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거 직장 내 괴롭힘 아니야?”
업무 중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거 직장 내 괴롭힘 아니야?’다.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는 근로자부터 그러한 근로자를 대응해야 하는 사업주, 지인, 친구의 하소연까지 사연은 다양하고 가지각색이지만, 실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는 단순하게 답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내괴롭힘의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
2019년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이 시행됨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의무, 취업규칙 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조치 사항 필수 기재가 명시됐다.
2. 근로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그리고 대처방법
진료 전 갑자기 상담을 요청한 신입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원장님, 김◯◯ 실장님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저를 따로 불러 사소한 실수임에도 욕설과 함께 종이를 던져 모욕을 주는 행위를 했습니다. 여기 녹취 파일 들어보세요.”
먼저 직장 내 괴롭힘은 사업장에 신고할 수도 있지만, 근로자가 노동청에 직접 신고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노동청에서는 공문을 통해 조사 및 조치 실시를 지도하고, 사업주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한 뒤 그 내용(조사 보고서)을 노동청에 제출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 접수 시 통상적인 절차와 함께 포인트를 짚어본다면 다음과 같다.
실무적으로는 상담 단계에서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상황을 파악하는 것만큼, 신고인 또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추후 판단이 필요한 경우 행위별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먼저 피해자가 행위자에 대한 별도의 조치를 원하지 않고 배치전환 등 ‘행위자와의 분리’만을 요청한 경우, 사용자는 피해자가 요청한 보호조치 실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피해자가 행위자의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 등 ‘당사자 간 합의’를 원하는 경우, 피해자의 요구안을 행위자가 이행하면 사건이 종결된다. 마지막으로 ‘정식 조사’ 후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확인됐다면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인정 여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을 결정해야 한다.
3.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방법
그렇다면, 위 예시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까?
□ 행위자: 김◯◯ 실장 □ 피해자: 이◯◯ 신입사원 □ 행위요건 □-1.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 이용 여부 → 관리자라는 지위의 우위를 이용 □-2.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지 여부 → 신입사원에게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상당한 것으로 볼 수 없음. □-3.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로환경을 악화시켰는지 여부 → 욕설 및 모욕을 주는 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 인정 가능 |
위 예시에 대한 종합적 판단을 했을 때, 이◯◯ 신입사원에 대한 김◯◯ 실장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실제 조사에서는 몇 차례의 인터뷰 및 증거 검증을 거쳐 행위 내용 및 사실관계가 확정됨).
실무에서는 명확히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행위는 몇 가지 되지 않을 만큼, 감정의 골이 깊거나 인간관계가 얽혀 있기도 하다. 따라서 적절한 대처와 함께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근로자와 사업주 모두 상처와 피해가 최소화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