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무통분만 사태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역사에서 단순한 수가 갈등이 아니었다. 건강보험이 어디까지 의료를 통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보험의 원칙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사건이었다. 100분의 100 제도는 환자는 진료비 전액을 부담했지만, 보험자는 비용을 한 푼도 부담하지 않으면서 가격만 통제하는 구조였다. 당시 정부는 결국 ‘100분의 100 전액본인부담제도’를 폐지했다. 이유는 보험자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서 의료만 통제하는 제도는 지속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모순은 무통분만에서 폭발했다. 당시 책정된 수가는 마취과 전문의를 초빙하는 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의료기관은 실제 비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심사평가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의료기관은 적자를 감수하거나 진료를 중단해야 했고, 전국적인 무통분만 거부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의료계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을 외면한 가격통제가 의료공급을 무너뜨린 정책 실패였고, 우리에게 보험은 부담과 통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기게 되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다른 길을 가고 있는가? 선별급여를 거쳐 2026년 시행된 관리급여는 환자가
어디서 나온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환자나 술자가 치과보철물을 10년 넘게 편안히 쓰고 있으면 잘 된 것이라고 만족스러워한다. 무릇 10년이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여러 의미를 담아내나 보다. 아무튼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된 어느 날이었다. 당시 일흔 중반이 넘으셨던 지인의 모친이 임플란트는 무서워 절대 하기싫다 하시어 수개월에 걸친 상하악 가철성보철치료를 마무리할 때 쯤이었다. “김 원장! 이거 나 죽을 때까지 또 손 안 봐도 되게 잘 해준 거지?”라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했다. 그간 조금 친해진 사이라, 눈을 가늘게 뜨며 “어머니, 몇 년쯤 더 사실건데요?”라고 물었더니 필자의 안경에 침방울이 튀도록 웃어젖히시고 나선, “딱 10년만 더 살고 갈거야..”라며 일어나시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지급한, 그리고 지급할 상여금에 대해 각종 온·오프라인 미디어에서 많은 사람의 다양한 생각이 공유되었다. 수억원이 넘는 상여금이 ‘부족해서 부당하다’는 측과 ‘과다해서 부당’하다는 측의 이견과 갈등 중에, 상여금이 없는 기업과 심지어 급여가 체불된 기업이나 문을 닫는 기업의 사주와 사원들에겐 이 소란은 어떤 느낌으로 다
백범 김구 선생이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애송했던 서산대사(이양연)의 한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럽게 걷지 마라(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제34대 치협 회장단 선거가 끝난 직후, 직무정지 가처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회무의 시계가 멈춰버린 치과계의 씁쓸한 현실 앞에서 이 경구를 다시금 무겁게 되새기게 된다. 치과계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지금 저 눈 덮인 들판 위에 과연 어떤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지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거란 치과계에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새 일꾼을 뽑는 축제의 장이자, 3만 회원의 준엄한 민의를 확인하는 최고 권위의 민주적 과정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소송전으로 이어져 치협을 혼란의 늪에 빠뜨렸던 과거의 부끄러운 모습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다. 시계를 잠시 지난 2020년, 제31대 협회장 선거 당시로 되돌려보자. 당시 한 후보 측은 선거 과정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법적 소송은 가지 않겠다”고 회원들 앞에서 공언한
작금(昨今)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또다시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가고 있다. 직선제 도입 이후 소송이 끊이지 않은 치협이지만, 회장단이 공식 취임도 하기 전에 당선인 신분으로 직무가 정지된 건 초유의 사태다. 치협은 또 한 번 혼란에 휩싸여 있고,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회원과 치과계를 대표하는 회무는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임기 시작 하루 전인 지난 4월 30일 회장 당선인과 부회장 당선인 3인의 직무가 정지됐고, 치협 34대 집행부는 직무가 정지된 선출직 회장단을 제외한 임원 중심으로 임시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 4월 25일 신임 집행부 임원 33인의 명단을 대의원총회에 제출해 승인받았다. 그러나 정작 회원의 직접 투표로 선출된 회장단은 회무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회원을 대표해 대관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치협 ‘회장’과 ‘회장 직무대행’의 대외적 위상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당장 산적해 있는 치과계 현안이 너무나 시급한데 속이 타들어 가는 회원에게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무엇보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 자체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2026년 5월 대한민국은 ‘사과(謝過)’라
최근 치과계는 불법의료광고를 통해 초저수가 덤핑 진료비를 내세워 환자를 대량 모집해 공장형으로 운영하는 불법덤핑치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경영 방식은 결국은 치과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진료량을 무리하게 소화하는 상황이 돼 진료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법적으로 반드시 치과의사가 행해야 하는 마취, 치아삭제, 영구충전, 구내 교합조정 등을 불법적으로 위임하는 비윤리적인 진료 행태까지 나타나며 이러한 부실진료에 따른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한 이러한 일부 불법의료기관의 덤핑광고가 온라인과 SNS광고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성실하게 진료하는 대다수 치과의사들이 역으로 오해받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의료인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만큼,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윤리성과 전문성은 그 어느 직역보다 엄격할 수밖에 없다. 치과계 내부의 위법 행위를 스스로 바로잡지 못한다면 결국 외부의 강한 규제와 사회적 통제를 초래하게 된다. 필자는 제33대 대한치과의사협회 법제이사로 재임하는 동안 ‘의료법 위반 치과 신고센터’ 설립에 참여해 불법 의료광고, 사무장치과, 불법 위임진료 등에 대한 신고를 회원과 국민으로부터 직접 접
치과계에 직선제가 도입된 지도 어느덧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전체 회원의 뜻을 모으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대한치과의사협회 제30대 첫 직선제부터 최근 치러진 제34대 선거에 이르기까지, 안타깝게도 매 선거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과 가처분, 당선 무효 소송 등 법적 분쟁이 반복되고 있다. 매번 다른 인물이 후보로 나와도 비슷한 패턴의 갈등이 이어진다는 것은, 이것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무언가 시스템적인 문제 내지는 구조적 한계임을 시사한다. 최근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 협상 사례를 참고해보자. 기술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해본다면, 이런 협상에서 대표는 일종의 주어진 역할을 해야하는 ‘연극성’의 요소가 있다. 현대차나 삼성전자 정도 되는 사이즈의 노사 교섭은 파업 직전의 극단적 대치 상황까지 가다가 마지막 날 새벽에야 극적 타결되는 경향을 보인다. 초기에 아무리 합리적인 조건이 제시되더라도 노측 대표든, 사측 대표든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는 구조적인 모순이 있다. 사측은 주주를 이해시켜야 하고, 노측은 조합원을 납득시켜야 한다. ‘너무 다 퍼준거 아닌가?’ ‘싸워보지도 않고 너무 쉽게 수긍한거 아닌가?’ 라는 질문은 협상 대표들을 위태롭게 만든다.
최근 배달 플랫폼과 온라인 주문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의 맞춤형 요구는 점점 세밀해지고 있다. “튀김옷을 1cm로 맞춰 주세요, 아니면 안 먹겠습니다”라는 식의 주문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특정 치수나 품질을 조건으로 삼고,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거부하거나 별점 테러를 하겠다는 식의 요구는 요청이 아니라 조건부 수락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유사한 사례는 다양하다. “김밥의 단무지는 정확히 3개만 넣어 달라”, “짜장면의 면은 80g으로 맞추고 소스는 따로 담아달라”, “커피는 62도에서 제공하라”, “피자는 정확히 8등분이 아닌 7등분으로 잘라달라”와 같은 주문이 대표적이다. 일부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상당한 추가 노동이나 품질 저하를 수반하고, 일부는 아예 현실적으로 구현이 어렵다. 특히 음식은 공정과 표준화가 중요한데, 이러한 요구는 시스템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이러한 요구가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구분이 필요하다. 알레르기, 종교적 이유, 건강상의 제한 등은 합리적 배려를 요청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재료를 빼달라는 요청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 그러나 조리 공정 자체를 변경하거나, 측정 단위를 강제하는 요구는 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소
치협 제34대 집행부는 출범과 동시에 중대한 법적 변수와 마주하게 됐다. 회장단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이 인용되면서, 통상적인 회무 개시 자체가 제약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단순 분쟁이 아닌, 치협의 정상적 운영 기반이 법적 판단에 의해 직접 영향을 받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문제의 핵심은 ‘누가 옳은가’가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쟁점은, 현재와 같은 법적 구조 아래에서 과연 안정적인 협회 운영이 가능한가에 있다.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은 본안 최종 판결로 당선 유효가 인정될 때까지 회무 수행 자체를 제한하는 강력한 효력을 가진다. 특히 이번과 같이 임기 개시 이전 또는 초기 단계에서 인용된 경우, 그 파급력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가처분은 항소를 하더라도 일단 1심 가처분을 따라야 하기에 임원구성도 불가능하다. 항소심에서도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본안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데 여기서 당선 유효로 인정받아야 직무개시가 가능하다. 더욱이 본안 판결이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기간 동안 치협은 사실상 정상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직전 집행부는 본안 소송이 선행되고 가처
“15분 후 이 책상에 점심으로 스테이크를 준비하고, 우리 쌍둥이 딸들이 볼 ‘해리포터’ manuscript (출판 전 원고)를 오늘 저녁까지 구해오지 못하면 사무실로 돌아올 필요 없어!”라며 초짜 비서 안드레아(앤 해서웨이扮)를 닦달하던 유력 패션잡지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扮)가 딱 20년이 지나, 속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로 돌아왔다. 필자는 지나친 명품 선호나 패션몰입 취향이 아니라 이런 류의 영화를 잘 안 보는데, 케이블TV에서 우연히 본 전편의 여러 부분에 따뜻한 인간미가 담긴 장면과 대사들이 좋은 기억을 남겨준 영화였던지라 속편을 보았다. 전편의 주연급 배우들이 거의 그대로 출연했다 하여 그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20년 세월 속에서 변했을 모습과 달라졌을 연기에 대한 기대, 전편에 이어 속편에서도 메가폰을 잡은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지난 20여 년간의 변화된 시대의 감각과 정서를 어떻게 해석하고 같은 배우들을 통해 담아냈는 지도 궁금했다. 쓸데없이 미란다의 M.Benz 전용차량이 S-class 8세대였던 것이 속편에선 Maybach 2세대로 바뀌었다든가, 동양인 배우의 인종차별적 설정 부분에 대한 비판과 논쟁이
무언가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고 사는 때가 종종 있다. 이는 마치 사진상의 ‘블러링’과 같은 것이다. 외부 배경은 흐릿하거나 희미해지고 가운데 피사체만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몰입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 그런 몰입이 필요한 것이 ‘종합예술’이라고 일컬어지는 선거다. 필요하다기 보다는 선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집중하고 빠져든다고 봐야 하겠다. 필자도 협회장선거를 여러 번 경험해봤지만, 특히나 이번 선거에 협회장후보로 출마하면서 더욱 그렇게 느끼게 되었다. 당사자가 되어보니 사뭇 다르다. 몰입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선거에 대한 격언 중 이런 말이 있다. “선거는 100미터 달리기와 같아서 결승선에 집중하지 않고 옆을 돌아보는 순간 뒤처진다.” 추운 겨울 신사동 한복판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사람들을 모아 캠프를 꾸리는 일이 억지로 시켜서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출마결심부터 기획단계까지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 넘치는데, 하물며 후보자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접어들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게 된다. 찾아갈 사람, 만날 사람, 전화할 사람, 카톡을 보낼 사람 등을 체크해 가면서도 빠진 것이 수두룩하다. 정책토론회를 준비
치과의 일상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전쟁터다. 아무리 윤리적이고 evidence-based로 충실하게 일한다고 해서 눈먼 총알이 나에게 날라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른 치과에서 빼자고 한 치아를 고생해서 살려 놓으면, 데스크에서 비용으로 거친 실랑이를 하는 일은 이야깃거리도 되지 못한다. 의료급여 1종 환자라도 본인 구강 상태를 알아야지 싶어 파노라마를 보여주며 보험가능한 진료들을 한참 자세히 설명했더니, 다음날 술냄새를 풍기며 동사무소에서 긴급의료비 지원 150만원을 받게 해달라고 데스크와 필자의 속을 뒤집어놓는다. 정성에 대한 감사는 드물고, 노력이 허탈한 자기만족으로 끝나는 일이 비상식적으로 흔하다. 이런 상황에 각자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같은 직업을 가진 우리 치과의사들뿐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치과계의 크고 작은 선거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느낀 피로감이 컸다. 나이와 학교를 불문하고 다 같은 동료이고 머리를 맞대도 부족한데. 왜. 뭐 부모 재산으로 싸우는 건 남이 아니라 형제들이니 이해를 해보려고 해도, 우리 치과계는 나눠 가질 무엇도 없는데 뭐 땜에 싸우는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들처럼, 많은 것
치협 회장단 선거를 마친 지금,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쟁점은 단순한 공약 경쟁을 넘어, 우리 직역의 현재와 미래를 묻는 질문들이었기 때문이다. 1. 저수가에 기반한 과열 경쟁의 구조는 과연 해소될 수 있는가? 2. 치과의사 정원 감축이라는 주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가? 3. 자율징계권 확보는 어떤 현실적 경로를 통해 접근해야 하는가? 4. 치협 회비 납부율 저하라는 문제는 무엇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한다. 바로 치과의사라는 직역의 지속가능성과 우리 직역이 사회로부터 어떤 신뢰를 받고 있는가의 문제다. 「얼마 전 치의신보에 게재된 기사에서 한 단체는 선거권을 갖지 못한, 1만2,000명에 달하는 미참여 치과의사들의 이탈 원인을 분석하고, 이들을 협회 구조 안으로 포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선거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와 함께 낡은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구조 개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 지적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협회가 직면한 ‘대표성의 위기’를 드러낸다. 회원의
광고학에는 ‘Clutter’라는 개념이 있다. 수많은 메시지가 넘쳐흘러 정작 소비자가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그야말로 클러터의 한가운데 서 있듯, 늘어난 치과 수, 날카로워진 경쟁, 낮아진 수가, 온라인 리뷰의 칼날, 네트워크 치과의 물량 공세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 소음들은 어떤 날에는 너무나 크게 들려, 우리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지경이다. 그러나 광고는 반복해서 같은 진실을 증명한다. 클러터가 극에 달할 때 오히려 진정성 있는 단 하나의 목소리가 가장 멀리 울려 퍼진다는 사실을, 이 글은 바로 그 목소리를 찾는 동료 원장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다. 마케팅이론의 고전 ‘Al Ries’와 ‘Jack Trout’가 제시한 Positioning 이론의 핵심은 간단하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첫 번째’로 자리 잡는 것이 곧 브랜드의 승리라는 것이다. 이 포지셔닝의 전쟁터가 SNS 광고판이나 블로그 상단 노출이라고 오해하는 이들이 있으나, 진짜 포지셔닝은 환자가 진료 의자에 앉은 순간, 우리가 건네는 첫마디, 방사선 사진 앞에서 눈높이를 맞추며 설명하는 태도, 치료가 끝난 후 불편함은 없는지 묻는 따뜻한 태도에서 완성된다. 이것
최근 모 언론의 “농협 회장 선거비 1.5억 이상 못 쓴다”는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과열 혼탁 선거를 막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선거비용 상한선을 명확히 규정했다는 내용이다. 선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모적인 분쟁을 원천 차단하려는 농협의 제도적 정비를 보며, 자연스레 우리 대한치과의사협회의 뼈아픈 선거 현실을 되돌아보게 된다. 전국 3만여 명의 회원을 대표하는 치협 회장 자리는 막중한 책임과 헌신이 따르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그러나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해, 그리고 3년의 임기를 수행하기 위해 후보자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금전적, 현실적 부담은 가혹하리만치 무겁다. 우리는 훌륭한 리더십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그 이면에 수반되는 막대한 희생은 철저히 후보 개인의 몫으로만 돌려왔다. 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천문학적인 선거 비용이다. 직선제 도입 이후 전국 단위의 선거를 치르는 구조 속에서, 개인의 사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선거 방식은 ‘자본력’을 출마의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만들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막대한 출혈 경쟁이 선거 직후 각종 고발과 불복 소송, 선거무효소송 등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된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입은 치명적인 금전적 타격이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