 대선 결과와 금리 사이클 변화가 맞물리며 달러와 환율,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금리 사이클과 대선 사이클을 중심으로, 2025년 환율과 달러인덱스를 전망하고 이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을 살펴보겠다. 금리 사이클과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의 이해 금리 사이클은 경제와 금융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필자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나침반으로 삼고 기준금리 사이클로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 2023년 7월은 금리고점(A)이었으며, 2024년 9월은 첫 금리인하(B)가 이뤄졌다. 지난 금리 사이클과 비교해 분석하면 첫 금리인하 이후부터 약 1년 뒤인 2025년 하반기, 경제위기(C)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제위기(C)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시점으로, 위험자산은 큰 폭의 하락을 겪고,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수 있는 구간이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은 이러한 금리 사이클에 따라 자산을 배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금리고점(A) 이전에는 안전자산을 축적하고, 버블(B)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