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구름조금동두천 22.3℃
  • 구름조금강릉 27.7℃
  • 구름조금서울 23.7℃
  • 구름많음대전 23.5℃
  • 맑음대구 25.6℃
  • 구름조금울산 25.5℃
  • 구름많음광주 23.0℃
  • 구름조금부산 22.2℃
  • 구름조금고창 ℃
  • 구름많음제주 24.2℃
  • 구름많음강화 20.9℃
  • 구름조금보은 23.8℃
  • 구름많음금산 24.9℃
  • 구름많음강진군 24.1℃
  • 구름조금경주시 26.6℃
  • 구름조금거제 22.3℃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치과신문 논단] 말, 말, 말

URL복사

권병인 논설위원

요즘처럼 말과 글이 무섭게 느껴진 적이 없는 것 같다. 신문이나 인터넷의 글을 보면 가시와 독이 발린 말이 난무한다. 자기가 뱉은 독설은 남에게 상처를 주고 다시 돌아와 자기를 찌른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도 없다. 쓴 글과 뱉은 말에 책임도 없다. 후안무치하기까지 하다.


우리나라의 깨어 있는 지식인,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분들의 말도 이제는 이분법의 논리로 편을 가른다. 시대를 대표했던 영웅들의 일그러진 모습도 적나라하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펴면 한일관계, 사법개혁, 북미회담 등 여러 문제들이 머리를 무겁게 한다. 세상은 대화와 타협, 절충과 포용 그리고 용서함으로 발전해 왔다고 생각한다. 어디를 봐도 대화와 타협은 없고 상대를 돌이킬 수 없는 말로 공격한다. 도대체 상대방을 같은 구성원으로, 대화의 상대로 생각하는 걸까? 한 쪽은 빨깽이고, 다른 한 쪽은 토착 왜구이다. 서로가 정신이 나갔다고 하고 치매가 왔다고 한다. 서로가 “자기는 진실이고 너희는 거짓이다”라고만 한다.


이 세상에 진리와 진실이 있을까? 누구의 잣대로 진실과 진리가 정해지는 것일까?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고 하늘이 땅 위를 돈다고 생각하고 지낸 시간이 이천 년. 그때의 진리는 무엇이었고, 지금의 진리는 무엇일까? 나는 절대선이고 너는 절대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국은 사기 공화국이다’ 현직 검사가 쓴 ‘검사내전’이라는 책에 따르면 한 해 24만건, 2분마다 1건씩 벌어지는 사기 사건으로 피해액은 매년 3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물적·심적 고통을 야기하는 사기가 이렇게 창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 남는 장사라서다. 살인이나 폭력 등 대부분의 범죄는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해 벌어지지만, 저자는 “사기만은 다르다”고 말한다. 감정보다 계산이 앞선다. 주판알을 튕겨 위험보다 수익이 높다고 판단할 때 사기를 친다는 얘기다.


사기와 거짓말이 판을 친다. 서울시 산하 교통공사의 고용세습과 채용 비리가 감사원 감사로 확인되자 “채용 비리는 사실이 아니었다”고 대담한 거짓말을 하며 거꾸로 언론을 비난했다. 한 위정자는 자식의 채용비리가 드러났음에도 아니라고 잡아 땐다. 한 고위공직자는 자식의 생산 불가능한 고순도 스펙도 불법이 아니고 정당하게 취득했다고 한다.


유시민 작가의 거짓말론에 따르면 “정치인은 거짓말도 하지만 마음에 없는 말을 더 많이 한다. 정치하는 사람은 표를 얻어야 한다. 표를 얻으려면 환심을 사야 한다. 듣기 원하는 말을 해야 표를 준다. (중략) 정치할 때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을 해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서 온 사회가 거짓말을 믿게 된다.” 정치판의 거짓말 옹호론인가? 본인에 대한 자기 변론인가?


마지막으로 스토아학파 철학자로 ‘명상록’을 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 감내하고 인내하라.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어렵더라도 감내하고 이를 마무리지어야 하며,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담담하게 이를 받아들이되 나의 신념에 따라 나를 수양하는 일을 지속하면 세속적인 부나 명예가 덜 할지 몰라도 마음의 평안, 주변의 인정과 존경을 통한 행복은 더 커질 수 있다.

 

  *논단은 논설위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국>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데이트폭력의 심리
수능만점자였던 의대생이 데이트 폭력을 넘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최근 데이트폭력이 급증했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사망이 발생한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평생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것이다. 통상 데이트폭력 가해자는 친절하게 잘해주다가 서로 간에 트러블이 생기는 날부터 조그만 폭력이 시작된다. 그리고 점점 강도가 증가하며, 항상 ‘폭력→사과→애걸→맹세→협박’이란 동일한 패턴을 반복한다. 심리학적으로 데이트폭력 원인은 간단하다. 집착이다. 어려서 사랑하거나 신뢰했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멀어졌거나, 심리적으로 버림받았다고 느꼈거나,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한 경우에 집착이 심해진다. 이들은 헤어짐을 이별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림받음으로 인식한다. 버림받는다는 인식은 단지 상상만으로도 절망에 빠지고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인기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악역 배우의 마지막 대사인 “내 것이 아니면 남의 것도 될 수 없다”가 집착 심리의 전형적인 말이다. 심리적으로 그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속한다. 이들은 과거에 버림받은 경험에 대한 반발심리로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

재테크

더보기

2024년 미국배당 투자에 대한 생각 feat.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부채위기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배당 투자에 대해서 지난 시간에 최근 1~2년 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배당투자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당성장 ETF인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의 최근 수익률이 S&P500 지수 대비 저조했다는 사실을 알아봤다.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의 cash flow(현금흐름)를 기반으로 한 미국 배당투자가 기대에 못 미쳤던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 절하 때문이다. 전 세계 명목화폐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마저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 있는 지금 현금흐름의 가치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간에는 최근 금융 환경의 변화가 배당 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뤄 보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경제 부양책과 연준의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한 통화정책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은 기준금리 사이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을 고금리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기 해소(소련 붕괴와 미중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