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는 지난주부터 지부총회를 시작으로 협회장을 선출하는 치협 대의원총회까지 한 달여의 선거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차기 치과계를 이끌겠다는 후보들의 공약을 읽고 있노라면, 우리 앞에 이렇게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그럼에도 난제들을 풀겠다고 자임하고 나선 후보들에게 회원의 입장에서 격려와 용기를 드리고 싶다.
항상 이맘때가 되면 느끼는 것이지만, 현 집행부의 노고에 감사하면서도 아쉬움이 남고, 그래서 차기 집행부에 대한 기대감에 공약을 살펴보게 된다. 이번에도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해 보면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그만큼 그들이 치과계를 위해 많은 고민과 경험을 해 온 분들이라 회원들의 생각을 하나라도 빠뜨릴까 노심초사한 흔적이 공약 곳곳에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회원들 입장에서 공약만 들여다보면, 그들의 차이점을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회원의 생각과 문제점을 알고 있다고 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 매듭을 풀 수 있는 지혜와 실천력을 가진 지도자를 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약 속에 숨어있는 실천 의지를 찾아내야만 할 것이고, 그러려면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인지를 가려내고 실천을 뒷받침하는 실행 파일을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것은 회원 전체의 몫이고, 회원의 생각을 표로 대신하는 대의원의 몫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대의원들의 사명감에 따른 숙고를 재삼 부탁드린다.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시대에 맞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한 이번에 출마한 후보자 모두 훌륭한 자질과 치과계를 위해 그동안 쌓은 업적과 노고를 고루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3년의 중요성을 알기에 냉철히 생각하고 그에 필요한 리더로서의 자질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다.
광개토대왕이나 세종대왕처럼 성군이란 분들도 지금의 우리의 문제를 풀어 줄 수 없을지 모른다. 다만 그 시대가 요구하는 조건에 적합한 지도자였다고 생각한다. 가장 나쁘다는 군사 독재도 시대에 부합되었기에 박정희 정권 또한 역사에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치과계에 꼭 필요한 지도자의 타입을 고려해 선택해야 할 것이다.
아직 학연, 지연, 줄서기 등 선거 분위기를 뒤흔드는 각종 폐단에도 불구하고 협회장 선거는 한 걸음 한 걸음 민주적이고 성숙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우리는 후보들 어느 누구도 놓치고 싶지 않고, 서로의 장단점이 있기에 깨끗한 선거 후에 다시 만나 연합내각을 구성하면 어떨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참모들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우리에게는 고맙고 아까운 인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상근 협회장을 뽑는 선거이다. 상근 협회장이란 주어지는 혜택만큼 많은 시간을 이용해 발로 뛰며 회원들을 만나 서로 소통하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보다 많은 회원들의 소리를 듣고 그들의 마음을 다독거려줄 수 있다면 그가 바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이 시대에 걸맞는 지도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