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8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마음의 여유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87)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사람이 서 있으면 반드시 정지해야 하는 것으로 교통법규가 바뀌었다. 한번 쉬었다 출발하면 안보이던 것도 보이고 마음의 여유도 생긴다. 물론 급한 사람이라면 더 여유가 없어질 수도 있지만, 통상은 움직임이 느려지면 마음의 폭은 열린다. 운전하다가 얄밉게 끼어드는 얌체족들이 보이면 정말 끼워주고 싶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때 브레이크 한번 밟고 넣어주면 얌체족이 혜택을 보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들 때문에 흐름이 막혀서 피해를 보던 뒤차들은 혜택을 받는다.

 

요즘 필자는 누군가 끼어들기를 원하면 넣어준다. 뒤차들의 흐름도 빨라질 것이고 끼어드는 사람이 얌체족일 수도 있지만 빨리 가야 할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인파 속에서 누군가 빠르게 움직이면 한걸음 속도를 늦추어 자리를 비켜준다. 그러면 바쁜 사람은 빨리 가고 필자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가끔 드라이브를 위해 2차선 국도를 달리다 보면 뒤차가 맹렬히 달려와 차 뒤에 바짝 붙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필자는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세우고 뒤차를 먼저 보내고 커피 한 잔이나 물 한 모금 마시고 쉬었다 간다.

 

혜민 스님은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고 하였다.물론 그의 말처럼 멈추면 좋지만, 현실 속에서 종교인이 아닌 이상 완전히 멈추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때 멈추지 않고 속도만 조금 늦추어도 마음의 폭이 열린다. 걷다가 한 걸음만 늦춰가도 주변 사람이 바뀌듯이 한 걸음을 늦추는 마음을 내면 여유가 생긴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 하여도 시간이 지난 뒤에 되돌아보면 자세히 기억나는 일이 드물다. 살다 보면 한 걸음을 늦출 수 없을 만큼 급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몇십 년에 한 번 있는 일이고 대부분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한걸음 늦춰져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필자는 이것을 ‘차 한 잔 마실 여유’ 혹은 ‘한 걸음 늦춰가는 여유’라 부른다.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나며 속도를 줄이면서 답답해지고 짜증이 올라올 때가 있다. 이때 한 생각 바꾸면 마음의 폭이 넓어지고 여유가 생긴다. 커피가 좋은 것은 맛과 향도 있지만 마실 동안 향유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술을 단순히 취하기 위해 마신다면 그렇게 많은 술이 소비될 이유가 없다. 현대인들은 잠깐이라도 멈출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때 조금씩 속도를 늦추거나 반 박자 쉬어갈 수는 있다. 반 박자만 쉬어도 숨 한번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비록 각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이 모두 다르지만 속도를 늦추는 것은 다르지 않다. 누군가는 그 여유를 위해 담배를 피우기도 하지만 건강을 위해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할 수 있다면 조용한 공간에서 잠깐이라도 명상하면 가장 좋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도 있고 그런 장소와 시간을 만들기는 더욱 어렵다.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마음이라면 우선 한 템포 늦추어 속도를 조금 낮추고 가능하면 반 박자 쉬기를 권한다. 그때 마음의 폭이 조금 넓어지면서 여유가 생기고 쫓기는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울 때도 마찬가지다. 요즘처럼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개인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때에는 스스로 생각과 행동의 속도를 늦춰 마음의 폭을 넓혀야 한다. 조금 넓어진 마음으로 남에게 조금이라도 나눠준다면 자신도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브레이크 한번 밟고 한걸음 늦추는 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또한 위로와 위안으로 되돌아온다. 또 다른 마음의 여유도 있다.

 

가끔 강연 중에 환자가 치료비용을 깎아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란 질문을 받는다. 이때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준다는 정도라면 된다고 말한다. 교통비와 주차비 정도라면 금액이라기보다 존중의 표시이고 마음의 여유다. 그것을 넘으면 뇌물이거나 상업적 유혹이 되어 마음의 여유를 줄이는 역효과가 나온다. 마음의 여유는 직업과 신분과 무관하다. 돈이 많고 적은 것과도 무관하다.

 

마음의 여유는 스스로 폭을 넓혀야 생긴다. 만약 마음의 여유가 줄어들고 있다면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2분기 미국 장기 국채 TLT 자산배분 전략

필자는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바탕으로 한 금리 사이클을 기준으로 주기적 자산배분 투자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의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사이클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산배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전자산 중 하나가 미국 국채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는 전통적으로 경기침체에 대비해 위험자산의 리스크를 헤지(hedge)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미국 장기 국채 ETF 중 하나인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과거 금리 사이클에서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헤지 전략에서 큰 역할을 했고,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ETF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미국 국채, 특히 TLT를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금리 사이클과 자산배분 전략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을 활용하면 기준금리의 상승과 하락 국면에서 어떤 자산군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2023년 7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한 이후, A → B → C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