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많은 돈과 높은 명예를 얻었다고 해도 ‘건강’하지 않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처럼 단순한 명제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자신의 몸조차 관리하기 힘들어하기 마련이다. 특히 하루 종일 구부정한 자세로 진료를 해야 하고, 아무리 철저하게 정화시스템을 갖춘다고 해도 각종 분진과 타액에 노출돼 있는 치과의사들의 건강은 항상 ‘경고등’이 켜져 있다.
이런 일상 속에서 “최소한 내 몸 하나는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다짐으로 시작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크로스 핏으로 이어졌고, 여기에 더해 ‘역도’에 도전한 치과의사가 있다.
올해로 개원한지 6년차에 접어든 강동혁 원장은 지난해 6월 30일에 열린 서울시역도연맹회장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참가한 대회는 아니지만, 참가자 대부분이 체육관을 운영하거나 전문적으로 생활체육을 전공해 직업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은 강동혁 원장을 포함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강 원장은 얼핏 봐도 몸무게가 70㎏이 될까 말까한 호리호리한 몸매다. 그는 “내가 역도를 한다고 하면 다들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본다”며 “역도하면 우선 커다란 덩치부터 생각나기 때문인데, 역도는 체급경기이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몸에 맞게 운동을 할 수 있다”고.
지난 대회에서 67㎏이하 급 경기에 출전한 강 원장은 인상 100㎏, 용상에서 120㎏을 들어 올렸다. 그의 호리호리한 몸매를 보자면 자신의 몸무게에 배에 달하는 역기를 들어 올렸다고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역기를 들었다 다시 내려놓는, 그야말로 가장 원시적이고 단순한 운동, ‘그저 힘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역도’의 매력은 무엇일까?
강 원장은 공보의 시절 허약한 체질을 바꿔보려고, 근무지 인근의 헬스장을 찾았다.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보니 코어 근육이 발달하고, 눈에 띄게 몸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 또한 웨이트를 하면서 ‘크로스 핏’을 접했고, 역기를 이용한 운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역도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前국가대표 출신 이배영 감독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역도를 배우게 됐다.
강 원장은 “사람이 자신의 힘을 다룬다는 것, 특히 효율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따라서 역도는 결코 단순한 운동이 아니고, 오히려 기술적인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표현하면 근력과 스피드, 타이밍 등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을 때 운동의 효과를 맛볼 수 있는데, 반면에 자신의 근육이 얼마나 발달돼 있는지, 근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알지 못하고, 무리하게 덤빈다면 그 끝은 부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역도의 빼 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성취감이다. 무게를 늘리는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뿌듯함을 준다. 하지만 성취감이 클수록 스스로에 대한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무리한 도전은 앞서 얘기했듯이 부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강 원장은 “헬스를 하든, 크로스핏을 하든 역도를 하든, 운동은 항상 휴식이 동반돼야 한다”며 “아마추어 운동의 기본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몸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예방해주고, 운동은 이를 해소해준다”고 강조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