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검도회 이종림 회장이 1995년에 쓴 ‘검도’교본에 따르면, 검도는 동네아이들이 모여 나무막대기로 싸움놀이 하던 것을 원형으로 심신(心身) 수련을 위한 교육적 무희에서 오늘날의 체육경기로 자리 잡았다.
“검도에는 국기에 대한 예(禮), 사범(師範)에 대한 예, 상호 간의 예를 지키는 ‘도장삼례’가 있다.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나는 것이 검도”라며 운을 뗀 이승룡 원장(뿌리샘치과)은 “평소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향과 잘 맞아 검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1993년 검도에 입문했을 당시 호구를 착용하고 검도를 하는데 자꾸 안경에 습기가 생겼다. 이에 오로지 검도를 하고자 당시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력교정수술을 받았다”고 말해 검도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승룡 원장은 현재 대한치과의사검도회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검도회는 지난 2017년 발족, 유단자 40여명이 가입해 활동 중이다. 이중에서도 그는 ‘최연소 6단’이라는 타이틀로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하루 진료가 모두 끝난 평일 저녁, 관악구민종합센터 검도클럽에서 연습을 한다”며 “힘차게 고함을 지르며 죽도로 타격을 하지만 상대방은 전혀 아프지 않은 검도는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해소해준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아울러 “기(氣)와 검(劍), 체(體)가 일치됐을 때 한판을 따낼 수 있는데, 기검체가 일치된 타격은 나도, 상대방도 기분 좋게 결과에 승복할 수 있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검도는 특히 치과의사에게 좋은 운동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검도는 기초 때부터 허리를 곧게 펴고, 호흡을 아랫배로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허리를 편 채로 아랫배에 힘을 모아 기합 소리를 내게 되면 복근이 팽창과 수축을 하고, 허리가 살짝 앞뒤로 움직인다. 교본에 따르면, 이것이 곧 허리 운동의 결정적 요체로서 허리를 튼튼하게 지켜준다고.
이승룡 원장은 “치과의사는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진료를 하는 탓에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다”며 “진료 스트레스뿐 아니라 집중력, 끈기, 참을성, 자신감 형성에 더해 허리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검도를 모든 치과의사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간혹 검도가 일본의 체육경기라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본래 검도는 우리나라에서 시작됐다. 일본으로 건너간 후 전 세계로 뻗어나가 일본 것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항상 검도 유단자의 마음가짐으로 일상에서도, 또 진료 중에도 공손하게 예의를 갖추는 이승룡 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검도 글귀는 “칼은 몸으로 닦고, 마음으로 베는 것”이다.
한편 그는 지난 21일 치과계 문학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대한치과의사문인회의 신년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추대되며 문무(文武)를 겸비한 치과의사로서 이름을 빛내기도 했다.
김인혜 기자 ki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