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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삼복염천(三伏炎天)만큼 답답할 의대생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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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삼복염천(三伏炎天)이라더니 날씨가 정말 ‘이글이글’하다. 초복과 중복을 지나 말복을 앞두고 있으니 무더위의 절정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은 ‘엎드릴 복(伏)’으로, ‘엎드리다’, ‘숨는다’는 뜻도 있고 삼복(三伏)을 통칭해 말하기도 한다. 복(伏)을 풀어보면 뜨거운 더위에 사람이 개처럼 납작 엎드린 형상을 뜻한다. 단순히 더위에 지친 몸 상태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자연 앞에서 겸손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단어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었을 시절 선조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냈을 터이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삼복(三伏)은 진나라 덕공(德公) 2년에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당시 조정에서는 신하들에게 고기를 하사했고, 민간에서는 떨어진 기력을 보양하기 위해 육류나 영양가가 높은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었다. 이러한 문화는 농경사회 문화권인 우리나라에도 절기에 맞춰 보양식을 나눠 먹는 풍습으로 전승됐다.

 

서양에도 대개 7월 초에서 8월 초의 무더운 여름을 ‘도그 데이즈(dog days)’라고 한다. 이 시기는 시리우스(큰개자리 알파별)가 떠오르는 때로, 고대 헬레니즘 점성술에서는 이를 열사병과 가뭄 등 기후 이상이 나타나는 가장 덥고 불쾌한 시기와 연결 지었다. 그래서인지 몇몇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도그 데이즈를 삼복(三伏)이나 복중(伏中)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이 삼복염천만큼이나 마음이 답답한 이들이 바로 의대생과 가족이다. 지난 7월 12일 집단 휴학을 이어오던 의대생들이 전격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해 2월 20일, 윤석열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에 반발해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지 무려 1년 5개월 만이다. 올해 3월 일부 학생이 복귀하긴 했지만 대다수는 수업을 거부해 왔다. 정부가 지난 4월 말 1,509명 늘렸던 의대 정원을 원상복구했음에도 돌아오지 않던 학생들이 전격적으로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아무래도 복귀의 가장 큰 이유는 대학 대부분이 7월 하순 경 유급 처리를 확정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의대 교육과정이 1년 단위로 되어있기에 올해 1학기가 유급되면 사실상 내년에야 복학이 가능하다. 이미 1년을 공백으로 보낸 상황에서 어쩌면 의대생 본인 인생의 가장 황금기에서 또다시 1년을 더 ‘꿇게’ 되는 것이다.

 

4월 말 각 대학에서 최후통첩을 보냈을 때만 해도 학생회를 중심으로 이탈하는 학생들을 다잡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대선을 지나며 분위기가 바뀌었고, 일부 남학생은 군입대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2년 유급이 현실로 다가오자 단결이 깨지게 됐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복귀 의대생들은 입장문을 통해 “학사일정 정상화를 통해 의대생들이 교육에 복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방학이나 주말을 이용해 최대한 수업을 이수해 올해 유급 없이 내년에 학년 진급을 정상적으로 하게 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정부는 학사 유연화 조치와 함께 의사 국가고시 응시 기회 확대 등을 통해 사실상 이를 받아들였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3~4월에 복귀한 학생과 7월에 새로 복귀하는 학생 사이의 누적된 감정의 골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다. 의대생에만 부당한 특혜를 준다는 타과 학생들의 불만은 차치하더라도 결국 정부 방침에 따라 먼저 복귀한 적은 수의 학생은 다수의 눈치를 감내하고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의대 교육과정은 혼자만의 힘으로 마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상호 실습 등 많은 과정이 전체 학생이 힘을 모아야만 배움을 마칠 수 있다. 이에 대한 해법 없이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감정의 골은 먼저 복귀한 학생이나 이번에 복귀하는 학생 모두 평생 안고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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