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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필 교수의 NLP 심리상담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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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만이 별빛을 아름답게 만든다

동계올림픽이 내년에 개최될 예정인 강원도 평창에 강연의뢰를 받고 다녀왔다. 때마침 일정을 맞추어서 하루를 머물게 되었다. 강원도라 역시 산세가 깊고 산속의 어둠은 도심과는 달리 일찍 내렸다. 밤이 되어 창문너머로 바라본 하늘은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어디가 산인지 하늘인지 그 경계선도 제대로 구별되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오직 볼 수 있는 것은 뿌려진 듯 펼쳐진 별빛뿐이었다. 별빛들의 밝기도 다르고, 크기도 제각각인 별들로 수놓아진 밤하늘을 보고 있으니 마치 그 입체감과 생생함에 한편의 3D영화를 감상하는 듯 하였다. 햇살이 가득한 낮에는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이렇게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밤하늘에 펼쳐진 수많은 별들을 보고 있는 동안 문득 우리네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여 년 전에 유행하였던 가요가 있었다. 그 가요의 제목은 ‘알 수 없는 인생’이었다. 필자가 좋아했던 이유는 가수에 대한 호감도 있었지만 노랫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었다.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얼마나 살아봐야 알까요’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노래를 들었던 그때와 10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정말 ‘얼마나 더 살아봐야 알까요’라는 가사말이 지금도 와 닿는다. ‘알 수 없는 인생이라 더욱 아름답죠’라고 끝나는 노래의 가사말에서 문득 인생이라는 것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게 된다. ‘흔히들 내년에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혹은 ‘5년 후에는 그리고 10년 후에는’ 심정으로 미래를 조용히 생각한다. 사실 생각한다는 표현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요즘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를 이전보다도 더 많이 하게 된다. 또한 은퇴를 이미 해버린 아는 지인들과의 만남도 훨씬 많아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동안 열심히 하였으니 좀 쉬면서 어떤 일을 할지 생각을 구상할거라고 한다. 공통적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좀더 자신에게 의미 있고 행복한 일인가에 대한 생각보다도 또 무슨 일을 하면서 지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여전히 남아있다. 무엇을 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무엇을 한다는 것은 그냥 그 일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에서 하는 것이기에 자신이 하는 행위에 대하여 별다른 의미를 가질 수가 없지만 그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 일을 통하여 자신에게 의미 있고 행복한 결과를 얻기 위한 성찰을 하겠다는 철학이 기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나 직장생활을 통하여 행복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현재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만 있을 뿐이지 그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지 못해서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평균 100세이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조금씩 일찍 은퇴를 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어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퇴직을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이전과는 다르게 갑자기 늘어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 무엇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일차적인 생존의 문제에서부터 어떻게 하면서 남은 인생에 대한 의미를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부분까지 모든 것을 고민해야 한다. 즉, 일과 인생의 의미를 함께 만들어가야만 하는 새로운 국면에 직면해 있다. 그 이유는 수명이 늘어나고 일차적 직업의 마감이라고 말하고 싶은 은퇴 후에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막의 인생은 일에 대한 성공만이 만족이라는 정서적 감정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장(場)이 될 것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 은퇴한 성공한 사람들이 겪는 고립감, 의기소침, 우울증, 이상 증세들은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아는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돈과 시간이 있는 사람들이 어째서 개인적으로 그러한 심리적 고통을 겪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자신의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통하여 어떤 의미를 발견하는가에 달려있다. 의미가 없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설렘이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경제적으로 성공하였든 아님 아직도 경제적인 문제로 허덕이건 간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설렘이 없으면 심리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의 순간들을 두려운 위기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좀더 희망차고 설레는 미래를 만들어 가는 탐구의 자세로 마주할 필요가 있다. 캄캄한 어둠만이 별빛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듯 두렵고 고통스러운 현실일수록 희망의 미래를 찾아야만 한다. 알 수 없는 인생에서 희망이라는 빛을 밝힐 수 있기에 더욱 아름답다.


글_ 손정필 교수(평택대학교 교수 /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jpsh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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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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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2025년 12월 10일,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서 있다. 코스피는 11월 24일 저점 이후 단기간에 가파른 반등을 보이며 시장 참여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러한 상승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산배분 관점에서는 현재 우리가 금리사이클의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 그리고 그 사이클 속에서 향후 코스피 지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를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기적 자산배분 전략은 단기적인 매매 타이밍보다 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은 금리 사이클의 각 국면에서 어떤 자산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2025년 말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사이클의 B~C 구간 극후반부에 진입해 있으며, 이 시기는 위험자산이 마지막 랠리를 펼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산시장이 활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곧 이어지는 경제위기 C 국면은 경기 침체와 시장 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다. 따라서 지금의 상승 흐름은 ‘새로운 랠리의 시작’이라기보다 ‘사이클 후반부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인식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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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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