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연을 띄운 임구영 원장(헵시바치과)이 물길을 가르며 달렸다. 바람의 흐름에 몸을 맡기던 그가 가볍고 힘차게 날아올랐다. 광활한 자연 속에 어우러지며 새처럼 비상(飛上)한 임구영 원장은 10년이란 세월 동안 카이트보딩(Kiteboarding)을 즐겨왔다. 그가 카이트보딩을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그 자체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임구영 원장은 “고급 기술을 배운다거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카이트보딩을 타는 것은 아니다. 카이트보딩은 자연 속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만큼 재미있다. 이것이 카이트보딩을 하는 이유이자 동료 치과의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라고 전했다.
사실 그는 카이트보딩에 앞서 윈드서핑에 먼저 입문했다. 그는 “윈드서핑을 할 때 여러 장비를 챙기는 것이 번거로워 카이트보딩을 시작했다. 카이트보딩은 보드와 연만 챙기면 되기 때문에 보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10년 전 카이트보딩에 입문하기는 했지만 시간을 냈더라도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적절하지 않으면 타지 못하기 때문에 연 10회 내외로 즐기고 있다”며 “휴가와 환경조건만 맞으면 신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카이트보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임구영 원장은 대다수 치과의사가 치과경영 등으로 취미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점에 공감하고, 짧은 휴가 기간을 활용해 카이트보딩에 입문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카이트보딩을 단기간에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치과 문을 닫아야 할 정도”라며 “생업뿐 아니라 몸과 마음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취미생활로 카이트보딩을 타고 싶은 치과의사는 휴가 때 제주도, 베트남, 하와이처럼 지속적으로 바람이 부는 곳에서 연달아 4일 정도 배우길 추천한다. 그 정도면 카이트보딩의 기초를 숙지하고 클럽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탈 만한 실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주의할 사항으로 보호장구 착용뿐 아니라 풍향 등 환경조건이 좋지 않을 때 무리해서 카이트보딩에 나서지 말 것을 강조했다. 임 원장은 “특히 위험한 것은 스스로의 실력을 믿고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면서 “바람이 부는 방향과 세기를 읽을 줄 아는 것이 중요하며, 바람이 약할 때는 큰 연을, 셀 때는 작은 연을 적절히 선택하면 카이트보딩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서풍이 불 때 충남 아산시·당진시와 경기도 평택시 사이에 있는 아산만, 동풍이 불 때는 동해안, 정서풍이 불 경우에는 한강에서 카이트보딩을 즐긴다. 특히 봄, 여름, 가을뿐 아니라 겨울에도 하얗게 쌓인 눈 위에서 카이트보딩을 한다. 이렇듯 카이트보딩은 아름다운 강산의 4계절을 오롯이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구영 원장은 “배우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치과의사가 카이트보딩을 배워 오프 때 잠깐이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의 상쾌함을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인혜 기자 kih@sda.or.kr