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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기해년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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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51)

또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이맘때면 늘 지나온 한해가 다사다난했다고 표현한다. 돌아보면 현실에서 언제 다사다난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필자 삶 속에서 가장 충격적인 해는 1980년 7월 30일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한창 본고사 공부하던 고3이었다. 대학입시를 4개월 앞두고 저녁 7시경 속보로 본고사를 폐지당한 필자세대는 아마도 생애 가장 큰 첫 번째 충격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지막지한 일이었지만 당시 그들에게는 대단한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더 큰 사건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인 시대였으니 가능했을 것이다. 그때부터인가 한 해의 다사다난은 기정사실이고 무사무난한 해가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올해도 역시 다름없이 다사다난했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다사다난해도 필자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심각한 것은 아니다. 법무장관이 누가 되느냐보다는 세금변화가 필자에게 더 영향을 준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다. 법무장관 사건처럼 필자의 의식과 관념 속 사건이 많았는지 아니면 집값 상승, 종부세 증가와 같은 체감 현실 사건이 많았는가를 생각해본다. 이런 것은 1997년 IMF 때부터 생긴 버릇이다. 유학생 말년 차였던 97년 11월 느닷없었던 외환위기는 국가가 영향을 준 충격적인 두 번째 사건이었다. 환율증가로 더이상 송금받을 수 없었던 필자는 당시 자동차 등 세간 살림을 팔면서 버텼다. 국가문제가 언제든지 개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사건이었다. 고마운 것은 그 이후로 세상을 보는 눈이 세계화되었다는 것이고, 불행한 것은 결코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근 대출받아 집을 샀다는 지인에게 잘했다는 축하보다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장 불안한 요소가 집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끊임없이 집값은 올랐고 많은 사람들이 ‘집값 불패’라는 신념을 지닌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아온 세상은 신념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일본은 버블로 불패의 부동산시장이 한 번에 무너졌고, 그때 필자는 일본에서 그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필자가 개원한 지 8년 되던 해인 2007년에 미국은 리먼사태로 불패라고 믿던 부동산시장이 무너지며 100년 된 은행이 망했다. 지금 우리 사회 경제를 직시해보면 부동산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힘들다. 유일하게 부동산 값만 오른다는 것은 비정상이다. 인체에서 간, 위, 폐 등 모든 장기가 고장 났는데 심장만 튼튼하게 움직인다면 과연 그 심장이 얼마나 버틸 것인가. 한국부동산 시장 붕괴가 우려스러운 이유다. 필자는 본의 아니게 버블 당시 일본을 보았고 미국 리먼사태가 필자에게 미친 영향을 경험했다. 필자의 우려가 기우로 끝나기를 바란다.

 

하지만 지금 집값 상승은 확실하게 비정상적이다. 2000년대 중반 키코사건이 있었다. 5~6%의 금리를 사용하던 것을 은행이 일본 엔화 대출을 받으면 2%대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이용했다. 필자는 최악의 경우를 물었고 환율이 변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대답을 듣고 포기했다. 당시 은행직원의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이 지금도 기억나지만 결국 발생하기 어렵다는 환율변동으로 키코사태가 터졌다. 얼마 전 독일이 망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판매한 독일국채연동 DLS가 90% 손실로 사회문제가 됐다. 기해년을 돌아보면 정치와 경제가 보인다. 정치는 늘 그래왔던 것이니 리스크를 논할 것이 없다. 언제인들 그러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경제는 다르다. 특히 부동산 가격상승은 다르다. 위험수위가 넘으면 터진다. 위험수위라는 것은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되는 것이다. 버블이라는 것 또한 간단한 개념이다. 고평가된 가치가 원래 가치를 찾아서 재조정되는 과정을 말한다.


‘경제’란 실질 소득 증가에 연동돼 움직일 때 올바른 상태다. 그래서 소주성이 탄생됐지만 인위성을 가지면 자율성이 깨진다. 실질 소득증대가 별로 없는 사회에서 유독 집값만 뛴다. 그래서 불안하다. 집값이 반값이 되었을 때 빚으로 집을 산 사람들의 모습을 이미 일본서 보았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이 그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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